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지 갈 수 있어!
뭐든지 될 수 있어!”
꼬마 고래 비비는 홀로 여행을 떠나는 형을 배웅합니다.
형은 과연 어떤 바다에서 어떻게 지내게 될까?
비비는 상상해 봅니다. 나라면 말이야...
음악이 흐르는 바다에서 가수도 되고 싶고,
교통경찰도 되고 싶고, 운동선수도 되고 싶고,
그냥 막 자유롭게 다니고도 싶고...
가고 싶은 곳도 많고 되고 싶은 것도 많은 비비는 궁금합니다.
깊은 바닷속과 바다 제일 끝은 어떨까?
그러다 바다 곳곳 여행을 다니는 커다란 고래 아저씨를 만납니다.
비비는 과연 혼자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요?
《내 친구의 좋은 점》(르네상스, 2018)에서 친구들의 장점을 알아봐 주는 것이 장점인 고양이 랑이의 이야기를 그렸던 H@L(하루) 작가의 작품입니다. 작가는 이번 책에서도 선명한 색감들을 페이지마다 펼쳐놓았는데요. 파랑, 노랑, 다채로운 색감들을 보다 보면 가슴이 탁 트이고 눈앞이 시원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바다는 굉장히 넓고 활기찬 힘이 느껴지고, 바닷속 세상에 사는 물고기들은 저마다 개성이 넘칩니다. 부푼 가슴으로 미래를 상상하는 꼬마 고래 비비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조언해 주는 고래 아저씨가 그림 속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이 생생합니다.
이 책은 인생이라는 큰 바다로 나아갈 어린이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일깨워 줍니다. ‘큰 바다’는 우리 인생을, ‘작은 고래’는 우리 어린이들을 상징하지요. 비비는 작지만, 비비의 꿈은 바다처럼 큽니다.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보고 싶은 것이 넘칩니다. 상상만으로도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 한편으로 깊은 바닷속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들과 뚝 떨어질지도 모를 바다의 끝에 대한 두려운 마음도 듭니다. 하지만 비비한테는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자유와 뭐든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혼자 나서려면 아직은 엄마 품에서 조금 더 자라야 하겠지만요.
시간이 흐르고 비비가 자라면, 형이 그런 것처럼, 혼자서 여행을 떠나게 되겠지요. 아마 그때도 엄마는 형이 떠날 때처럼 눈물을 흘리며 배웅할 겁니다. 그런 점에서 비비에게 조언하는 존재가 형이나 엄마가 아닌 고래 아저씨인 것은 아주 적절해 보입니다. 약간은 무모한 것처럼 보이는 비비의 꿈에 대해 부모 형제가 아닌, 적당한 거리를 둔 남이기에 할 수 있는 조언을 해 주었으니까요. 너무 가까운 가족은 미지의 세계로 당장 모험을 떠나라고 쉽게 권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나중에 자라서 어른 고래가 되면, 비비는 어린 시절 만났던 고래 아저씨를 어떻게 기억할까요? 누군가에게 고래 아저씨 같은 존재가 되어 보는 것도 참 멋진 일 같아요.
비비처럼 세상 모든 어린이는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자유와 뭐든지 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는 ‘넓은 세계와 꿈을 위한 도전’을 앞둔 어린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소중한 그 꿈을 지지합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설렘을, 부모에게는 아이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선사합니다.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이 상상하는 세계가 더 넓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