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때에 발간한 『석보상절』 권9의 산문과 『월인천강지곡』 의 기251에서 기260의 운문을 번역하다
15세기 국어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중세 국어의 어휘와 문법 요소를 형태소 단위로 분석하다)
이 책에서 번역한 『월인석보』 권9는 권10과 함께 2권 2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초간본(낙장 있음)이 양주동 가(梁柱東 家)의 구장(舊藏)으로 전하는데, 1957년 연세대학교 동방학연구소에서 영인하였다. 『월인석보』 권9는 원래 앞서 세종 때에 발간한 『석보상절』 권9의 산문과 『월인천강지곡』의 기251에서 기260의 운문이 실려 있었는데, 『월인천강지곡』의 운문 부분은 대부분 낙장된 상태이다. 『월인석보』 권9의 저본(底本)은 『석보상절』 권9와 마찬가지로 『藥師瑠璃光如來本願功德經』(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이다. 이 책은 615년에 수(隋)나라의 달마급다(達磨?多)가 『藥師如來本願經』(약사여래본원경)의 이름으로 처음으로 한문으로 번역하였다. 이 경은 약사여래가 동방에 불국토(佛國土)를 건설하여 정유리국(淨瑠璃國)이라 하고, 교주가 되어 12대원(十二大願)을 세우고, 모든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며, 또한 무명(無明)의 고질(痼疾)까지도 치유시키겠다고 한 서원(誓願)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약사여래(藥師如來)를 유리광왕(瑠璃光王) 또는 대의왕불(大醫王佛)이라고도 하는데, 중생의 온갖 병고를 치유하고 모든 재난을 제거하며 수명을 연장하는 부처이다. 약사여래는 늘 좌우에 일광보살(日光菩薩)과 월광보살(月光菩薩)을 우두머리로 하는 무수한 보살들을 거느리고 있으면서, 질병에 신음하는 중생들을 구제하고 약사 세계로 왕생(往生)을 인도한다. 『藥師瑠璃光如來本願功德經』에서는 약사여래가 동방세계에 불국토(佛國土)를 건설하여 유리광국(瑠璃光國)이라 하고 그 세계의 교주가 되어 12가지의 큰 서원을 세워 일체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며 다시 무명(無明)의 고질적인 병까지도 치료하겠다고 서원하고 있다.
약사여래가 세운 중생 구제의 12가지 대원은 일상생활의 매우 현실적인 소망을 담고 있어서 약사 신앙은 일반 대중의 요구에 부응하는 신앙 체계로 자리 잡게 되었다. 12대원을 세우고 성불한 약사여래의 불국토는 동쪽으로 무수한 불국토를 지나가면 있는데, 그곳은 땅에 온통 유리와 보석이 깔려 있고, 건물은 보석으로 만들어져 있다고 한다. 그곳에는 여인이 없고 탐욕과 악행, 괴로움도 없다. 나아가 약사여래의 이름을 외우는 사람은 죽을 때에 여덟 명의 보살이 와서 극락세계로 인도해주며, 약사여래상 앞에서 이 경을 읽으면 어떤 소원이든지 다 이룰 수 있다고 부처님은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