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우연 자성 결실

  • 고지문
  • |
  • 전남대학교출판문화원
  • |
  • 2020-09-21 출간
  • |
  • 764페이지
  • |
  • 152 X 225 X 38 mm /1110g
  • |
  • ISBN 9788968497360
판매가

38,000원

즉시할인가

36,860

카드할인

0원(즉시할인 0%)

적립금

380원 적립(1%적립)

배송비

무료배송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추가혜택

네이버페이 무조건 1%적립+ 추가 1%적립

수량
+ -
총주문금액
36,86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1. 최근미국소설 연구목적과 방법

저자의 최근미국소설 연구목적은 자신의 돈오를 전제로 주체적 자아, 자유스런 삶, 그리고 열린사회를 창조하는데 있으며, 그리고 그 방법은 이 목적달성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하는데 있다. 다시 말하면, 이 목적은 “나(한국인)는 누구인가”와 “한국사회는 무엇인가”를 올바로 이해하고 탐구하면서 자아성찰과 성숙을 도모함으로써, 우리사회에 창조적인 변화를 촉발하려는 의식개혁과 확장에 있다. 최근미국소설 읽기와 연구목적은 연구자가 신이 나서 자발적으로 자아를 탐구하고 실현하려는 강한 의지와 실천으로 사회변혁에 긍정적,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한다는 당위성을 깨닫고, 연후에 소통과 공감으로 다른 사람들을 깨우치는데 있다. 다시 좀 파격적으로 말하면 이 목적은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에 있다. 먼저 저자의 이 목적달성을 위한 연구방향과 목표설정 그리고 의식개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인간, 소설, 그리고 실존의 정의를 기술한다.
저자가 실존에서 자아를 탐구하고 실현하려는 의지와 실천의 중요성과 당위성을 스스로 깨닫도록 뒷받침한 인간의 정의들을 열거한다. 먼저 자기를 알려는 강한 의지와 실천으로 독자적인 삶을 영위하면서 자기세계를 창조할 수 있다는 진리로 저자를 독립독행과 가능성의 세계로 이끌어준 인간의 정의를 기술한다. 인간은 “자기앎을 바탕으로 진실하게 살고 있다. 그러나 자기앎을 전제하지 않을 때 인간은 그저 어떤 역할만을 수행한다. 그 인간은 다른 사람들의 일상적인 행위를 답습하기에 급급하여,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창의적인 가능성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 무조건 다른 사람의 권위에 굴복하면서 자신을 비하시킨다.” 또 인간은 “끈임 없이 자기 자신을 탐구하는 존재 - 삶의 매순간마다 자기존재의 조건을 검토하고 천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라고 일컬어진다. 인간생활의 진정한 가치는 이런 천착, 즉 인간생활에 대한 이런 비판적인 태도에 있다.” 또한 어떤 극한상황도 극복해야할 뿐 아니라 감내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정의에 의하면, 인간은 결코 사회적 피해자나 피조물이 아니고 정신적, 주체적 존재로서 의기소침, 패배의식, 좌절, 그리고 절망을 극복할 수 있다.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이다. 가장 창조적인 인간은 자신의 미래 뿐 아니라 사회의 지향목표까지도 상상하고 설계할 수 있다. 그의 이런 상상과 설계는 [절대적인] 확신의 바탕에서가 아니라 정신의 의식적인 계발을 통해 창조되고 형성된다.” 더욱이 심리적 욕구를 전제로 내린 인간의 정의는 저자의 마음과 피부에 깊고 강렬하게 다가올 뿐 아니라 연구방향과 목표를 설정하여 구체화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인간의 기본적, 심리적 욕구는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보고, 인정하고, 감사하고, 듣고, 좋아하고 그리고 성적으로 만족시켜주는 것을 필요로 한다. 인간은 자신의 길을 선택하고, 자신의 능력에 맞추어서 성장하고, 자신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배우는 자유를 인정받지 않으면 안 된다. 인간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포용하면서 또한 그들에 의하여 자기가 포용됨을 필요로 한다. 인간은 ‘나’일 뿐 아니라 ‘우리’이기를 희망한다. 인간은 있는 그대로의 개성적인 존재로 성장하려고 노력한다.” 요컨대 저자는 이런 인간의 정의들 덕택에 자신의 주체의식 확립 그리고 가능성과 잠재력계발에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삶의 무의미와 무기력을 극복할 수 있었다.
