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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명덕 (반양장 개정판)

주명덕 (반양장 개정판)

  • 신수진
  • |
  • 열화당
  • |
  • 2020-07-01 출간
  • |
  • 144페이지
  • |
  • 136 X 156 mm
  • |
  • ISBN 9788930106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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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열화당 사진문고는 2017년 41번째권부터 새로운 디자인과 제본으로 기존의 단점을 개선하고, 이후 출간되는 개정판과 신간에 이를 적용했다. 이번에 출간하는 『주명덕』 개정판 역시 새 표지로 단장하고, 영문 연보 추가, 오류 및 최신정보 등을 보완하여 다시 내놓는다.

주명덕(朱明德, 1940- )은 다큐멘터리 사진, 문화유산의 기록 등 사진의 다양한 분야에서 가장 한국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 한국의 대표적인 사진가이다. 그는 1960년대부터 육이오가 낳은 혼혈고아들, 인천 중국인촌, 서울시립아동병원 등 소외된 계층의 삶을 카메라에 담아 보여줌으로써 사진의 ‘사회적’ 기록 가능성을 열어 보였다. 또한 1960-70년대에 사진기자이자 편집기획자로서 전국을 누비며 ‘한국의 이방’ ‘한국의 가족’ 등 일련의 연작들을 선보임으로써 한국적인 ‘잡지 저널리즘’과 ‘포토 에세이’의 모범적인 사례를 남겼다. 한편 1980년대 말 선보인 이른바 ‘주명덕의 검은 풍경’은 언어화할 수 있는 영역 너머의 것, 말 바깥의 그 무엇을 시각적으로 추구한 독특한 경지로 평가받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사진가, 주명덕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사진을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의 사진은 많은 변화를 거쳤지만, 그의 사진이 매체가 지닌 본질적 속성으로서의 기록성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그가 살아온 한국의 사회와 환경에 대한 해석을 담고자 한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 책은 주명덕이 처음으로 사진을 발표하던 1960년대 중반부터 최근까지 40년간의 작품 중에서 핵심적인 작품 63컷을 엄선하여 보여줌으로써, 주명덕의 사진세계와 그 변화양상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더불어 그의 사진이 갖는 변치 않는 본질 또한 느껴 볼 수 있다.

사진의 사회적 기록 가능성을 열어 보인 ‘홀트씨 고아원’ 연작
그는 사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던 1960년대부터 육이오가 낳은 혼혈고아들, 인천 차이나타운, 서울시립아동병원 등 소외된 계층의 삶을 카메라에 담아 보여줌으로써 사진의 ‘사회적’ 기록 가능성을 열어 보였다. 특히 1966년 4월 서울 중앙공보관 화랑에서 첫번째 개인전으로 선보인 「홀트씨 고아원」은 발표와 동시에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냉전시대의 이데올로기가 현실참여적인 발언의 폭을 크게 제한하고 있었던 당시의 국내 상황에서 어쩌면 전쟁 혼혈 고아라는 소재는 다소 절충적인 대안이었는지도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많은 사람들 앞에 사진을 보여주면서 그가 기대한 것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태도의 변화와 실천이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의 사진은 아무리 비극적인 현실이라 할지라도 맞서 분노하지는 않는다. 다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사진에 담긴 현실에 들어앉은 비극의 무게만큼 슬픔을 느끼게 할 뿐이었다. 바로 여기에서 우리는 기록사진이 갖는 메시지와 여운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한국적인 잡지 저널리즘과 포토 에세이의 모범
주명덕의 사진가로서의 행보는 『월간중앙』의 창간 동인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1968년부터 본격화한다. 그 후 1973년까지 오 년간 그는 사진기자이자 편집기획자로서 전국을 누비며 ‘한국의 이방’ ‘한국의 가족’ ‘명시의 고향’ ‘명작의 현장’ 등 일련의 연작들을 선보임으로써 한국적인 ‘잡지 저널리즘’과 ‘포토 에세이’의 모범적인 사례를 남겼다. 이 시기의 작업은 ‘한국적’ 혹은 ‘전통적’인 것을 상징하는 소재들의 발견이었을 뿐 아니라, 시각적인 정체성의 탐구 과정이었다. 특히 사회학자 이효재(李效再)와의 공동작업을 통해 실험적으로 연재했던 ‘한국의 가족’은, 서양식의 경제 발전을 추구하며 급격하게 변화하던 한국인의 물리적 심리적 환경에 대한 의미있는 고찰을 시도한 것으로, 그리고 리얼리즘에 기초해서 사진을 통한 사회ㆍ역사적 요인들에 대한 탐구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보여준 한국 최초의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주명덕의 ‘검은 풍경’
1980년대 말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한 이른바 ‘주명덕의 검은 풍경’은, 여전히 ‘한국의’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 있는 산과 땅을 소재로 다루었음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외형적 변화를 보여준다. 흑백사진이 표현할 수 있는 계조의 반쯤을 떨어내고 어두운 톤으로만 만들어진 풍경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무엇이 찍혔는가에 더 이상 집착할 수 없도록 만든다. 이런 ‘검은 풍경’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톤의 표현이다. 꾹꾹 눌러 검게 인화한 사진들 앞에서 무언가를 뒤져 찾아내야 하는 것이 보는 사람의 숙제가 된 것이다. 사진평론가 신수진에 따르면, 이것은 “사진가가 언제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대상을 바라보았듯이 그 실눈 뜨고 바라보는 듯한 작가의 경험을 사진을 보는 사람들에게서도 유도해내는 소통방식”이다. 이러한 거리 두기의 미학은 세월과 삶의 지혜를 담고 있다. 사랑하되 집착하지 않고, 거리를 두되 버리지 않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작업은 언어화할 수 있는 영역 너머의 것, 말 바깥의 그 무엇을 시각적으로 추구한 독특한 경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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