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거리를 둔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우정과 사랑을 전해야 할 때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며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때이다. 이 시기 이해인 수녀가 우정을 다룬 뜻깊은 책을 선보인다. 수녀는 오히려 이 어려운 시기에 우정과 나눔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소중한 이들을 위해 물리적 거리 두기를 잘 지키면서도 마음을 멀리하거나 미루는 일은 없어야겠다고 말한다.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시기, 우리는 나라와 나라 사이, 개인과 개인 사이의 우정과 나눔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일상의 소소함을 함께 나눈 친구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돌아볼 기회를 갖게 되었지요. 서로가 서로에게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존재임을 그 어느 때보다도 깊이 절감하는 날들입니다. 내가 누군가의 친구가 되고, 또 누군가 나의 친구가 되는 기쁨이야말로 살아서 누리는 가장 아름다운 축복일 것입니다. 가까운 이들과도 본의 아니게 거리를 두어야 하는 이 시기 소중한 친구들을 떠올리며 마음을 표현해보면 어떨까요. 바로 지금 말입니다. -〈머리글〉중에서
쉼 없이 헤아리고 가다듬어야 얻을 수 있는
보석같이 빛나는 우정
수도자로, 시인으로 삶을 산 이해인 수녀는 친구와 어떤 ‘우정’을 쌓아왔을까. 일반인과는 거리가 있는 다른 차원의 모습일 거라 그려보지만 글을 보면 꼭 그렇지 않다. 친구에게 고백하듯 쓴 글들에서 수녀는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은 물론, 우정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마음과 함께 질투하는 마음까지 솔직하게 고백한다. 솔직하면서도 친구를 생각하며 사려 깊게 고른 문장들을 읽으며 아름다운 우정이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나도 없는 여행길에서 네가 다른 사람들과 / 웃고 이야기하는 것을 질투하다가 / 많은 이들이 너를 좋아하는 것이 나에게도 선물이 된다 생각하니 / 마음이 편안해졌어. -〈본문〉 중에서
너에게 편지를 부치러 우체국에 가는 길, 오늘은 비가 내리네. / 너를 향한 동그란 그리움과 기도…. / 멈추지 않는 나의 웃음을 어찌 알고 / 동그란 빗방울들이 봉투에 먼저 들어가 있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