다음은 이와 같은 인간의 정의와 함께 저자의 연구와 삶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던 소설의 정의들을 열거한다. 소설은 “우리의 가능성과 자유의 개념을 확장하려는 시도”이다. 저자는 소설에 대한 많은 정의들 중에서도 유독 이 정의를 선호해서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 정의에 따르면 저자 뿐 아니라 모든 독자가 최근미국소설을 통독하면서 잠시나마 온갖 형태의 억압과 질곡에서 벗어나 자아를 성찰하고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계발하여 발휘하려는 들뜬 마음에 흡족할 수 있다. 이런 마음과 흡족감은 최근미국소설가들이 말하듯이 “소설창작에서 존재는 이미 일어났던 사건이 아니고 인간의 가능성의 영역이다[는 의식과 주장에서 비롯된다]. 다시 말하면 인간이 될 수 있는 모든 것 또는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이다. 소설가들은 인간의 이런저런 가능성을 발견함으로써 존재의 좌표를 설계한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존재함은 ‘사회 속에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소설의] 주인공과 그의 세계는 하나의 가능성으로 이해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최근미국소설가들이 가능성의 영역을 확장시키려고 창작하고 있는 소설은 독자를 일상생활의 제약과 한계 그리고 자아를 위축시키는 고착된 사고와 사회계층의식에서 해방시켜 자유분방, 개방, 무한, 성취, 그리고 상승의 세계로 유인한다. 부연하면 이런 소설은 독자가 결코 가려고 하지 않았던 곳으로 그를 유인하여 일상생활에서 목격하지 못했을 사실들을 볼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을 성취할 수 있게 하는 위력을 발휘한다. 이런 위력으로 말미암아 저자가 최근미국소설을 읽으면서 만끽했던 해방감과 만족감은 실존을 메마르게 하는 갈등, 대립, 그리고 왜곡을 증폭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삶의 성취의욕, 생동감, 그리고 환희를 고조시키는 작품들을 그려내고 있는 소설가들의 창작철학에서 비롯되었다. 최근미국소설가가 자기앎을 전제로 창작한 소설은 이런 갈등, 대립, 그리고 왜곡을 해소하고 삶을 해방감, 생동감, 보람, 그리고 희열로 충만시킨다. 이런 위력을 발휘하는 소설창작철학에 의하면, “소설(예술)은 이제는 대립과 갈등을 표현하지 않고, 자아탐구와 실현을 반영한다. [그러므로] 모든 인간은 망상과 혼란에 사로잡히지 않은 채로 자기를 알 것이며, 자기앎을 바탕으로 건전하고 유익한 생활을 영위할 것이다. […] 오랫동안 인간정신을 왜곡시켰을 뿐 아니라 인간신체의 성장을 방해했던 요인들은 곧 제거될 것이다. 모든 인간은 들판의 나무처럼 성장할 것이다. 앞으로 삶의 낭비와 황폐는 없을 것이다. 삶의 고통, 더구나 삶의 위축도 없을 것이다. 이런 기적이 이 땅에 일어날 것이다. 곧 일어날 것이다.” 요컨대 자아탐구와 실현 그리고 인간의 가능성을 전제로 이처럼 정립한 소설철학을 바탕으로 창작된 최근미국소설이 불가사의한 위력을 발휘하여 지금까지 인간의 실존을 억압하고 왜곡시켰던 이원론으로 인한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려한다.
