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피로를 주소로 내원하여 병력 및 신체검사를 시행하고, 여러 가지 혈액, 소변 검사 및 영상의학 검사 등에서 이상이 없으면 만성피로의 원인을 심리적인 문제로 설명을 하고 전통의학 접근 방법에 따른 식이 및 단계적 운동, 인지행동치료 등을 시행하면, 절반 정도에서 효과가 없으며, 특히 만성피로증후군의 경우에는 2/3 정도에서 치료 효과가 신통치 못함을 경험한다.
만성피로 환자들을 20여 년 넘게 진료하면서, 피로 환자 치료 및 관리에 대한 책자가 거의 없어서 피로 환자의 진료에 도움이 될만한 책자가 빨리 나왔으면 하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는데, 대한기능의학회에서 『만성피로의 기능의학적 관리』라는 책을 출간한다니 늦게라도 다행이라고 생각되며 많이 기다려진다.
만성피로 의미가 환자와 의사의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환자는 만성피로가 활동도를 약화시켜 무능한 사람처럼 보이게 하고, 삶의 질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데 반하여, 의사는 만성 피로를 일으키는 원인이 정상인에서부터 질병까지 다양하고 비특이적이기 때문에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수 있다. 또한 만성피로는 주관적인 증상이며,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전적으로 환자의 말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서 치료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성피로에 의해 환자의 삶이 피폐되고, 주변 가족들도 매우 힘들게 만들며, 적절히 치료되지 않으면, 이후에B15도 25% 이상에서 지속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
『만성피로의 기능의학적 접근』 이 책자는 만성피로가 생기는 병인에 따라서, 피로의 원인 및 정도를 객관적인 지표(marker)로 표현하여 측정할 수 있게 도와주며, 치료도 병인에 따른 접근을 하여, 의사로 하여금 피로를 주관적인 증상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지표로 해석하게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느끼는 피로가 어떤 원인에 의한 것이며, 객관적인 지표 이상을 설명할 수 있게 하며, 치료 전후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게 도와준다. 기능의학에서 질병의 발생을 7 core imbalance로 표현하는데, 이 책자에서도 피로의 병인에서 7 core 불균형을 다루고 있다. 만성피로의 원인을 호르몬, 해독, 신경전달물질, 에너지, 면역, 소화기능, 중금속, 신체구조, 히스타민 등과 관련하여 설명하고 있으며, 각각에서 피로의 원인 및 정도(severity)를 표현하는 객관적인 지표들을 제시하며, 이 지표들이 개선될 수 있는 치료 방법들을 알려준다.
만성피로 환자들의 진료에서 환자의 말에 의해 치료효과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환자 개개인에서 피로의 원인을 객관적인 지표로 설명할 수 있도록 하며,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기능 개선을 통해서 병의 원인과 진행과정에 대한 치료를 기대하는 선생님들에게 이 책자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