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듯한 붉은 머리, 개암나뭇빛 눈동자, 훤칠한 키
직업은 야망 없는 시골 순경, 부업은 밀렵꾼
무사태평, 유유자적, 행방은 늘 ‘오리무중’인 로흐두 마을의 유일 공권력!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열네 번째 죽음 ― 드라마 현장 살인 사건
이름은 해미시 맥베스. 30대 중반으로 추정. 줄줄이 여섯 동생이 딸린 켈트족 집안의 장남 그리고 한 번의 파혼을 겪은 미혼남. 매일 “이 집 저 집에 들러 차를 얻어 마시며 천천히 순찰”을 도는 것이 주 업무인 마을 경찰로 걸핏하면 빈대 취급을 받지만, 후줄근한 경찰모 아래엔 근사한 녹갈색 눈동자가 숨겨진 미남자이자, 사건이 벌어지면 기지가 번뜩이는 ‘탐정’.
스코틀랜드 북부에 자리한 가상의 시골 마을 로흐두의 유일 경찰 해미시 맥베스의 활약이 펼쳐지는 유쾌한 미스터리 수사극! M. C. 비턴의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제14권 『각본가의 죽음』이 현대문학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1985년 영국에서 첫선을 보인 이 시리즈는 2019년 현재 본편 서른세 권과 두 편의 외전까지 모두 서른다섯 권이 발표된 장수 인기 추리물로, 30년 넘게 이어지는 동안 세계 각국에 전해지며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올해는 프랑스에서 시리즈 1, 2권이 출간 첫 주 만에 소설 베스트셀러 7위와 12위에 나란히 오르는 등 ‘해미시 맥베스’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사랑받는 탐정 캐릭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현대문학에서 출간하고 있으며, 내년 2월 영국과 미국에서 34번째 권 『Death of a Love』가 나올 예정이다.
『각본가의 죽음』에서는 제10권 『아도니스의 죽음』 속 배경이었던 드림 마을에 방송 제작진이 찾아와 드라마 촬영을 진행하면서 다시 한번 드림 마을이 살인 사건의 무대가 되고 만다. 자신의 소설을 터무니없이 각색하는 제작사에 분노한 원작자, 미묘한 권력 관계 속에서 서로 틀어지는 방송 스태프들, 그리고 텔레비전에 출연하고 싶어 안달하는 마을 사람들이 부딪치며 벌어지는 이번 사건에서는, 인간 본성을 꿰뚫어 보는 해미시 맥베스 순경의 예리한 직관력이 어느 때보다 빛을 발한다.
“이 연작이 영국은 물론 세계에서 30년 이상 사랑받은 비결은 뭘까.
여러 이유야 있겠지만, ‘스코틀랜드의 나른하고 아름다운 마을
로흐두로 여행을 떠날 시간’이란 뉴욕 타임스 북 리뷰만큼
안성맞춤인 소개 문구도 없을 듯하다.
언제나 끔찍한 살인 사건을 다루는데도,
왜 이렇게 가상의 마을인 로흐두가 끌리는 건지.” _《동아일보》
“궂은 날 끔찍한 시간을 견디게 해 주는” 최고의 오락물
미스터리와 블랙코미디, 그리고 로맨스가 어우러진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스코틀랜드 북쪽 끝에 있는 서덜랜드의 낚시 교실에 참가했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고지대의 황무지에 고립된 11명의 사람들, 이 얼마나 멋진 고전적인 탐정소설의 무대인가! 그렇게 해미시 맥베스가 탄생했죠.” _M. C. 비턴
20세기 초 영국 추리소설의 황금시대 유산을 계승한 정통 코지 미스터리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는 태초의 광활한 위용을 간직한 스코틀랜드 고지를 무대로, 조용한 마을을 소란하게 만드는 인물이 출현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시리즈는 ‘OO의 죽음’이라는 제목을 통해 피해자가 될 인물을 처음부터 예고하는데, 저자 비턴은 그/그녀를 ‘누가’ ‘어떻게’ 죽였는지 밝혀 가는 사건 이후의 과정뿐 아니라 그들이 ‘왜’ 죽임을 당하게 되는지, 그 배경에 있는 인간관계의 갈등에 집중한다. 그 속에서 저자는 수많은 캐릭터 하나하나를 입체적으로 그려 냄으로써 인간성에 대한 탁월한 관찰력을 보여 주는 동시에, 다양한 속물 유형과 그들이 살아가는 현대 영국 사회의 폐부를 신랄한 블랙코미디로 풍자한다.
