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일상으로 돌아가면 돼.”
시작부터 터지는 충격적 사건과 파격적인 전개,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치열한 심리전
한국 스릴러를 대표하는 소설가 정해연의 여섯 번째 장편
장르 불문, ‘오늘의 젊은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정해연은 그간 한국 사회를 예리하게 투영하는 사건과 섬뜩한 묘사로 독자와 평단의 큰 주목을 받아왔다. 잔인하고 섬찟한 스릴러를 비롯하여 유쾌한 일상 미스터리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사람들이 외면하고 싶어 하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정면으로 주시해왔다. 이번에도 독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또 하나의 범죄 스릴러를 완성했다.
도입부부터 터지는 충격적인 사건, 이어지는 파격적인 전개로 독자를 단번에 사로잡는 『두 번째 거짓말』은 황폐해진 재개발 지구에서 시작된다. 인적 하나 없을 법한 황폐한 골목,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들려온다. 사건 현장에는 교복을 입은 시신이 놓여 있다. 유능한 강력계 형사 두 사람, 미령과 은호가 현장에 넘치는 범인의 흔적을 확인하던 중, 예기치 않은 사건이 연이어 벌어진다. CCTV에 찍힌 유력 용의자가 미령의 딸을 살해하려던 것.
미령과 은호는 물론 독자들은 정말 궁금해진다.
용의자는 정말 교복 입은 시신을 죽인 범인일까?
그렇다면 왜 현직 형사인 미령의 딸을 죽이려 했을까?
혹시 미령의 딸이 살인 사건과 연루돼 있을까?
형사로의 미령은 어떻게 대처할까?
미령의 유능한 후배 은호는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까?
용의자의 신분이 밝혀지면서 사건의 진상이 차차 수면 위로 떠오르고, 딸을 지키려는 미령과 진실을 밝히려는 은호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거짓말은 언제나 잘못일까’,
‘진실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을까’에 답하다
『두 번째 거짓말』의 특징은 주요 인물들을 선과 악으로 이분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사건 당사자들과 가족, 그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모두 자기만의 동기와 명분으로 각자 움직인다. 살해당한 청소년의 부모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자식의 죽음을 애도하고, 살인 및 살인 미수의 용의자는 의외로 순순하게 체포되며, 미령은 살해될 뻔한 딸(미령)을 지키기 위해 동료(은호)와 떨어져 진상을 홀로 파헤친다.
이들 모두를 은호가 주시한다. 은호만이 사실과 진실에 접근하기 위한 과정에 몰입한다. 바로 여기에서 소설 후반부의 긴장감이 팽팽하게 유지된다. 진상보다는 각자의 동기와 명분으로 움직이는 이들에게 독자들은 손가락질하기 힘들고, 진실을 드러내고자 하는 은호를 응원만 하기도 힘들어진다. 특히 딸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지키려는 미령과 오로지 진실만이 모두를 구원할 수 있다고 믿는 은호의 선택이 엇갈리며 소설은 결론에 이르기까지 독자를 긴장시킨다. 동시에 두 사람의 심리전이 펼쳐지는 과정에서 밝혀지는 미령의 가정사가 독자에게 큰 충격과 울림을 준다. 독자는 소설을 마지막 장면까지 다 읽은 뒤에야 제목을 이해할 수 있으며, 거짓과 진실에 대해 자기만의 답을 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