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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안

하안

  • 쑤퉁
  • |
  • 문학동네
  • |
  • 2019-12-10 출간
  • |
  • 496페이지
  • |
  • 140 X 210 mm
  • |
  • ISBN 9788954658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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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제3회 맨아시아문학상 수상작★ 

 

“『하안』은 욕망의 배와, 성취의 메마른 땅 사이를 여행하는

 우리의 인생에 대한 커다란 우화다.”

제3회 맨아시아문학상 선정 이유

 

#존엄성 #성장소설 #문화대혁명 #마술적 사실주의

 

 문화대혁명 시기, 혁명의 피를 이어받았다던 ‘서기님’에서‘계급이기분자’신세로 전락한 아버지를 따라 하염없이 좁고도 면면한 진췌강으로 쫓겨나 배에서 살아가게 된 나. 한밤중 선실 안을 떠도는 흐릿한 비린내, 백태로 뒤덮인 눈, 투명한 거품을 문 입, 온갖 반점으로 뒤덮인 살갗, 늙기도 전에 쇠잔해진 아버지는 점점 어류의 모습에 가까워지는데…… 강을 땅 삼아, 배에서 사는 소년의 눈에 비친 사회주의 건설의 모순들. 그 모순들은 소년에겐 ‘헛방귀’라는 이름으로, 아버지에겐 강으로 숨어버릴 수밖에 없는 ‘운명’으로 그들을 덮친다. 그리고 아버지의 운명은 곧 소년의 것으로 이어진다. 

 

“어렸을 때부터 강변에서 자랐기 때문에, 바지선, 아버지와 아들, 70년대, 

이런 소재들이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움실거렸죠.

물에 관한 이야기를 쓰는 것은 저 자신의 고향에 관해 쓰는 일이었습니다.” 

_쑤퉁(<경화시보>인터뷰 중에서)

 

사회주의를 완벽히 뿌리내리려는 마오쩌둥 주석의 혁명 사업이 한창인 시대. 나 쿠둥량의 아버지 쿠원쉬안은, 혁명 열사 덩사오샹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마을의 지도자가 되었다. 그러다 쿠원쉬안이 혁명 열사의 아들이 아니라는 감정 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그의 문란했던 성생활이 만천하에 드러난다. 혁명의 적자였던 아버지는 한순간에 사회의 해악이라는 ‘계급이기분자’가 되었고, 나는 ‘헛방귀’라는 별명을 얻는다. 아버지는 강으로 쫓겨나고, 나도 함께 갔다. 그렇게 부자는 샹양 선대船隊의 칠호선 배에서 살게 됐다. 샹양 선대에는 모두 열한 척의 바지선이 있었다. 뭍사람들은 멀쩡한 사람이라면 강물 위에서 살아갈 이유가 없다며 선대 주민들을 낮잡아 본다. 

그리고 어느 날 어머니를 잃고 혼자 남게 된 똘망똘망한 계집아이 후이셴도 샹양 선대에서 함께 살게 된다. 후이셴은 이후 뭍사람의 눈에 띄어 혁명을 옹호하는 공연의 주인공으로 발탁되지만 간부의 눈 밖에 나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 미용사로 전락한다. 

후이셴을 짝사랑하던 나 쿠둥량은 그녀를 보러 뭍의 ‘인민미용실’에 자주 들르지만 뭍의 사람들과 얽히면 매번 소동을 치른다. 그러던 나는 아버지를 위해 열사를 찬양하는 비석을 배로 가져와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리라 마음먹는다. 하지만 아버지는 나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선택을 하고, 나에겐 당의 새로운 금지령이 떨어진다. 

 

“저는 허구의 힘을 숭배합니다. 허구는 최대치의 현실이지요. 

이러한 의미에서 『하안』의 현실이 되는 시대가, 

단순히 ‘배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중 있는 ‘인물’급의 중량으로

 기능하도록 시대의 얼굴을 묘사해보았습니다.”_쑤퉁(<경화시보>인터뷰 중에서)

 

