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소개
시골집 대청마루에 온 가족이 저녁을 먹고 있다. 그때 집채만 한 호랑이가 바람처럼 나타나 강아지 복실이를 휙 낚아채서 뒷산으로 사라진다. 할아버지와 아들들은 겁을 먹고 혼비백산 숨느라고 야단법석이지만, 키도 작고 몸집도 작은 할머니는 무서움보다 복실이를 살리려는 생각이 앞선다. 할머니는 우물가에 있던 놋대야와 빨랫방망이를 들고 벼락처럼 호랑이를 쫒아간다. 방망이로 놋대야를 두드리면 그 소리에 호랑이 정신이 빠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대나무 숲으로 도망가는 호랑이를 따라가면서 온 동네에 ‘꽹꽹 꽝꽝’ 큰 소리가 울려 퍼지도록 놋대야를 두드려 댄다. 마침내 호랑이는 요란스러운 놋대야 소리에 물고 가던 복실이를 떨어뜨리고, 급기야는 오줌까지 싸 버리고 혼이 빠져 도망가고 만다. 복실이가 무사한 걸 확인한 할머니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다시 놋대야를 요란스럽게 두드리고, 동네 사람들이 할머니를 구하러 온다. 호랑이 때문에 놀란 할머니와 복실이는 서로 위안을 해 주고, 마침내 복실이는 건강을 회복하고 새끼를 여덟 마리나 낳고 잘 살았다.
기획 의도
누군가 용기를 내서 큰 위기를 극복한 이야기는, 우리가 힘들고 지쳐 있을 때 우리를 보듬어 주고 용기를 주기도 한다. 특히나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경험한 실제 이야기라면 그 무용담은 더 큰 응원이 된다. <돌담집 그 이야기>는 고성 전주 최씨 종갓집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 자손에 의해 전해지고 전해져서, 마치 옛날이야기처럼 남아 있는 거짓말 같은 실제 이야기다. 호랑이는 무서움의 상징이기도 하고, 실제 호랑이의 무서움에 관한 속담도 많다. 그런 호랑이를 쫓아간 용감한 할머니의 이야기. 작고 힘없는 할머니가 호랑이를 혼쭐낸 용기 있는 행동에서, 약하지만 강한 어머니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위기 때 발휘되는 여성의 강인함과 생명 존중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아직도 남아 있는 야트막한 돌담집의 자손들에 의해 전해지는 이야기가, 한지에 강한 붓 터치의 사실적인 그림과 함께 하면서, 마치 우리 옆에서 실제로 일어난 듯한 생생한 느낌을 준다. <돌담집 그 이야기>가 생활에 지치고 가끔 약해지기도 하는 우리 모두에게 바람처럼 시원한 응원의 메시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