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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밑 두개골

피부밑 두개골

  • P.D.제임스
  • |
  • 아작
  • |
  • 2019-08-26 출간
  • |
  • 552페이지
  • |
  • 137 X 137 mm
  • |
  • ISBN 9791189015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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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제인 오스틴과 아가사 크리스티의 기묘한 결합,
코델리아 그레이 시리즈

2018년에 한국에 소개된 1972년 작, 여성 탐정이 등장하는 추리소설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은 얼핏 너무 늦게 도착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게다가 P.D. 제임스는 한국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름만 들어본’ 거장이었죠.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자 이 작품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습니다.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자신의 매력으로 흡수한, 멋진 고전 영화를 한 편 본 듯한 기분을 독자들에게 안겨주었죠.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의 기나긴 결말부는 20세기의 걸작 누아르 영화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습니다. 주요 캐릭터들의 성격이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극적으로 승화하고, 윤리적인 고민 속에서 서로 엇갈리는 결정을 내리고, 누군가는 목숨을 버리기까지 하고, 그 와중에도 악이 빚어 놓은 비극을 되돌릴 수는 없다는 열패감이 안개처럼 드리웁니다. 고독하고 슬픈데, 그 맛이 다릅니다. 이 우아한 파멸은 레이먼드 챈들러나 로스 맥도널드가 아니라 제인 오스틴의 냄새를 풍깁니다. 후더닛 미스터리에서 이런 극적 구성을 만나는 건 정말 놀라운 기쁨이었습니다.
결국, ‘여자가 탐정을 한다’는 도입부의 주요 설정은 주인공인 코델리아 그레이에게 그다지 중요한 부분이 아닙니다. 그 부분을 부각했다면 시대에 뒤진 작품이 되었겠죠. 코델리아는 여자가 어쩌고 하는 시선 혹은 견제를 쉽게 흘려버리거나 받아칠 수 있는 기지와 높은 지적 수준과 감수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더욱 복잡한 윤리적인 딜레마에 민감합니다. 엇갈린 욕망이 얽어 놓은 자살-살인 사건을 뒤쫓던 그녀가 당도한 마지막 고민은 ‘이런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입니다. 사건은 해결되지만, 탐정의 영혼은 상처를 받습니다. 이 상처는 20세기 초의 하드보일드-누아르가 추리소설에 남긴 가장 큰 선물이며, 이후 출현한 걸작 추리소설 시리즈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이 원칙을 따라 성장해 왔죠.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은 꽤 좋은 후더닛 미스터리였으며, 영국 사회 특유의 위선적인 모습을 이용해 드라마를 천천히 끌어올리는 작가의 역량이 무엇보다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젊고 활기차면서도 냉소적이고 암울한 뒷맛을 남기는, 훌륭한 비극이었죠.

