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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을 새기다 남궁산의 장서표 이야기

  • 남궁산
  • |
  • 오픈하우스
  • |
  • 2007-12-18 출간
  • |
  • 277페이지
  • |
  • 137 X 192 mm
  • |
  • ISBN 9788996047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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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작가의 말
1991년 첫번째 판화개인전을 열 때였다. 그 무렵은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한 직후로 조선족이라고 부르는 재중동포들이 서울역 등지에서 우황청심환이나 조잡한 잡화를 판매하기도 할 때였다.
그 무리에 묻혀 들어 온 일행 중에는 판화가들도 있었다. 나는 중국의 신흥목각화 운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전시장으로 찾아 온 그들을 반갑게 맞이하였다. 그때 그들로부터 장서표(藏書票)라는 작은 판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당시 나는 전교조 사업단의 문화상품에 들어가는 판화의 제작을 맡고 있으면서 미술의 대중성에 대해 고민하던 중이었다. 장서표야말로 그 고민의 일부나마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매체로 여겨졌다. 그리고 나의 문학적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행복한 시도가 될 것도 같았다.
사실 그때 나는 첫 개인전이 마지막 개인전이 될지도 모른다는 심한 자책에 빠져 있었다. 이미 작업의 의욕을 잃고 있었고, 나 자신의 작가적 정체성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장서표 작업에 들어가면서 새로운 창작욕구가 생겨났다. 장서표 작업을 하면서 다른 분야의 종사자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들의 내면세계를 접하면서 내 의식도 확장 되어감을 느낄 수 있었다.
장서표를 국내에 보급하고 알리는 일을 해오면서 절망의 시기를 극복하였으니 내게 있어 장서표와의 대면이란 판화가로서의 새로운 전환점이랄 수도 있겠다. 그 뒤 로 여러 차례 장서표 전시를 기획했고 1995년에는 장서표만을 가지고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이 책은 이태 전 한겨레신문에 연재했던 원고를 정리해서 묶었다. 장서표를 새기고 그에 관해 글을 쓰는 일은 즐거웠다. 그 일을 통해 인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반추했고 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또 많은 지인과의 새로운 만남의 기쁨이 있었고, 그들의 내면세계를 접하면서 많은 지혜의 양분도 섭취했다.
시공간의 제약으로 더 많은 이의 장서표를 이야기 할 수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연재의 특성상 책을 항상 가까이 하는 시인, 작가, 학자 위주의 글쓰기가 되었다. 연재를 하던 당시 또 다른 기쁨과 감동을 만나기도 했다. 당신에 관한 글을 보신 리영희 선생님이 엽서를 다시 보내주셨는데, 엽서를 받아 본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불편한 몸으로 손수 쓰신 어린아이 같은 글씨체 때문이었다. 지금 그 엽서 역시 <전환시대의 논리>라는 책 속에 고이 모셔져 있다.
이번에 책으로 묶으면서 원고를 대폭 수정해 볼까도 했지만 당시 장서표를 새길 때의 느낌을 살리고자 조금 수정하는 선에서 마무리 하였다. 표주(藏書票主)의 사유의 깊이를 따라가는 것은 내 능력을 넘어서는 것이므로 이 책은 ‘왜 아무개의 장서표는 이렇게 만들었는가’ 정도의 글 모음집이라고 보면 될 성싶다. 보잘 것 없는 이 책이 독자들로 하여금 인연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하며 동시에 책을 더 가까이 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좋겠다.


추천평

책을 몇 권만 가지고 있으면 사람들은 장서인을 갖고 싶어한다.
책 뒤나 앞에 자기의 이름 혹은 서재명이 박힌 장서인을 찍어야 비로소 그 책이 자기 책이 된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책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한테 이쯤의 허영과 사치는 차라리 아름다운 것이리라. 나도 그런 사람 중의 하나이지만 실제로는 나는 장서인을 가지고 있지 않다.
몇 권 안 되는 책에 무슨 장서인이냐라는 겸허에서가 아니고 장서인에서 묻어나는 인주자국이 책을 더럽힌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어서였다.
그러나 나는 지금도 장서인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을 아주 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궁산이 틈틈이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 장서표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이와 같은 연유에서다.
하지만 장서표가 장서인을 대신하는 그 정도지 무슨 예술이냐 하는 생각은 쉽게 떨 쳐버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남궁산의 장서표를 보면서 장서표에 대한 애초의 내 생각이 선입견인 것을 알았다.
남궁산의 경우 그 하나하나가 훌륭한 예술이었기 때문이다.
놀라운 것은 남궁산의 장서표에서는 그 주인의 냄새가 난다. 그래서 장서표에 누구 소장이라고 명기하지 않아도 그 주인을 아는 사람이면 누구의 것인가를 이내 알아볼 수 있다.
사람의 특성을 몇 개의 생략된 그림으로 포착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뿐만 아니라 그 주인의 취향과 책의 성격까지도 짐작할 수 있는 단서까지 대주는 게 남궁산의 장서표다.
가령 한 음악가의 장서표에는 피리와 민요를 상징하는 여러 장치가 있어 그 임자가 민요를 특별히 좋아하는 음악가임을 알게 하며, 또 한 작가의 장서표에는 그 작가가 어떠한 길을 걸어 문학에 이르렀는가를 짐작케 하는 여러 상징들이 그려져 있다.
또한 남궁산의 장서표들은 그의 미술세계를 엿볼 수 있는 창구의 역할도 한다.
어찌 보면 이 장서표들은 남궁산 미술(특히 판화)이 어떠한 세계를 그리려 했는가를 응축 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 없지 않은 것이다.
남궁산의 장서표를 보면서 장서표도 훌륭한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점, 우리나라에서도 장서표가 장서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다는 점을 깨닫고 여간만 기쁘지 않았다. - 신경림 (시인)


