조선 성리학의 독자성을 확인시켜 주는 사단칠정론
조선 성리학은 주자학에서 발원하였으나 그 흐름 속에는 자신만의 독특한 면모가 있다. 바로 심성에 관한 다양한 논의들이다. 사단과 칠정, 인성과 물성 등, 조선 성리학자들은 인간의 심성에 관한 문제에 유독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 그중에서도 사단칠정에 관한 문제는 조선 중후기를 관통하는 성리학적 난제였다. 사단칠정에 관한 다양한 논의만으로 조선 성리학의 흐름을 재구성하는 작업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사단칠정론은 기본적으로 인간감정론이며, 이것이 맹자의 성선설을 바탕에 두고 있기 때문에 좁혀 도덕감정론이라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다시 주자학의 성즉리性卽理 명제와 묶이면서 형이상학적 도덕감정론으로 발전하였다. 조선의 유학자들은 학맥과 학파를 따라 수백 년 동안 이 문제를 둘러싸고 논의를 이어 갔으며, 이를 통해 자신들의 학문을 심화시킬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그들이 왜 이 문제에 이토록 매달렸던가에 대해서도 이해와 함께 비판의 마음으로 되짚어 볼 필요가 있으며, 현대 철학이나 현실에 이것이 과연 어떤 의미를 던질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저자들은 사단칠정논쟁을 중심에 두고 조선유학사 전체를 개관하고자 하였다. 사단칠정론은 조선유학의 핵심적 주제이며, 사단칠정에 대한 이해의 차이가 조선유학의 학파를 나누게 되었고, 각각의 학파를 따라 다양하게 전개되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황의 ‘사단칠정왕복서’와 기대승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