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류로 태어났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 모두는 사람이다. 그러나 사람이라고 모두가 사람이 되거나 사람다운 면모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사람임’은 분명한데, ‘사람됨’이나 ‘사람다움’을 쉽게 체득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은 자신의 삶에 이상이나 가치를 부여해 왔다. 서구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소크라테스나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한 수많은 사상가들이, 동양에서는 중국의 공자나 노자, 우리 선조 가운데서도 퇴계나 율곡, 여유당 등 수많은 사상가들이 그랬다. 그것은 이른 바 인류의 행동을 뒷받침하는 철학 사상의 뿌리가 되었다.
『논어』에 관한 글은 무수히 많다.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를 통해, 『논어』의 저술 성격이나 내용상의 특성도 금방 찾을 수 있다.
분명한 것은 공자의 행적을 무게 중심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논어』는 공자의 사유를 포괄적으로 담고 있으며, 그의 사상을 추종한 제자들이 저술했다. 다시 말해, 공자를 초기 집대성자로 받들었던 공자학도들의 공동 저술인 것이다. 그러므로 『논어』의 내용은 광범위하고 다양하다. 각 편과 각 장이 통일성을 띠면서 유기체처럼 얽혀 있기보다는 개별적이며 독립적이다. 언행의 주제가 논리 정연하게 체계적으로 제시되어 있지 않으며 그때그때 생긴 사안에 따라 정리되어 있다. 개인의 인격 수양이나 사회윤리에 관계되는 교훈, 정치, 철학사상, 제자들과 동시대인들을 상대로 사람에 따라 가르침을 달리한 문답, 문인·고인·동시대인들에 대한 논평, 공자 자신에 대한 술회, 공자의 일상생활, 제자들의 공자에 대한 존숭과 찬미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논어』에 기록된 대부분의 내용이 사람의 일상 삶을 구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형이상학적이거나 추상적 이론을 앞세운 언표는 많지 않다. 대부분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를 거론했다. 때문에 진지한 철학적 관념을 성찰하려는 사람에게 『논어』는 심심한 경전이다. 일상에 관한 언급은 공자가 ‘사람-사람됨-사람다움’이라는 화두를 끌어안고 일생을 ‘인간사랑’에 고심했다는 증거다. 『논어』에서 ‘인간사랑’을 의미하는 ‘인仁’에 관한 언급이 100회 이상 등장한다는 데서도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근대의 저명한 학자인 양계초에 의하면, “『논어』는 전 인류가 그 인격의 위대함을 공인하는 공자의 언행을 표현한 유일한 양서”라고 했다. 때문에 『논어』의 최대 가치는 인간 삶의 성찰에 있다. 『논어』는 ‘인간사랑’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옛 사람의 가르침을 내 것으로 변화시키는 데서 효능을 발휘한다. 따라서 반드시 『논어』를 많이 읽고 문구 자체만을 외우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한두 마디의 구절이라도 아름다운 인간 삶을 위해 절실하게 받아들이고 실천할 수 있다면, 그것
은 평생을 두고 쓸 수 있는 보배가 된다. 어떤 구절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인지는 전적으로 우리들의 삶을 이해하는 방식 여하에 달려 있다. 그럼 이제 『논어』라는 텍스트 속으로 침잠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