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을 둘 때 상대가 던진 수에 끌려 다니는 바둑은 곧 패배를 의미한다.
중국은 아시아 무대에서 미국과의 대결을 피한다. 미국이 아시아에 집중한다면 중국은 아시아에서 슬쩍 손을 빼 세계를 상대로 나아가겠다는 계산이다. 미국이 아 시아 지역에서의 중국에 대한 포위를 생각한다면 중국은 중앙아시아를 거쳐 러시 아ㆍ유럽으로 이어지는 ‘실크로드 경제대(一帶)’와 동남아와 인도를 넘어 아프리카 로 뻗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一路)’ 건설을 통해 보다 넓은 지구촌 차원에서 미국 을 포위하겠다는 전략이다.
서양의 체스는 상대의 킹을 잡는, 즉 완전한 승리를 노린다. 반면에 바둑은 상대보다 많은 집을 확보하면 된다. 비교우위를 추구하는 것이다. 헨리 키신저가 말했듯이 체스 플레이어가 정면 충돌을 통해 적의 말을 제거하려는 목적을 가진다면 바둑의 고수는 판의 ‘비어 있는’ 곳을 향해 부단히 움직이면서 상대적인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서방 일각에선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에 포함된 중앙아시아나 동남아 국가들의 빈곤과 정정(政情) 불안을 이유로 실패를 전망한다. 그러나 중국 입장에서 보면 이들 국가는 판의 빈 곳에 해당한다.
서양의 군사적 교리에서는 인구 밀집지역이나 수도, 핵심 경제시설에 대한 공격 및 방어를 강조한다. 그러나 바둑은 귀와 변에서 시작해 중앙으로 전개되는 포석을 중시한다. 시진핑의 일대일로 계획은 “세 귀에 통어복(通魚腹)이면 필승”이라는, 즉 세 귀를 확보하고 각 귀가 중앙을 통과해 이어지면 반드시 이긴다는 바둑의 격언을 따르고 있는 모양새다. 아시아ㆍ유럽ㆍ아프리카 세 대륙을 일대일로 계획을 통해 연결하면 반드시 이길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
1. 진눠(靳诺), 중국인민대학(中国人民大学) 당위원회 서 기, 국가 발전과 전략 연구원 이사장.
2. 팡종잉(庞中英),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교수.
3. 진찬롱(金灿荣),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교수, 창장학자(长江学者).
4. 양광빈(杨光斌),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교수, 창장학자.
5. 천웨(陈岳),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원장, 교수.
6. 팡창핑(方长平),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교수.
7. 친쉬얜(秦宣), 중국인민대학 마르크스주의학원 교수.
8. 왕이웨이(王义桅),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교수.
9. 자오용(赵勇), 중국인민대학 경제학원 부교수.
10. 왕원(王文), 구진징(贾晋京), 중국인민대학 총양금 융연구원(重阳金融研究院) 집행원장, 연구원.
11. 리타오(李韬), 베이징대학(北京大学) 뉴미디어연구 원(新媒体研究院) 겸직 연구원.
12. 펑위쥔(冯玉军), 중국인민대학 법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