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와인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전문점이 아니더라도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와인 판매코너가 있을 정도로 대중적인 술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입문자들은 도대체 어떤 와인이 좋은 것인지 알기 힘들어 한다. 비싸면 무조건 좋은 와인이고 가격이 싸면 무조건 나쁜 와인인지 확신도 없다. 또 어떤 자리에 어떤 와인이 어울리는지도 몰라 불안해하기도 한다.
『김좌년의 와인오디세이 문화를 음미하다』는 와인에 대한 이러한 궁금증을 저자의 경험에 빗대어 편하고 쉽게 풀어쓴 와인 입문서이다.
1만 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와인은 서구인의 미각을 즐겁게 했을 뿐 아니라 정신세계와 생활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기원전 철학자들을 비롯, 수많은 위인들이 와인을 예찬하고 고매한 견해를 피력해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수많은 와인서적들이 나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인 책을 쓴 이유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보잘 것 없는 내용을 탓할까도 걱정되고, 행여나 잘못된 지식으로 그 분들을 오도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적지 않다. 그러나 필자를 포도주를 알게 되고, 그 속에 빠지면서 나름의 철학을 가지게 되었고 그것을 이 책에서 산만하지만 솔직하고 거짓없이 피력하고자 했기에 크게 거리끼는 바는 없다. … 수천 년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포도주에 대해 고매한 견해를 운위했다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문화적 산물을 경험하는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이요, 또 거기에서부터 형성되는 나름의 생활철학이라는 것이다.”
즉 포도주를 만드는데 쏟는 비용과 정성, 기술이 아무리 대단해도 즐기고 감동하면서 나름의 의미를 이끌어내며 삶을 아름답게 하는 주체는 바로 나 자신임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오랜 세월 기업인으로 살아온 저자는 와인 초보시절 누군가가 와인의 깊고 오묘한 세계에 대해 길을 열어주기를 희망했던 기억을 되살려 와인의 기본예절부터 와인의 종류, 모임 성격과 장소에 맞는 와인 등을 자신이 경험에 빗대어 쉽고 편하게 정리했다.
저자와 오랜 인연을 이어온 만화가 조주청은 저자를 ‘생업에 땀을 흘리면서도 풍류를 아는 한량’이라 평하며 한량 끼가 녹아든 저자의 와인 입문서를 기대한다고 한다.
이 책은 와인예절, 와인의 맛과 향, 품종별 개성, 나라별 와인, 오페라 아리아와 와인, 때와 장소 목적별 어울리는 와인 등으로 와인 오디세이를 풀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