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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골짜기

눈물의 골짜기

  • 김성동
  • |
  • 작은숲
  • |
  • 2020-07-13 출간
  • |
  • 568페이지
  • |
  • 132 X 195 mm
  • |
  • ISBN 9791160350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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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김성동의 이번 소설집은 그의 가족이 한국전쟁을 전후해 극한적 이념 대립으로 풍비박산이 난 아픈 이야기를 모은 것이다. 특히 일제강점기의 좌익 독립운동가였던 아버지 김봉한과 남편의 순수한 이상에 동조해 남로당에 가입하고 인민공화국 시절 조선민주여성동맹 위원장 을 했던 어머니가 겪은 감옥살이와 고문 후유증을 중심으로, 인민공화국 시절 애국자의 유가족으로 고향에서 토지분배위원장을 맡았던 조선 왕조 마지막 선비셨던 할아버지, 조선민주애국청년동맹위원장을 했던 큰삼촌 그리고 고향에서 면장을 하다가 좌익에게 처형당한 외삼촌을 곁가지로, 전쟁의 광기로 친가와 외가가 함께 몰락해, 남은 가족이 평생을 찰가난 속에 살아야 했던 이야기들을 약간의 허구 또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환상적 사실주의’로 풀어내고 있다. 특히 연재하다 중단당한 「풍적(風笛)」의 경우, 라틴아메리카 작가 마르케스 류의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며 주목을 받았지만, 지주가 9할을 그리고 소작농이 1할을 먹는 토지 문제를 비판하며 조선공산당 정강정책에 담긴 소작농 7 지주 3을 담았다는 이유로 연재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총살당한 아버지의 영혼이 삼도천과 흑백강을 건너 가족과 고향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환상과 현실을 자유롭게 오간다. 그러나 환상적 기법을 쓰고 있지만 작가의 아버지가 살았던 삶과 끝까지 지켰던 신념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김성동은 자신의 소설을 사실상 문학성을 가미한 다큐라고 부른다. 마치 마르케스가 “내 책에 쓰인 것 가운데 실제로 일어난 사건에서 비롯되지 않는 것은 단 한 줄도 없다.”라고 말한 것과 유사하다.
- 김영호(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배고프고 외롭고 그리웠습니다

이 많이 모자라는 중생을 소설가로 만들어준 사람은 우습게도 대천경찰서 대공과 사찰계 형사였으니, 1958년 찔레꽃머리였습니다. 그때 열두 살 난 국민학교 5학년이었던 소생은 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옛살라비 떠나 한밭이라는 대처로 부자리를 옮겼던 것인데, 그만 집을 잃어버렸던 것이었지요. 이사한 날 도청 곁 법원청사 앞에 아그려쥐고 앉아 하염없이 아버지 생각을 하다가 그만 날이 저물었던 것이니, ‘아버지는 어디로 가셨다는 말인가?’
길을 잃고 한참을 가리산지리산 하다가 집으로 갔는데, 철 늦은 가죽잠바 걸치고 완강한 어깨에 눈매 사나운 그 사내는 할아버지 잡고 일장훈시를 하던 것이었습니다. “왜 여기로 이사를 왔느냐?”고 물이 못 나게 종주먹을 대다가 누가 찾아오는지 한 달에 한 차례씩 경찰서 대공과에 반드시 자진신고를 하라는 것이었지요. 아니면 불고지죄(不告知罪)로 잡아가겠다는 으름장이었습니다. 송진구멍 숭숭 뚫린 송판쪼가리로 두른 울 밖까지 배웅 나간 어린아이를 삵의 눈으로 돌아보며 씹어뱉던 그 한마디 말 이 평생 화두話頭가 되었으니, “붉은씨앗이로군!”

