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또다시 윤동주인가
- 부끄럽지 않고 슬프고 아름답기 한이 없는 시인 윤동주,
우리가 그토록 사랑하는 그는 어떤 삶을 살다갔을까
서연비람에서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과 삶의 소중한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청소년들이 알아야 할 한국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비람북스 인물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청춘의 별을 헤다』는 우리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시인 윤동주를 시인이며 평론가인 이승하 교수의 설명으로 윤동주의 시와 생애를 다뤘다.
한국 사람치고 윤동주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윤동주가 태어난 곳이 저 먼 중국 북간도의 ‘용정’인 것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일본으로 유학의 길을 떠났다 체포되어 형무소에 수감되어 고문을 받다가 죽었다는 것 또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중ㆍ고등학교 교과서에 윤동주의 시가 실려 있고, 그 시를 공부하는 시간이면 선생님께서는 자신이 아는 지식을 총동원하여 윤동주의 생애와 시 세계의 특징을 설명해 주었을 것이다. 그의 시 가운데 서시, 자화상, 십자가, 또 다른 고향, 별 헤는 밤, 참회록, 쉽게 씌워진 시 등이 교과서나 참고서에 나와 있고, 그때마다 학생들은 윤동주의 생애에 대해 반복해서 공부했을 것이다. 다른 시인은 잘 모를지라도 윤동주에 대해서만큼은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자부했을 텐데……. 자, 몇 가지 질문을 던져 본다.
윤동주의 조상은 왜 조국을 떠나 만주에 가서 살게 되었을까
윤동주는 어찌하여 시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윤동주가 생시에는 시인이 아니었고 죽은 뒤에 시인이 되었다
윤동주는 많은 동시를 썼는데 어떤 동시를
‘순이’가 나오는 시가 3편인데 순이는 짝사랑했던 사람인가
윤동주는 정지용 시인을 왜 만났을까
윤동주는 왜 자기 성을 히라누마로 고쳤을까
일본 도쿄에서 교토로 전학을 하지 않았다면 죽지도 않았다
왜 학생인 윤동주가 체포되었고 형을 살게 되었을까
동주와 몽규는 인체 실험용 주사 때문에 죽었는가
묘소는 어디에 있으며, 시비는 어디에 있는가
지금까지 윤동주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가
주요 시편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열세 가지 질문 가운데 하나라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그중 세 개만 답할 수 있어도 윤동주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셈이다. 즉, 우리는 지금까지 윤동주에 대해 막연히 한두 가지 사실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시인이기에 습작생 시절부터 열심히 윤동주의 시를 읽으며 공부하였다. 대학원에 가서 윤동주에 대해 석사 논문을 썼고 그 뒤에도 3편의 논문을 더 썼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강의를 할 때, 외부에 나가 강연을 할 때, 윤동주 시인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말할 거리가 거듭 생겼다.
그는 지상에 27년 2개월만 살다 갔지만 그의 생애와 작품 세계는 마르지 않는 우물처럼 우리의 지적 갈증을 달래 준다. 수많은 시인들이 일제강점기 말기에 변절했지만 윤동주는 한용운ㆍ이육사 시인과 더불어 단 한 줄도 친일의 글을 쓰지 않았다.
광복 6개월 전인 1945년 2월 26일 오전 3시 36분, 일본 감옥의 추운 독방에서 외마디 비명을 크게 지른 뒤 목숨이 끊어진 윤동주! 필자는 위의 열세 가지 질문에 답을 해 보면서 그의 짧지만 숭고했던 생애를 더듬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