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과 정신위생
정신위생(Mental Hygiene)은 1919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정신과 교수였던 아돌프 마이어(Adolf Meyer, 1866~1950)에 의해 처음 정립된 개념이다. 당시 심리학의 권위자였던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 1842~1910) 박사가 마이어 교수의 정신위생 운동에 힘을 보태 협력자로 나섬으로써 중요한 학문의 분야로 키웠다.
프로이트 학설의 영향을 받았던 마이어 교수는 “인간을 전인격적으로 이해하지 않으면 정신장애의 상태나 종류, 경중의 증상 파악이 힘들다.”고 하였다. 사람은 기본적인 사회생활로서 비즈니스 활동을 하거나 다양한 직업적 활동을 영위하기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의 환경에 잘 적응해 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적응 불량으로 인해 심리적 갈등을 겪거나, 심리적 갈등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 마음이 불안하고 긴장과 공포를 느끼는 정신장애 상태에 빠진다고 하였다.
정신위생을 잘 실현하려면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협조도 필요하고, 저마다 정신위생이 무엇인지 잘 이해해야 하며, 전문적인 영역의 교육과 계몽을 위해서는 정신과 의사나 임상·상담 심리전문가, 사회사업가들이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협조하는 가운데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정신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생활의 방법으로서 정신위생을 실천하는 두 가지의 방향이 있는데, 적극적인 정신위생과 소극적인 정신위생이 그것이다. 적극적인 정신위생은 정신적으로 건강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예방의 차원에서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법과 정서 불안을 겪지 않도록 하는 일,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 등을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이해가 되도록 교육하거나 계몽함으로써 정신 건강 상태를 계속 유지해 나가는 것이다.
소극적 정신위생은 정신질환이나 장애를 겪는 환자들을 초기에 충분히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성격장애나 신경증(노이로제), 정신분열증 등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약물이나 정신치료(심리치료)를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더라도 소극적 정신위생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예방은 적극적 정신위생, 치료는 소극적 정신위생인 셈이다.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정신위생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해 만성(慢性)의 정신질환인 정신분열증(schizopherenia)이 되면 치료가 불가능하고,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위해(危害)를 가하기 때문에 격리 수용을 하는 경향이 많다. 정신병원에 장기간 입원을 시키든지, 아니면 정신요양원에 보내 일생을 살게 하든지, 기도원이나 사설 요양원에 보내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사설 요양원이 늘어나 사회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이들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사람을 다루기 때문에 독방은 예사이고, 손이나 발에 수갑을 채워 짐승처럼 인권을 말살하는 곳도 비일비재하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런 시설을 규제하고 관리해 주어야 하지만, 우리의 형편은 열악하기 그지없고,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도 나 몰라라 방관하고만 있다. 이런 지경에 이른 사람들은 모두 정신위생을 외면했던 결과이며, 정신위생의 중요성을 인식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데서 자업자득(自業自得)으로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신위생을 위한 제도적 장치 필요하다
정신건강과 정신위생의 현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누군가가 관심을 가져서 중대한 오류를 바로잡아야만 한다. 한 마디 제안을 하자면, 성장기의 청소년부터 정신건강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여 적극적으로 정신위생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정은 물론 학교에서도 자녀들이 정서 불안을 겪지 않도록 정신위생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본문에서도 여러 차례 반복하는 경구(警句)가 있다. “재물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는 것이며, 정신건강을 잃는 것은 몽땅 잃는 것이다.” 이 말을 늘 기억하면서 정신위생에 관심을 가지도록 거듭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