등줄기로 식은땀이 흐르면서 입천장에 적이 앉는 것이었습니다. 어디론가 끌려가신 채 상기도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는 생이지지(生而知之)한 두남재(斗南才)였다는 말씀이었지요. 일송삼백(日誦三百)이니, 하루에 3백 자를 외워 사흘 만에 책 한 권을 떼어 마쳤다는 것이었습니다. “봉생봉(鳳生鳳)이요, 용생용(龍生龍)이라구 ?넌듸……. 호부(虎父)에 ?자(犬子) 날 리 ?다던 옛으른 말씀두 증녕 허언(虛言)이더란 말인가…….”
봉황새는 봉황새를 낳고 용은 용을 낳게 마련이며, 범 같은 아비한테서 가히 같은 자식이 태어날 리 없다는 그 말씀이야 물론 원통하고 절통하게 땅보탬시킨 자식을 그리는 애잡짤한 마음이 녹아든 것이겠지만, 도둑처럼 8·15를 맞고 벼락처럼 6·25가 터지면서 생때같은 장차長次 두 자식을 생으로 잃은 그 늙은 유생(儒生)은 그렇게 허희탄식(??歎息)을 하며 빛바랜 창호지로 좀책을 매어주시던 것이었습니다. “문즉인(文則人)이라, 문즉인이요 문긔스심(文氣書心)이라. 글은 곧 사람이라. 글은 곧 긔요 글씨는 곧 마음이니, 다다 그 긔를 똑고루게 모으구 그 마음을 올바르게 다스릴 수 있넌 사람만이 올바르게 글을 짓구 또 글씨를 쓸 수 있너니…….” 할아버지 성음(聲音)은 가느다랗게 떨려 나오던 것이었습니다. “애통쿠나, 하날은 그 재조를 투긔허야 츤재넌 일? 데려가시구……. 무지렝이덜만 남어서 시상을 더구나 난세루 맨드넌고녀.”

“삼절오장이여.”
저저금 제 투쟁경력을 뽐내는 자리에서였습니다. 이른바 문민정권이 들어서면서 ‘빵잽이’를 머리로 한 세상에서 말하는 바 ‘민주화인사’들이 모여 곡차일배(穀茶一杯) 하며 씩뚝깍뚝하던 ‘서울의 봄’ 때 이 중생이 한 말이었으니 ‘삼절(三節)’은 나라의 안녕과 인민대중의 행복한 삶을 위하여 침략자와 맞서다 대나무가 쪼개지듯 그렇게 쪼개져 버린 선원(仙源) 중시조(中始祖) 할아버지와, 경술국치 때 곡기 끊고 자진(自盡)으로 왜제에 앙버티신 증조할아버지와, 왜제 고빗사위와 해방 공간에서 항왜·항미투쟁을 벌이다 꽃잎처럼 떨어져 버리신 아버지를 말하고, 오장(五長)은 모두가 일매지게 평등하고 자유로와서 행복한 삶을 살자던 ‘백일천하 인민의 나라’에서 이지가지 위원장을 맡았던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어머니와 큰삼촌과 그리고 진보문인 동아리인 〈민족문학작가회의〉에서 소설분과 위원장을 맡았던 이 중생을 말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새 세상을 그리워하며 ‘민들레꽃반지’를 닦던 제 어머니 열반
에 향을 사뤄주신 어른들께 엎드려 큰절 올리나이다.〉
어머니를 다비(茶毗) 저쑵던 불구덩이 속으로 반돈짜리 민들레꽃반지 던지며 불렀던 것은 “아버지!”였습니다.
왕생극락하실 “어머니 아버지!”였습니다.
이 많이 모자라는 중생 삶을 한 문장으로 줄인다면 ‘배고프고, 외롭고, 그리웠다’일 것입니다. 그런데 배고픔보다 견디기 어려운 것은 외로움이었고, 외로움보다 더구나 견디기 어려운 것은 그리움이었습니다. 그리움을 찾아가는 배고프고 외로운 오솔길이 문학인 듯합니다.


목차


작가의 말 배고프고 외롭고 그리웠습니다
엄마와 개구리
잔월(殘月)
오막살이 집 한 채
풍적(風笛)
눈 오는 밤
바람 부는 저녁
비 내리는 아침
그해 여름
민들레꽃반지
고추잠자리
멧새 한 마리
부록 인명 및 고유명사 풀이
작품 해설 핏빛 역사의 복원과 치유(김영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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