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4대 열강의 틈에서 안보와 정치 경제가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고 또 북은 끊임없이 도발하는 오늘날 한반도의 모습은 세종 즉위 후 주변 정세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상왕 태종의 대마도 정벌 후유증으로 일본과의 관계가 어수선했다. 게다가 오랑캐가 끊임없이 국경을 넘어 지금의 압록강 주변을 공격한다. 이들을 정벌해야겠는데, 이 문제가 그렇게 쉽지 않다. 우선 대마도 정벌 문제로 군사력이 남쪽에 쏠려 있는데다, 오랑캐들의 본거지가 압록강 너머에 있다. 압록강을 넘는 순간 명나라와의 국경을 넘게 되니 외교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 내부 신하들까지도 ‘오랑캐를 정벌해야 한다’와 ‘지금은 때가 아니다’로 의견이 팽팽하게 갈린다. 그런 시간 동안 피해는 오롯이 국경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 백성들의 몫이다. 당신이 세종이라면 이 위기의 순간, 어떤 결단을 내리겠는가?
조선 초기 새로운 국가 권력을 잡은 신진사대부는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한다. 당시 가장 시급한 일은 국방력 강화와 국가재정 확보였다. 그런데 농민 장정을 늘리는 일도, 경작지를 확대하는 일도 결코 쉽지 않다. 사람과 땅이 있는 곳을 찾다보니 눈이 사찰 쪽을 향한다. 고려 말에는 1만 개가 넘는 사찰이 있었고, 이들이 소유한 20만여 결의 토지와 10만여 명의 노비 그리고 15만 명의 스님이 있었다. 이들은 국가재정 확충과 국방력 강화에 필요한 자원이었다. 그러나 일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알다시피 고려시대 불교신앙은 왕실신앙이자 민간신앙이었다. 불교개혁은 불교신앙을 토대로 한 기득권 세력과의 대결이 될 수밖에 없다. 길은 명확한데, 그 길이 거대한 세력들에 의해 막혀 있다. 태종의 현실이 바로 그랬다. 거기에 강력한 벽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아버지인 태조 이성계. 그 역시 독실한 불교 신자다. 태조 이성계는 태종의 불교개혁에 맞서 죽음을 무릅쓰고 단식까지 하기에 이른다. 당신이 태종이라면 이런 상황을 어떻게 돌파하겠는가?
이 책은 앞서 이야기한 세종과 태종의 이야기 외에도 태조, 광해군, 영조, 정조가 당면했던 시대적 난제들과 그 위기를 당당히 돌파하는 그들의 업적을 통해 진정한 리더의 조건을 이야기 한다. 책 속 그들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오늘의 답답하고 어지러운 세상 속 우리에게도 큰 위로와 힘이 된다. 역사 속 선조들의 지혜와 용기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많은 문제들의 답을 찾아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