10년이 지나 등장한 유일한 후속작,
《피부밑 두개골》

코델리아 그레이 시리즈는 딱 두 편만 만들어졌습니다. 본작 《피부밑 두개골》이 바로 그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전작이 지닌 특징을 대체로 강화했습니다. 따라서 전작을 좋아했던 분들은 여전히 좋아할 법하고, 전작이 어색했던 분들에게는 더 어색한 작품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모두가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지는 않는 것처럼요(사실은 E.M. 포스터가 떠오릅니다). 이 시리즈의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꾸준한 문학 애호 취향, 의중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고 상대의 심리를 읽으려는 대화, 풍부한 배경 묘사, 천천히 인물들의 관계를 쌓아가는 전개 등은 추리소설이 일반적으로 제공하는 종류의 즐거움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코델리아 그레이 시리즈는 추리소설 팬들에게 전형적이지 않은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삶에 대한 통찰을 담은 우아한 문장, 영국 특유의 ‘장막을 드리운’ 대화를 통해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능력, (주로 순문학의 소유물로 간주되는) 전통적인 극적 구조 속에 안정적으로 비극을 삽입하고 폭발시키는 작가의 재능 같은 것들입니다.
이 시리즈의 장점들은 《피부밑 두개골》에서 모두 더욱 강력해졌습니다. 그런데 소설의 구조 자체는 오히려 더 전형적인 추리소설처럼 보입니다. 밀실 후더닛 미스터리죠. 협박 편지가 날아오고, 불안해하는 피해자를 돕기 위해 사립탐정이 파견되고, 이들은 다른 손님들과 함께 어떤 섬에 가서 연극 공연과 파티를 열 예정입니다. 몇 가지 변수만 있으면 쉽게 고립되어버리는 섬에서 결국 사람이 죽고, 탐정은 범인을 찾아내야 합니다.
사실 이러한 시도는 무척 난이도가 높습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죠. 코델리아 그레이 시리즈의 매력은 기본적으로 탐방 수사를 전문으로 하는 누아르풍 탐정물과 궤를 같이합니다. 그녀가 방문한 다양한 배경들은 마치 연극 무대처럼 여러 인물의 캐릭터를 더욱 확실히 하고 다양한 효과를 부여합니다. 하지만 장소가 제한된 밀실 미스터리에서는 그러한 특성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죠. 그렇다고 본격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플롯 전개가 필요한 후더닛 미스터리를 선보이기에는 코델리아 시리즈의 개성이 너무 강합니다. 《피부밑 두개골》은 이 이질적인 두 가지의 개성을 합쳐야 하죠.
그 무게추는 ‘시리즈의 개성’ 쪽으로 좀 더 기울었습니다. 좀 더 문학적인 시도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연극에 관련된 장면 및 등장인물들이 많은데, 실제 공간을 허구의 공간으로 바꾸어 다른 배역을 연기한다는 연극의 특성은 겉과 속이 다른 인간성에 대한 직접적인 비유로 작동합니다. 게다가 실제로는 좁은 공간을 연극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이중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요. 이러한 이중의 활용은 미스터리 트릭과는 크게 관련이 없기 때문에, 전작을 읽으면서 전개가 느리고 ‘묘사가 많다’고 느낀 분들이라면 이번에도 비슷한 고충을 겪으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어떤 추리소설과도 다른 이 작품만의 ‘영국 문학’적 개성에 빠진 독자들은 이번에도 충분히 만족하실 겁니다. 의도를 숨기고 대화를 통해 서로의 의도를 캐려는, 수많은 문학 작품들과 예술과 역사를 섞어 내놓는 대사들은 우아하고도 날카롭습니다. 그리고 이 우아함이라는 장막, 사람 사이에 드리워진 ‘교양’이라는 장막이 서서히 걷혀 가면서 드러나는 인간 이면의 욕망들은 그만큼 더 위선적이고 거대해 보이죠.
P.D. 제임스의 다른 작품, 《검은 탑》이나 《사람의 아이들》을 봐도 알 수 있듯, 이 작가는 장르소설이 지닌 특성을 일종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해당 장르가 요구하는 목표에는 크게 관심이 없죠. 잘 못 쓴다는 말이 아닙니다. 도구를 목적으로 여기지 않을 뿐이죠. 추리소설로 따지면, 제임스는 트릭 자체의 완성도를 최고로 다듬기보다는 그 트릭을 인간관계 안에 심어서 거기서 발생하는 왜곡을 관찰합니다. 마치 대실 해밋을 연상케 하죠. 제임스는 탐미와 위선이 가득했던 시대인 빅토리아 시대의 세례를 받고, 셰익스피어 이래로 수많은 문학 작품의 레퍼런스로 채워진 대실 해밋이랄까요. 피 대신에 ‘리어왕’이 쏟아지니까요.
이 개성적인 시리즈가 두 편을 끝으로 다시 등장하지 않았다니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코델리아 시리즈는 그 아쉬움만큼 오래 기억될 만한 개성 있는 추리소설 시리즈로 강력히 추천합니다. 그리고 또 모르지요. 코델리아가 카메오로 등장하는 아담 달글리시 총경 시리즈를 언젠가 만나게 될 날도 오지 않을까요?


목차

제1부 연안의 섬으로 가다 13

제2부 드레스 리허설_99

제3부 피는 분수처럼 솟구쳐_197

제4부 전문가들_265

제5부 달빛 아래 공포_369

제6부 사건의 종결_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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