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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 베케트의 존재 의식

사무엘 베케트의 존재 의식

  • 정갑철
  • |
  • 전남대학교출판부
  • |
  • 2018-10-20 출간
  • |
  • 194페이지
  • |
  • 152 X 230 X 20 mm /383g
  • |
  • ISBN 978896849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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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사무엘 베케트(Samuel Beckett)는 20세기 중반 이후의 유럽과 미국 연극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극작가이다. 베케트는 실험적 성격이 강한 연극 형식을 탐구하고 발전시켰다.
이 책은 부조리한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이 존재에 대한 고통스러운 의식을 극복하기 위해 시도하는 행동 양식이나 정신적인 추구의 모습은 무엇이며, 아울러 이 같은 시도가 어떻게 실패하고 있는가를 분석해봄으로써 베케트 극작품에 담겨 있는 존재 조건의 비관 성 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책이 사무엘 베케트의 존재 의식을 이해하는데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본문

Ⅱ. Waiting for Godot: 부조리한 기다림

Waiting for Godot에 나타난 Beckett의 존재관은 비관적이다. 등장인물들이 끊임없는 혼돈과 좌절의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첫째는 두 주인공 Vladimir와 Estragon의 정체성 추구의 실패이다. Vladimir와 Estragon은 끊임없이 자신들과 주변 세계와의 관계를 파악함으로써 자신들을 규명하려고 한다. 이것은 자신들의 삶에 어떤 질서와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존재의 혼돈과 무의미성을 극복하고 안정된 현실 의식을 갖추려는 시도이다. 그러나 자아의 확인은 이들에게 “해결될 수 없는 갈증의 고통”일 뿐이다. 둘째는, 이들의 Godot에 대한 기다림이다. 고통과 역겨움의 존재 조건으로부터 의식을 돌리기 위해 이들이 의존하는 최대의 습관은 Godot에 대한 기다림이다. 그러나 이들의 Godot에 대한 기다림은 부조리한 행동에 지나지 않는다. 셋째는,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문제이다. Godot의 인물들에게는 언어가 진지한 의사전달을 위해 쓸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되지 못한다. 이들은 침묵과 삶의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 주로 무의미한 환치나 게임의 형태로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언어 형태가 이들이 침묵과 지루함을 탈피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은 되지 못한다. 이 장에서는 이 세 가지 관점이 작품 속에 어떻게 구체화되어 있는가를 논함으로써 보편적 인간을 상징하는 두 주인공이 처해 있는 존재의 조건은 혼돈과 불안, 좌절과 공허에서 벗어날 길이 없는 비관적인 것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Vladimir와 Estragon에게 있어서 “우리는 인간이다”라는 말 외에는 어떤 구체적인 정체성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들은 나이도 직업도 없이 한길에서 서성이는 방랑자로서 그냥 거기에 있는 것이다. 이들은 사회적, 종교적, 정치적인 인습으로부터 벗어나 버린 벌거숭이 인간 그 자체로서 그곳에 있는 것이다. 구체성이 없는 배경과 등장인물들의 이름의 모호성은 이 극 속에 그려져 있는 보편적 인간 상황으로부터 주의를 떨어뜨릴 그 어떤 사회적 현실이나 역사적인 맥락으로부터도 이들을 차단시키고 있다. 이들의 성은 주어져 있지 않고 독자에게 알려져 있는 Vladimir와 Estragon이라는 이름마저 이들이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들은 대개의 경우 서로를 Didi와 Gogo로 칭하고 있을 뿐이다. 2막에서 소년은 Vladimir를 Albert로 부른다. Estragon은 Pozzo가 그의 이름을 묻자 자신이 인류를 상징하는 Adam이라고 대답한다. 두 주인공 이름의 이 같은 모호한 성격은 이들이 보편적 인간을 상징하는 것을 의미하며, 아울러 이들이, 인간이라는 것 외에는, 자신들에 대한 정체성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이들은 국적이나 나이나 직업 따위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며 이름마저 불확실하고, 존재의 뿌리가 사라져 버린 고독하고 소외된 인물들로 묘사되어 있다. 이들은 궁극적인 진리나 종교적 신념, 또는 도덕적 가치를 상실한 부조리한 세계 속에서 불안과 혼란에 쌓인 채 목적 없이 살아가는 뜨내기와 같은 존재들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받을 대상을 끊임없이 추구한다. 정체성의 상실은 인간이 자신의 삶 속에서 어떤 의미나 질서를 발견할 수 없음을 의미하며, 이것은 혼돈과 불안의 의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식을 가진 존재로서 인간은 그 자신의 정체를 알아보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고, 시간 작용에 의해 자아가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극단적인 의미에 있어서 인간의 정체는 극히 현재적이며 순간적이고 의식 또한 늘 변화하기 때문에 자신의 참모습이 끊임없이 과거로 흘러가서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개인은 느슨하고, 창백하며, 단색인 미래 시간의 액체를 담고 있는 그릇을 시간의 현상들로 인해 흔들리고 다양한 색깔이 되어버린 과거시간의 그릇에 따르는 끊임없는 과정의 자리이다.
The individual is the seat of a constant process of decan- tation, decantation from the vessel containing the fluid of future time, sluggish, pale and monochrome, to the vessel containing the fluid of past time, agitated and multicoloured by the phenomena of its hours.