『하안』에는 구체적인 시대적 배경이 드러나 있지 않지만 1970년대, 문화대혁명의 어느 시기임을 짐작할 수 있다.(소설에 특정 시기를 명시하지 않는 것은 쑤퉁의 전작『나 제왕의 생애』나 「처첩성군」과 비슷한 설정으로, 작가가 즐겨 쓰는 작법이다.) 『하안』의 공간적 배경은 가상의 지역, 진췌강이 흐르는 펑황진, 유팡진, 마차오진 등으로 작은 행정단위에 국한되어 있는 듯 보이나 인물, 배경 등 어느 하나 중국의 당시 시대상을 담지 않은 장치가 없다. 1966년부터 1976년까지의 문화대혁명은 중국 공산당이 주도한 10년의 대규모 사상?정치 투쟁이 이루어진 시기로, 중국 전체의 국력 성장과 인민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킨다는 명목하에 아주 작은 단위에까지 당의 영향력이 뻗어간 때이다. 쿠원쉬안과 쿠둥량 부자의 고향인 유팡진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한다. “인민 총동원으로 주요 전투에 승리하여, 동풍팔호 대건설을 맞이하자! 열심히 능률적으로, 유팡진을 사회주의 모범 마을로 만드는 데 이바지하자!”(본문 132쪽) 라는 표어가 자랑스럽게 내걸리며 진췌강 유역의 역사 이래 유팡진에 동풍팔호라는 최대의 송유관 시설이 들어선다. 이는 중국 내 자급자족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원유 생산량을 달성했던 당시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또한 뭍사람들과는 격리되어 어떤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몰랐던 선대 사람들이 공중화장실의 수도꼭지 네 개와 수세식 변기를 둘러싸고 환호하며 화장실을 견학하는 등의 장면에선 전국 차원의 의료 위생 보건망이 완비되었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온몸에서 혁명적 낭만주의의 분위기가 넘쳐흐르는’쿠둥량의 엄마 차오리민이나 선대에서 살다 뭍으로 나가게 된 후이셴이 현대 경극 <홍등기>의 리톄메이 역을 맡게 되면서 ‘문예 선전단’에서 일하길 꿈꾸는 것 역시 시대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중국 공산당은 중국 혁명의 줄거리를 표현한 문예 작품들을 통해 당의 포부를 직간접적으로 내세웠는데―“네가 바로 지도자 동지가 바라는 리톄메이야(본문 292쪽)”―선전단 무대에 서는 배우들은 전국의 최상급 예술 인재들이었다. 배우뿐만 아니라 무대미술, 음악 등 모두 일류를 지향했으므로, 너나없이 무대에 서길 꿈꾸고 무대에 선 이들을 찬양했다. 

특히 『하안』이라는 소설의 제목 자체가 당시의 시대상을 함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작가 쑤퉁이 처음에 생각했던 제목은 『이안기離岸記』였다고 한다. 즉, 소설 속 세상은 하/안으로, 강과 땅(뭍)이 분리된 세계이며 소설은 주인공이 뭍으로부터 멀어지는 이야기라는 것인데, 이는 사회주의 노선에 반대하는 이라면 ‘반혁명분자’라 낙인찍고 세계를 양분화했던 당시의 분위기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그해 겨울, 나는 육지 생활에 작별을 고하고 아버지를 따라 배와 강물로 향했다. 그것이 영원한 추방임을 미처 알지 못했다. 배에 오르기는 쉽지만 내리기는 어렵다는 것을. 선대에 오른 지 십삼 년이 된 지금까지 나는 두 번 다시 뭍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본문 74쪽)

 

아버지의 출신성분이 문제로 떠올라 우리 역시 내력이 불분명한 인간들이 되었으니. 아버지는 속죄를 해야 했고 나를 데리고 샹양 선대로 왔다. 이 일은 하방도 아니요, 추방도 아니며, 분류되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본문 79쪽) 

 

“왜 멋대로 역사를 지어내요?”

“역사는 수수께끼야! 개소리나 하는 녀석이 역사를 어떻게 이해하겠냐?”

 

작가 쑤퉁은 시대의 얼굴을 세세히 그려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 시대의 얼굴이 가진 속성이 무엇인지를 묘파하는 작업 역시 그의 일이다. 쑤퉁은 사회주의 공고화라는 시대의 명령이 궁극적으로는 위선과 쉽게 허물어지기 마련인 작위성을 품고 있었음을 여러 장치를 통해 보여준다. 

애초에 아버지 쿠원쉬안이 혁명 열사의 아들로 지목된 것은 엉덩이에 있던 몽고점 때문이었다. 덩샤오샹 열사의 아들은 엉덩이에 물고기 모양의 몽고점이 있다고 전해지는데, 마침 아버지의 엉덩이에 선명한 물고기 모양 몽고점이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열사의 후손을 결정하는 중요한 일이 과학적인 근거 없이 작위적으로, 우연에 기대 진행되었다. 때문에 아버지가 열사의 후손이 아니라고 판명되는 일 역시 쉬웠다. 손바닥을 뒤집듯 열사의 후손은 한순간에 다른 사람으로 지명되었다. 왜 그렇게 되었느냐고 묻는 물음에 대해선 ‘역사는 수수께끼’라는 대답으로 눙쳐진다. 

