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구두 수선공 아들에게 일어난 기적 같은 모험!
《두리틀 박사의 바다 모험》이 발간된 1920년대 영국은 사회적으로 신분 차별이 어느 정도 남아 있던 때였다. 가난한 구두수선공의 아들이 박물학자와 친구가 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토미는 고작 열 살밖에 되지 않았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학교도 다니지 못해 또래 아이들에게조차 놀림을 받던 토미는 두리틀 박사와 친구가 되어 글과 동물의 말을 배우고, 자신이 늘 꿈꾸어 왔던 드넓은 세상을 만나게 된다.
이 책의 작가 휴 로프팅은 ‘두리틀 박사’라는 인물에 아이와 같은 천진함과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 생명의 존엄성을 담았다. 그래서 두리틀 박사는 세상 모든 동물과 소통이 가능하다. 심지어 물고기와 조개, 달팽이와도 친구가 된다. 태풍을 만나 배가 난파되어 홀로 두려움에 떨던 토미는 두리틀 박사의 오랜 친구인 앵무새 폴리네시아의 말을 떠올린다. “선생님과 있으면 언제나 안전하지. 기억하라고.”
모두들 두리틀 박사의 친구가 되어 그를 도와주기 때문에 그와 함께 있으면 어떤 어려움이 닥쳐와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어떤 일이 펼쳐져도 흥분하지 않고 다른 이들에게 믿음을 주는 다정한 친구 두리틀 박사, 아이들이 원하는 어른의 모습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이 책은 칼데콧 상과 더불어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아동 문학상이자 세계 최고의 아동 문학상으로 손꼽히는 뉴베리 수상작이다. 흥미진진한 마법 같은 이야기, 긴장감 넘치는 모험, 가슴 뭉클한 우정 등 다양한 요소가 가득 들어가 있는 이 작품은 세계적인 아동 문학상의 명성에 걸맞게, 이야기를 사랑하는 어린 독자들에게 풍성한 상상력을 선사해 줄 것이다.
● 줄거리
열 살짜리 꼬마 토미는 가난한 구두 수선공의 아들이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학교를 다니지 못해 글도 못 읽고 친구도 없다. 새알이나 나비를 찾으러 다니거나 낚시를 하거나 블랙베리나 버섯을 따러 마을 언저리를 배회하는 것이 토미의 일상이다.
그런 토미에게 멋진 친구가 생겼다. 땅딸막한 체구에 우스꽝스런 외모를 지닌 두리틀 박사는 박물학자이자 유능한 수의사이다. 그는 동물에 대해 모르는 게 없을 뿐만 아니라 동물들과 이야기도 나눈다.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는 오리 댑댑, 충직한 개 지프, 현명한 앵무새 폴리네시아, 꾀 많은 원숭이 치치, 아름다운 보라극락조 등 다들 두리틀 박사의 오랜 친구들이다. 뿐만 아니라 선생님의 개인 동물원에는 이 세상에 한 마리뿐인 머리가 두 개 달린 ‘푸시미풀유’ 등 신기한 동물들로 가득하다.
두리틀 박사가 토미에게 글을 가르쳐 주는 조건으로 박사의 조수가 된 토미는, 두리틀 박사와 함께 남태평양의 거미원숭이 섬을 찾아 항해를 떠난다. 하지만 이들의 항해가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배에 몰래 올라탄 밀항자들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고 무일푼으로 에스파냐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황소 다섯 마리와 목숨을 건 투우를 벌인 후 성난 군중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지만 현명한 폴리네시아 덕분에 겨우 위기를 모면한다. 그러나 무사히 탈출했다는 기쁨도 잠시, 끔찍한 태풍을 만나 배가 난파되어 바다를 떠돌다 겨우 거미원숭이 섬에 도착한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원주민과의 무시무시한 전쟁이다. 힘겨운 전쟁을 치르자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한다. 불을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 주고 전쟁을 승리로 이끈 두리틀 박사에게 왕이 되어 달라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왕이 되었지만 두리틀 박사는 세상 그 어떤 왕보다 훌륭한 많은 일들을 해낸다. 사람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마을에 하수도를 설치해 질병을 예방하고, 병든 사람들을 돌보는 등 하루 종일 너무나 바쁘다.
그러던 어느 날 두리틀 박사에겐 평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가, 토미와 일행들에겐 고향으로 돌아갈 기회가 생긴다. 두리틀 박사가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거대한 바다유리달팽이가 나타난 것이다. 그들은 결국 거대한 바다유리달팽이 속에 몸을 싣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해안가에 왕관만 남겨둔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