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된 게으른 농부》는 우리에게 아주 잘 알려진 <소가 된 게으름뱅이> 이야기를 이상교 선생님의 다정다감한 글과 이준선 화가의 멋진 동양화 풍의 그림으로 다시 만든 전래동화책입니다.
'게으름뱅이'는 게으름쟁이를 낮잡아 부르는 말이어서 이야기 글을 쓰신 동시인이며 동화작가인 이상교 선생님이 고심 끝에 만들어낸 제목이 바로 《소가 된 게으른 농부》입니다.
집 안에서 종일 뒹굴거리며 놀 궁리만 하던 게으른 농부, 한 노인이 건넨 소의 탈을 덥석 받아 쓰고는 영락없는 소가 되었답니다. 저런, 이를 어째?
- 소가 되었던 게으른 농부의 이야기
땅이 녹고 가지마다 초록 싹이 움트고 봄꽃이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봄입니다. 한 해의 농사를 준비하는 시기라 농업이 가장 중요했던 시절 이때는 정말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우리에게 너무 유명한 ‘소가 된 게으름뱅이’ 이야기의 주제는 ‘부지런함’이지요. 농업생산력이 곧 생존이던 때에는 너무나 당연한 선이 바로 '부지런함'이었습니다.
《소가 된 게으른 농부》는 짧은 얘기 속에 아주 많은 중요한 인간의 삶의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세상 밖으로 나설 용기, 체험으로 얻는 다양한 배움, 언제든 맞닥뜨릴 수 있는 삶의 시련과 노동의 진정한 가치, 입장 바꾸기, 공감력 등 무수히 많지요.
- 전래동화가 지닌 ‘보편적인 가치’의 의미
아주 오랫동안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진 전래동화는 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변하지 않는 ‘인간이 지녀야 할 보편적인 가치’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야기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고 가치의 무게중심은 약간 옮겨질 수 있지만 절대 변하지 않는 것 말이지요.
좋은 것, 나쁜 것, 옳은 것, 옳지 못한 것 등의 가치 판단 기준은 다소 바뀔 수 있지만 적어도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의 구분 정도는 아주 명확합니다. 우리가 스스로 왜곡하지 않는다면요. 그러고 보니 ‘부지런함’의 반대말이 바로 ‘게으름’이네요.
- ‘게으름’에 대한 생각
인류의 문명이 고도화되고 첨단화될수록 점점 우리는 덜 움직이고, 덜 생각하고, 더 게을러지는 방향으로 산업은 발전하고 있고 그런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너무 많지만 대표적으로 리모컨의 개발이 그러했고, 세상 밖으로 나가서 배울 거의 모든 것을 모바일 기계에 몰아넣기 시작한 것 또한 그런 게으름을 가속화시키고 있지요. 이제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하루 종일 꼼짝 않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문명의 이기가 우리의 게으름을 부추길 것을 생각하면 답답하기까지 합니다. 과연 더 게을러지는 삶이 우리 인간에게 바람직할까요?
《소가 된 게으른 농부》는 아주 명확히 우리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귀한 삶을 부지런히 몸 움직이며 사시오. 아니면 벌을 받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