목차


추천의 말
작가의 말

견자의 삶을 사는 겨울새 - 시인 강태형
고향아, 고양아 - 소설가 고은주
인간에 대한 예의, 사람에 대한 사랑 - 소설가 공지영
하늘엔 별, 땅에는 사람 - 미황사 주지스님 금강
불후의 명작 하나는 남기고 죽겠다 - 영화인 김명곤
역사와 상상력이 만날 때 - 소설가 김별아
병 속의 새를 어떻게 꺼낼 것인가 - 소설가 김성동
움직이는 한국학 도서관 - 문우서림 대표 김영복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 - 소설가 김영현
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삶이 중요하다 - 시인 김용택
그리운 "인숙전" - 소설기 김인숙
모순을 베는 예리한 칼 - 시인 김정환
폭 넓은 사유와 거침없는 상상력 - 소설가 김형경
물살을 거슬러 올라 - 소설가 김형수
가을 냄새가 나는 사내 - 소설가 김훈
움직이지 말라 - 문학평론가 도정일
가난과 외로움이 나를 키웠다 - 시인 도종환
Simple life, High thinking - 전직기자 리영희
문단의 작은 거인 - 시인 민영
모악산에서 지리산까지, 별의 안부를 묻다 - 시인 박남준
한밤중 홀로 거울을 보니 - 소설가 박범신
내 글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 - 소설가 박수영
여성적 감각에 거친 남성성 - 문학평론가 서영채
함께 그러나 자신의 길로 - 시인 서홍관
책과의 음란한 관계 - 출판인 손철주
나는 길 속에서 자랐다 - 시인 신경림
이미 고래는 우리의 가슴속에 있다 - 시인 안도현
두 눈 부릅뜬 부엉이처럼 - 변호사 안상운
자연을 벗 삼아 책을 읽고 시를 쓰며 - 시인 양문규
삶의 고랑을 갈아엎어 보라 - 시인 유용주
보이는 모두가 아름다움이야 - 미술평론가 유홍준
잃어버린 세계에 대한 그리움 - 소설가 윤대녕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 같은 - 소설가 은희경
우리는 누구나 매듭을 가지고 있다 - 소설가 이경자
동백은 붉기만 한 게 아니다 - 시인 이도윤
꿈조차 몸 밖으로 도망하는 세월 - 시인 이문재
이름 없는 풀, 이름 많은 사람 - 시인 이산하
사람 냄새 나는 마을 - 소설가 이순원
책 가득한 곳에 향도 그윽하여라 - 소설가 이윤기
미술대중화의 길잡이 - 미술평론가 이주헌
우연히 만나 새로 사귄 풍경 - 사진가 이지누
행자 누님, 벌써 예순이라뇨? - 시인 이행자
미루나무도 춤추게 만드는 여행자의 노래 - 목사 임의진
섬세함에 숨어 있는 도발적 열정 - 소설가 전경린
달에서 엄마로, 가족은 나의 힘 - 소설가 정길연
시는 멍이며, 존재의 그릇을 담는 그릇 - 시인 정은숙
고운 그대 목소리에 마음 흔들리고 - 가수 정태춘, 박은옥
사막에 낙타다 없다면 - 시인 정호승
소설은 밤에 이루어진다 - 소설가 조경란
집밖을 나서면 모두가 길이다 - 소설가 조용호
판소리를 들읍시다 - 시인 최동현
환경은 나보다 후손을 위한 일 - 환경운동가 최열
문학의 숲을 거닐다 - 기자 최재봉
웨하스 같은 여인 - 소설가 하성란
나를 만든 8할은 울퉁불퉁한 삶 - 구호활동가 한비야
삶은 아름다워야 한다 - 소설가 함정임

장서표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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