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아래 마을에 사는 솔이는 수수께끼를 좋아하는 아이다. 솔이는 할머니 생신 선물로 ‘따끔이 속에 매끈이, 매끈이 속에 털털이, 털털이 속에 달달이’ 밤을 주우러 숲으로 간다. 개울을 건널 때 토끼장을 물어뜯고 도망쳤던 집토끼, 뭉치를 만나게 되는데 신기하게도 토끼가 솔이 말에 대꾸를 한다. 금이네 할머니 밭에서 고추, 콩, 옥수수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자 숲속으로 가는 길이 열리고 날마다 자장가를 듣는 자작나무 껍질에 수수께끼 숲의 지도를 그려야하는 과제를 안고 모험이 시작된다. 솔이는 이름을 크게 불러 메아리 ‘소리’를 불러내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 수수께끼를 풀며 숲속 친구들을 만난다.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가 모여 사는 소나무, 도끼질하는 새 딱따구리, 부를 때마다 방귀소리가 나는 뽕나무와 오디 열매, 온몸에 비단 짜는 실을 칭칭 감은 누에, 따가운 불 가시덤불, 비만 오면 고개를 내미는 지렁이, 굴 파기 선수 두더지, 아침 점심 얼굴이 다른 수다쟁이 나팔꽃, 등에 집을 지고 다니는 달팽이, 참나무 여섯 형제와 엉덩이에 모자를 쓴 도토리, 건망증 때문에 숲을 울창하게 만드는 다람쥐, 곰팡이 친구인 버섯, 땅속에 하늘을 품은 옹달샘, 허공에 그물을 치고 세로줄로만 다니는 거미, 거꾸로 매달려 잠을 자는데 과학의 연구대상이 된 박쥐 동굴을 지나 드디어 커다란 밤나무 앞에 이른다. ‘늘 푸른 나무 이름을 가져서 숲의 소리를 잘 듣는 아이’ 솔이는 드디어 집에 도착하고 엄마에게 오디와 밤을 자랑한다. 그리고 지도를 펼치며 숲의 신비로움과 다양한 생명들이 보여준 나눔과 배움을 마음 깊이 간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