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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리 폴 Andri Pol

안드리 폴 Andri Pol

  • 안드리폴
  • |
  • 열화당
  • |
  • 2020-01-20 출간
  • |
  • 144페이지
  • |
  • 138 X 156 X 16 mm /276g
  • |
  • ISBN 9788930106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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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스위스다움’의 풍자
안드리 폴은 스위스 사진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잡지 편집자, 저널리스트, 사진가의 역할 모두를 성공적으로 해낸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다. 『지오(GEO)』 『타게스안차이거(TagesAnzeiger)』 『다스 마가친(Das Magazin)』 『팩츠(FACTS)』 『바슬러 차이퉁(Basler Zeitung)』 등과 같은 굵직한 잡지와 일간지에서 사진가나 고정 기고가로 일하며 프로젝트를 위해 거의 지구의 극에서 극까지 날아다녔다. 지금도 일 년 동안의 출장 계획이 꽉 차 있을 정도로 전 세계를 종횡무진하는 그는, 타고난 활기찬 성격만큼이나 사진 찍을 때도 주제 선정이 폭넓고 표현이 활달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의 작업에서 엄선한 사진들은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뉜다. 우선 그가 성장하고 거주하는 스위스를 배경으로 한 사진들로, 소위 ‘스위스다움(Swissness)’을 그대로 드러내는 동시에 어딘가 비꼬는 방식으로 보여준다. 라르스 빌루마이트는 작가론 「그뤼에치(Gr?ezi)! 안드리 폴은 어디에 있는가?」에서 마케팅과 관광 홍보에 쓰이는 용어 ‘스위스다움’은 외부 세계보다는 스위스 내부인을 대상으로 하며, 흔히 외세를 견제하려는 보수와 우익의 정치적 담화에 교묘히 이용된다고 분석한다. 유럽에서 스위스가 맡은 역할, 더 나아가 1990년대 득세한 우파 포퓰리즘 정당인 스위스인민당(SVP)의 맹습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안드리 폴은 정치적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으면서 유머와 역설, 빈정거림을 슬쩍 더해 과연 스위스다움이란 무엇인지 날카롭게 질문한다. 완전히 인공적인 교외 풍경에 자연을 집어넣기 위해 현대판 시시포스처럼 주말마다 잔디를 깎는 시민(p.13), 날조된 의식의 한 예라 할 ‘소똥 로또(Kuhlotto)’(p.25) 등, 스위스적인 특성을 체화한 채 전혀 다른 스위스적 전통을 우스꽝스럽게 증명한다.

다양한 세계로 ‘뛰어들기’
다음은 그가 여러 잡지와 단체의 의뢰로 전 세계를 돌며 찍은 사진들로, 유럽, 아시아,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그 지역의 문화와 사람들을 진지하면서도 위트있게 포착한다. 호텔에서 피부관리를 받는 어린이(p.73)와 살해 위협을 받는 백색증인 알비노 어린이(pp.80-81), 엄청난 쓰레기로 심각한 남태평양의 섬(p.87), 비닐 넝마를 걸치고 환각제를 구걸하는 노숙자(p.83), 밀림 속에서 인터넷에 열중하는 아마존 원주민(p.97), 바지를 내린 채 복사기 옆에 선 야쿠자(p.107) 등, 소비주의와 자유시장이 지배하는 세상에서의 모순을 마구잡이로 펼쳐놓는다. 이 사진들에서는 자신을 반영하기보다는 세상에 뛰어들어 다채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포착함으로써, 스위스를 다룬 사진들과는 다른 접근법을 취한다.
마지막으로 이름만 대면 거의 알 만한 유명인들의 초상사진들이 이어진다. 사진가 르네 뷔리(p.123).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p.125), 예술가 로만 지그너(p.127),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의 창립자 마르쿠스와 다니엘 프라이탁 형제(p.131) 등 스위스의 인물들부터, 세계적 예술가 아이 웨이웨이(p.111), 게르하르트 리히터(p.117),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p.121)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는 인물에게 늘 무언가를 제안하고 아이디어를 더해, 자칫 단조로워지기 쉬운 초상사진을 놀이하듯이 재미있게, 그러나 결코 인위적이지 않게 완성하는 재기를 발휘한다.

스위스 사진계를 ‘모노-폴(독점)’하다
안드리 폴은 자신의 조국 스위스에 관한 것이든, 유명인의 개인적인 삶이든, 아니면 어느 특정한 공동체든, 결코 고정되고 익숙한 시선에 머물지 않고 틀을 깨고 바라보려 노력한다. 그는 다양한 방법론과 전문지식을 활용할 뿐만 아니라 상황을 즉각적으로 포착하고 (직접적인 연출 없이도) 상황의 사회적 맥락을 비틀어 영향을 주는 일에도 뛰어나다. 대체로 주변 환경까지 사진에 담는데, 즉흥적인 소통 전략과 꼼꼼한 장소 탐구가 결합된 덕분에 계산된 듯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이미지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단 이십 분짜리 촬영을 위해 비좁은 방에서 일곱 시간을 기다리거나, 집에 스케이트보드 램프를 설치한 남자(p.49)를 찍기 위해 몇 달 동안 수소문한 일화 등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이처럼 꾸준하게, 그리고 대중성있게 주제들을 다루는 지구력과 호기심은 그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무기 중 하나다.
업계에서 안드리 폴은 ‘독점’이라는 뜻의 별명 ‘모노-폴’로 통해 왔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그가 가진 주제의 다양성에 반하는 이 별명은 스위스의 독일어권에서 발행된 주간지나 잡지에서 독보적인 역할을 했던 데서 연유했다. 나아가 스위스의 주요 매체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매체에도 사진을 싣게 된다.
그는 늘 예상치 못했거나 뭔가 이상하다 싶은 장면들에 시선을 빼앗긴다고 말한다. 세계를 향한 열린 눈과 인간에 대한 호기심으로 자기만의 시각적 탐구를 해 나가는 이 사진가의 끝없는 갈망 덕분에, 우리는 무심하게 지나쳤을 것들에 시선을 던지고 빠져들 기회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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