인간에게는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시간이 끊임없이 통과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이 스스로의 정체를 확인하려면,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재의 상황으로서는 알 수 없기 때문에,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진정한 자아의 정체를 찾기 위해서는 과거의 실존이 기억 속에 완벽하게 재현되어야 하고, 또한 그것을 확인해 줄 어떤 절대적인 증인이 필요한 것이다.
Vladimir와 Estragon이 어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어제 무슨 일을 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어디에 있었는지,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이들은 과거를 상기해 보려고 애를 쓰지만 헛수고이다. 이들은 어떤 것도 확실하게 기억할 수가 없고, 따라서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불확실해질 뿐이다.

에스트라곤: 어제 우리 이곳에 왔었어.
블라디미르: 아니 그렇지 않네.
에스트라곤: 어제 우리 무엇을 했지?
블라디미르: 어제 우리가 무엇을 했냐고?
에스트라곤: 그래.
블라디미르: 아니 . . . (화를 내며). 자네가 옆에 있으면 확실한 것이 아무 것도 없어.
Estragon : We came here yesterday.
Vladimir : Ah no, there you"re mistaken.
Estragon : What did we do yesterday?
Vladimir : What did we do yesterday?
Estragon : Yes.
Vladimir : Why . . . (angrily). Nothing is certain when you"re about. (10 A)

이처럼 Beckett는 기억을 비웃음으로써 과거의 사건을 현재에 결부시켜 자기 자신을 알려고 하는 인간의 노력과 능력을 격하시키고 있다. 인간의 사고에 중요한 기억이 철저하게 불신되어 있고, 따라서 인간의 사고가 “일시적인 소극”으로 극화되어 있다.
이 같은 조건하에서는 아리스토텔리스적인 의미의 플롯은 불가능하다. 결함이 있는 기억은 이들 플롯 없는 드라마에 또 하나의 전형적 특징인 의사 소통의 실패에 관해서도 부분적인 원인이 된다. 따라서 그 어떤 논리적인 사고의 교류도 Godot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인물이 들었던 것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또한 그 어떤 사건도 의미를 갖지 못한다. 사건이 쉽게 잊혀지기 때문이다. Vladimir와 Estragon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서로 질문하는 게임을 한 후에 다음과 같은 대화가 이어진다.

에스트라곤: 그것 괜찮은 말 솜씨였네.
블라디미르: 그래, 하지만 이제 우리는 다른 것을 구해 봐야지.
에스트라곤: 글쎄. (그는 모자를 벗고 신경을 곤두세운다.)
블라디미르: 글쎄. (모자를 벗고 신경을 곤두세운다. 긴 침묵이 흐른다.) 오호! (두 사람은 모자를 쓰고 나서 긴장이 풀린다.)
에스트라곤: 그래서 . . .
블라디미르: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었나? 거기서부터 계속할 수 있을 텐데.
에스트라곤: 언제 자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었지?
블라디미르: 맨 처음이라니?
블라디미르: 오늘 저녁에 . . . . 내가 말하기를 . . . . 내가 말하기를 . . . .
Estragon : That wasn"t such a bad canter.
Vladimir : Yes, but now we"ll have to find something else.
Estragon : Let me see.
(He takes off his hat, concentrates. Long silence.)
Vladimir : Let me see. (He takes off his hat, concentrates. Long silence.) Ah! (They put on their hats, relax.)
Estragon : Well?
Vladimir : What was I saying, we could go on from there.
Estragon : What were you saying when?
Vladimir : At the very beginning.
Estragon : The very beginning of WHAT?
Vladimir : This evening . . . . I was saying . . . . I was saying. . . . . (42)

