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론에서 한 발짝 벗어나 한국 근대소설을 온전히 바라볼 때, 즉 서양의 근대소설이 곧 완성된 근대 서사문학이라는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날 때 우리 자료의 가치를 바르게 볼 수 있게 된다.
제1부에서는 한국 근대소설의 발생 과정을 정리한다. ‘서사적 논설’을 비롯하여, 근대 단형 서사문학 자료들과 ‘역사·전기소설’ 등이 조선후기의 전통적 문학 양식과 어떠한 연관성을 지니는가, 또 우리나라의 ‘소설(小說)’이 서양의 ‘소설(novel)’과 어떻게 다른가를 살피고 있다.
제2부에서는 한국 근대소설의 형성과 전개 과정을 신문이라는 매체를 통해 접근한다. 근대 신문의 문체와 근대소설의 정착과의 관계, 주요 신문들이 근대소설의 정착에 어떠한 역할을 했는가 하는 문제들을 다룬다.
제3부는 소설사에서 드러나는 근대성의 문제를 문체의 변화, 제도의 변화, 문학관과 작가의식의 변화 등의 범주로 나누어 설명한다. 특히 계몽을 중시하는 근대계몽기 문학에서 개별 작가의 개성을 중시하는 1920년대 문학사로의 변이는 근대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제4부는 임화의 신문학사 정리 작업을 중심으로 근대문학사 연구의 성과와 의미를 짚어본다. 임화의 신문학사 정리 작업을 통해 우리는 ‘이식’과 ‘전통’의 문제뿐만 아니라, 한국문학사 연구에서 모두가 유념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가 하는 점들을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한국 근대문학은 전통에 근거를 두고 변화하는 현실에 지혜롭게 대처해 왔다. 우리 문학사의 전통 위에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것들과 교류하며 성장한 문학이 되는 셈이다. 이 책의 끝에는 부록으로 ‘근대 초기 서사자료 총목록’과 ‘근대 초기 서사자료 관련 연구서지 목록’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