 

“역사는 수수께끼야. 알겠니? 덩사오샹 열사도, 네 아버지도 하나의 수수께끼지.”(본문 264쪽) 

 

“네 아버지의 출신은 신경쓰지 말고 너 자신만 착실하게 살면 돼. 둥량아, 내가 충고하는데, 절대 명심해라. 역사라는 건 수수께끼야. 역사는 수수께끼라고!”(본문 377쪽) 

 

또한 신성시하던 열사의 비석을 하루아침에 다른 곳으로 옮겨버리고, 비석이 세워졌던 자리가 실은 옷가지 등을 묻은 ‘가짜 무덤’임이 허탈하게 발견되는 상황 역시 현실의 부조리함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역사는 수수께끼’라는 말에 대해, 작가는 주인공 쿠둥량에게 ‘헛방귀’라는 별명을 지어주며 응수한다. 

 

진췌강 근처에 사는 사람이 아니면 ‘헛방귀’라는 말의 뜻을 잘 모를 수도 있다. 진췌강 지역에서 수백 년 동안 전해내려온 토박이 말이니까. 그냥 들어도 대충 짐작은 가지만 사실 좀더 심오한 단어다. 거기에는 ‘텅 비었다’와 ‘방귀’라는 뜻이 함께 있다. 이 두 뜻을 합하면, 텅 빈 것보다 더 허무하며 방귀보다 더 구린 것이 된다.(본문 41~42쪽) 

 

수수께끼라는 말로 포장된 현실의 실상은 결국 ‘헛방귀’라는 것이다. 쿠둥량의 입을 빌려, 쑤퉁은 다시 한번 강조한다. 

 

진췌강 강물 위의 저녁놀은 핏빛처럼 붉고, 나는 마음속에서 솟구쳐오르는 서러운 분노를 떨쳐낼 수 없었다. 더이상 참을 수 없어 검붉게 물든 강물 위로 외마디 성난 고함을 내질렀다.

 

헛방귀! (본문 230쪽)

 

“『하안』은 쑤퉁 최후의 아방가르드 문학이다.” 왕간(인민문학출판사 편집자) 

 

현실과 역사가 ‘헛방귀’이고‘수수께끼’라는 예측 불가하고 설명 불가능한 막연한 상태의 것이라면 그 안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뿌리내리고 살아가야 할까. 사람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문화대혁명이라는 폭력적 상황 속에서 사람은 차라리 사람이 아닌 존재가 된다. 

 

그리고 나 사람 아니야. 난 헛방귀니까, 너희들도 날 사람으로 생각하지 마! (본문 390쪽)

 

후이셴은 현대 경극 속 리톄메이라는 ‘역할’로 살기를 강요당하고, 쿠둥량은 배에서 살며 뭍에서 달리는 모양새이나 행위조차 어색해한다. 뭍에서 직립, 즉 바로서는 행위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극단적으로, 쿠둥량의 아버지 쿠원쉬안은 물고기에 가까워진다. 

 

둥량아, 말해봐라. 진심을 말해야 한다. 내가 더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지? 너도 내가 죽기만을 바라지? 나는 죽어야 하겠지? (중략) 

아버지의 몸은 바람에 건조시킨 절인 생선 같았다. 물고기 등뼈 같은 척추는 연약하고 가늘었으며, 등에 가득 난 원인모를 은색 얼룩들은 물고기 비늘처럼 보였다. 광룽표 비누향이 그 몸에서 나는 기이한 비린내를 더이상 가려주지 못했다. (중략)

나는 맥이 탁 풀려 고개를 떨궜고, 그렇게 고개를 숙인 순간 아버지의 등에서 금색 반점을 발견했다. 매우 신비로운 그 반점은 머리와 꼬리가 있고 미세하게 흔들거렸다. (중략) 물고기 한 마리. 물고기 한 마리였다. 나는 이 발견에 공포를 느꼈다. 이것이 역사의 수수께끼에 대한 답이란 말인가? (본문 439~440쪽)

 

이렇듯 『하안』의 인물들은 불가해한 시대의 피해자로, 인간의 존엄을 잃고 다른 존재로서 살아가야 한다. 『하안』이 ‘아방가르드 문학’, ‘마술적 사실주의’ 등의 작풍이라 회자되는 것은 이러한 인물 묘사에 대한 평일테다. 이렇게 우리는 부조리한 역사의 물줄기에 갇혀 부유하는 작고 연약한 생명들을 신비롭고도 강렬하게 묘파해낸 중국 아방가르드 문학의 기수 쑤퉁의 거대한 알레고리를 만난다.

목차

 아들 • 9

격리 • 43

사생활 • 52

강물 • 74

천국 • 78

글자 • 93

부두 • 98

선대 주민 • 117

동풍팔호 • 145

사람 찾기 • 155

소파 • 167

후이셴 • 183

제비뽑기 • 213

어머니 • 231

강물소리 • 250

하제 • 257

 

 소녀 • 279

홍등 • 289

유명인사 • 306

인민미용실 • 333

이발 • 348

하루 • 364

징벌 • 406

일엽편주 • 430

기념비 • 445

내려가다 • 472

물고기 또는 에필로그 • 485

 

옮긴이의 말 • 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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