이들은 얼마 전에 나누었던 대화의 내용마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작품 속에서 Vladimir와 Estragon은 자신들을 알아보기 위하여 끊임없이 장소나 시간에 대해서도 확인하려 든다. 그러나 이들은 장소나 시간을 확실하게 분간하지 못한다. 이것은 곧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간의 의식으로는 어떤 것도 확실히 식별할 수가 없음을 의미한다. 자신의 의식뿐만 아니라 현실 자체도 변화해 버려 어디에도 절대성을 둘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간과 공간에 갇힌 인간이 그것을 초월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두 주인공은 자신들과 주변의 세계에 대해 알아보려고 노력한다. 이 같은 시도는 사실상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한 절실한 확인 작업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정체성 확인 노력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시간은 모든 것을 파괴하여 변화시켜 버리며,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내가 아니고, 어제의 목표는 오늘의 목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현재의 순간 순간에 끊임없이 새로운 실존으로 변화하여 새로운 목적을 새우고, 그 목적이 달성되는 순간 실망하여 또 다른 목적을 향하여 전진하게 되므로 인간은 어떤 절대적인 대상이나 가치를 갖지 못한다. Beckett의 이러한 사상 때문에 David Hesla는 Beckett를 “절대성의 존재를 부인하는 혼돈의 선지자”라고 규정했다.
Waiting for Godot에서 Vladimir는 끊임없이 변화해 가는 자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또 내일의 내가 어떤 면에서 같을 수 있으며, 어디에 절대성을 둘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이다.

블라디미르: 내가 잠을 자고 있었나? 다른 사람들은 고통을 당하고 있는 동안에? 나는 지금 자고 있는 건가? 내가 내일 잠을 깬다면, 아니, 가령 깬다고 생각한다면 오늘 일에 대해 어떤 말을 하게 될까? 내 친구 에스트라곤과 함께 이 고장에서 밤이 될 때까지 고도를 기다렸다고 할까? 포조가 지나갔다고 할까 . . . 아마도. 그러나 이 모든 것 속에 어떤 진실이 있을까? . . . . 공중엔 우리의 울음소리가 충만해 있다.
Vladimir : Was I sleeping, while the others suffered? Am I sleeping now? Tomorrow, when I wake, or think I do, what shall I say of today? That with Estragon my friend, at this place, until the fall of night, I waited for Godot? That Pozzo passed, . . . probably. But in all that what truth will there be? . . . . The air is full of cries. (58)

이 같은 Vladimir의 대사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부조리 세계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지 못한 채 혼돈과 불안 속에서 탄식하는 한 인간의 외침 소리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은 시간 작용에 의해 순간순간 파괴되어 버리는 자신 때문에 항상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며, 불안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 받을 수 있는 절대적이고 영원한 대상을 갈망하고 찾게 된다. 여기에 Vladimir와 Estragon이 Godot를 기다리는 절실한 이유가 있다. 즉, Vladimir와 Estragon이 이러한 변화와 혼란의 와중에서도 Godot가 현실화되기를 기다리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의 정체성을 Godot로부터 확인받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시간과 공간에 갇힌 유한적 존재인 인간은 그것을 벗어난 외부로부터 온 불변의 어떤 존재로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Godot에 관한 한 아무 것도 분명한 것이 없다. 그와의 약속도, 시간도, 장소도,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다.


목차


Ⅰ. 서언 / 7
Ⅱ.『고도를 기다리며』: 부조리한 기다림 / 10
Ⅲ.『승부의 종말』: 허구적 존재양식 / 44
Ⅳ.『크래프의 마지막 테이프』: 자아의 단절 / 86
Ⅴ.『타다 남은 것들』: 예술적 창조의 한계 / 108
Ⅵ.『카스칸도』: 자아 객관화의 실패 / 139
Ⅶ.『언어와 음악』: 예술적 창조의 궁지 / 159
Ⅷ. 결어 / 175
참고문헌 /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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