한편 지금껏 세상에 쓰이지 않은 종류의 이야기를 읽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고 말하는 비턴은 이러한 자신의 미스터리 시리즈를 가리켜 그동안 단 한 권도 없었던, 할리퀸 로맨스와 정통 문학 작품의 경계에 있으면서 “궂은 날 끔찍한 시간을 견디게 해 주는 책”이라고 정의한다. 상류사회의 우아하고 재치 있는 여인 프리실라와의 파혼 후 번번이 로맨스에 실패하는 해미시는 과연 또 다른 사랑을 찾을 수 있을지, 저마다 개성 독특한 등장인물들이 다음에는 또 어떤 일을 벌일지 지켜보는 것 역시 이 시리즈만의 묘미다.
8년 연속 영국 성인 독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국내 작가 1위,
전 세계 누적 판매량 2천만 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 작가 ― M. C. 비턴!
“애거서 크리스티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녀는 다른 어떤 여성보다 침대에서 큰 즐거움을 선사하는데, 불을 끄고 잠들기 전 독서하기에 완벽한, 아늑한 고전 추리물의 다작 생산자 M. C. 비턴이야말로 바로 그녀에 필적한다고 할 수 있다.” _《데일리 텔레그래프》
스코틀랜드의 매력 넘치는 국민 탐정 캐릭터 ‘해미시 맥베스’를 창조한 M. C. 비턴은 명실공히 현존하는 영국 최고의 대중작가로 꼽힌다. 마흔이 넘어 글을 쓰기 시작해 100편이 넘는 역사 로맨스 소설과 수십 편의 미스터리 소설을 여러 필명으로 발표한 그녀는 특히 미스터리 작품에 쓰는 필명 ‘M. C. 비턴’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금까지 비턴이 발표한 작품들의 전 세계 판매 부수는 2천만 부 이상이며, 2018년 6월 발표된 영국 국립도서관 공공 대출권(PLR, Public Lending Right) 자료에 따르면 비턴은 8년 연속 전국 공공 도서관에서 ‘소설 분야 성인 독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국내 작가’ 1위에 올랐다. 한편 올해 10월에 당선자 발표를 앞둔 2019 영국추리소설가협회 ‘사서들이 뽑은 대거상’(CWA Dagger in the Library) 최종 후보에 올라 있기도 하다.
현재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매년 두 권씩 꾸준히 책을 내고 있는 비턴은 글쓰기 덕분에 나이 듦의 지루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전한다.
◆ 그 밖의 이야기
* 1995∼1997년,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는 로버트 칼라일 주연의 BBC 스코틀랜드 드라마로 제작돼 3시즌 동안 1100만 명 이상이 시청했을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지금도 스코틀랜드 역대 최고의 텔레비전 프로그램 중 하나로 꼽힐 정도지만, 비턴은 이 드라마를 끔찍이도 싫어한 시청자였다! 원작과 다른 내용과, 해미시가 멀쑥한 대마초 골초로 묘사되는 모습에 분노했던 그녀는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어느 정도 마음이 풀렸다면서 그때의 일을 “덕분에 사람을 죽이고 싶은 기분에 대해 배웠다”고 웃으며 회상한다.
* 얼마 전까지 매일 아침 집필실에서 벤슨앤드헤지스 한 갑과 진한 커피 한 주전자로 하루를 시작했던 비턴은 최근 드디어 금연했다고 한다. “난 그게 끔찍이도 그리워요. 특히 글을 쓸 때는요. 난 복지 국가를 증오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