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는 영웅호걸들의 지략과 용맹이 담긴 중국의 대표적 역사소설로 평가받는다. 그 배경은 기원전 206년부터 서기 220년까지 중국 대륙을 지배했던 한나라가 멸망하고 위(魏)·촉(蜀)·오(吳) 세 나라가 경쟁하다가 다시 진(晋)으로 통일되는 시기이다. 그 기간 동안 숱한 위인들이 중국 역사에 등장하는데, 『삼국지』는 실존 인물을 중심으로 가상의 인물을 더해 극적 구성의 완성도를 높였다.
독자들은 『삼국지』를 통해 무려 400여 명의 인물을 접하게 된다. 물론 이 책은 원문의 내용을 압축해 전달하느라 주요 인물 중심으로 서술되었지만, 그럼에도 다양한 인간군상의 면면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삼국지』의 인물 묘사는 오늘날까지도 역사 소설의 모범으로 손꼽힌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꿈과 용기, 분노와 좌절, 해학과 집념을 접하다 보면 영웅들의 삶이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이 책의 원제는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인데, 흔히 『삼국지』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진수(陳壽)의 정사(正史)인 『삼국지(三國志)』에 서술된 위·촉·오 삼국의 역사를 바탕으로 민간에 전승되어온 이야기와 허구를 가미해 나관중(羅貫中)이 재구성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소설 『삼국지』는 약 70퍼센트의 사실에 30퍼센트의 허구를 섞어 창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나관중이 『삼국지』를 발표하기 전부터 위·촉·오 삼국의 역사는 중국인들이 큰 호기심을 갖는 소재였다. 천하의 패권을 둘러싸고 삼국이 벌이는 힘과 지혜의 다툼이 워낙 치열하게 펼쳐졌기에 일찍부터 대중의 관심을 끌었던 것이다. 그에 따라 오늘날에도 『삼국지』는 중국을 넘어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역사 소설로 평가받는다. 『삼국지』가 『수호지(水湖志)』, 『서유기(西遊記)』, 『금병매(金甁梅)』와 함께 중국 4대 기서(奇書)로 인정받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하지만 오늘날 『삼국지』의 원본은 전해지지 않으며, 명(明) 시대인 1522년에 간행된 ‘가정본(嘉靖本)’이 가장 오래된 판본이다.
자, 그럼 이제부터 동양 최고의 대하 역사 소설인 『삼국지』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독자 여러분은 후한(後漢) 말부터 위·촉·삼국 시대를 거쳐 진이 천하를 통일하기까지의 중국 역사를 유비(劉備), 관우(關羽), 장비(張飛) 세 인물의 무용담과 제갈공명(諸葛孔明)의 지략을 중심으로 즐기게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누구나 인간의 희로애락을 이해하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