이와 같은 인간과 소설의 정의 못지않게 실존의 정의도 우리가 활력이 넘치는 자유스럽고 창조적인 삶을 살 수 있느냐 없느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실존을 어떤 위상에 두느냐, 다시 말하면 실존이 이념과 종교보다도 더 우선시되어야하느냐, 아니면 이념과 종교가 실존보다 더욱 중요시되어야하느냐에 따라 삶과 소설창작 목적도 확연하게 달라진다. 그런데 최근미국소설철학은 실존을 이념과 종교보다도 더욱더 중요하고 성스러운 실재로 우선하여, 실존이 이념과 종교에 의해 어떤 형태로든 절대로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고 갈파한다. 도망가라, 토끼야(Rabbit, Run)의 등장인물, 스미스(Smith)할머니가 주인공, 해리 앵스트롬(Harry Angstrom)에게 삶이 가장 소중하고 성스러우며 절대적이라고 역설한다: “해리, 삶 - 그것이야말로 네가 가지고 있는 전부이다. 삶은 [조물주의] 신비스러운 선물이다. 나는 어떻게 우리가 이 선물을 활용해야하는지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삶이 우리가 [조물주로부터] 얻은 유일한 선물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또한 삶이 [가장] 좋은 선물이라고 굳게 믿는다.” 이 선물이 이념, 종교, 제도, 그리고 국가에 의해 왜곡되어서도, 훼손되어서도, 더욱이 파괴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따라서 삶이 가장 소중하고 절대적이라는 철학이 모든 사람의 적극적인 인정과 지지를 받아야한다. 또 이 소설철학은 신체와 그 고유한 기능을 최우선으로 강조하여 신체억압과 학대 그리고 도구화와 상품화를 금기시한다. 요컨대 온전한 삶과 신체보존이 최우선이라는 주장이 최근미국소설철학의 핵심이다.
지금까지 기술한 최근미국소설에 구현된 인간, 소설, 그리고 실존의 정의가 저자의 삶과 최근미국소설 연구방향과 목표설정에 왜 그리고 어떻게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가를 밝히기 위해 어둡고 우울했던 소년기와 청년기 그리고 교수생활 초기, 그리고 그 다음과 정년퇴직 후의 삶을 서술하고자한다. 이 삶의 서술은 사실주의, 모던이즘, 포우스트모던이즘, 그리고 포우스트-포우스트모던이즘 소설주인공의 실존에 상응한다. 부연하면 저자는 사실주의소설주인공처럼 사회의 피해자로 삶을 시작하였고, 모던이즘소설주인공처럼 고독감과 소외감에 압도당하기도 했지만, 포우스트모던소설주인공이 지닌 고군분투정신을 본받아 역경을 극복하고 홀로 생존하면서 미진하지만 최근미국소설 연구로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계발하여 발휘했으며, 지금은 포우스트-포우스트모던소설주인공을 귀감으로 삼아 가능한 한 매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려는 의식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저자는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출생하여, 1943년에 농촌 소재 초등학교에 입학하였지만 어린 나이에 허기를 면하고 공부보다도 노역에 시달리다가 3학년 때 해방을 맞았다. 모든 국민이 해방을 맞아 감격과 환희에 휩싸인 채 이제 독립국가를 건설하려고 염원했지만 미군과 소련군이 38선을 경계로 주둔한 바람에 직면한 조국분단과 군정통치로 인해 그 염원은 일장춘몽으로 끝났다. 조국분단과 군정통치는 우리가 자주적으로 일제식민지통치에 종지부를 찍지 못하고, 외세에 의한 해방의 비극적인 결과로 인한 불가항력적 결과였다. 모든 국민의 환희와 염원을 한순간에 비애, 좌절, 그리고 절망으로 돌변시킨 비극적인 조국분단과 군정통치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조국과 국민보다도 자기명분과 실리를 더욱더 중요시했던 개화파와 척사파의 첨예한 대립과 반목으로 일제에 조국을 강탈당한 산물이었다. 그러므로 해방 후에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은 합심하여 하루빨리 이를 극복하고 국력을 배양하는 최선책을 모색하려고 최선을 다하면서 국민을 일치단결시켜야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지도자들은 이 당위성을 무시하고 부정했다. 그들은 자아성찰,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 그리고 국제정세파악에 최선을 다하려는 의지와 실천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기명분과 실리추구에만 열중했다. 그들은 무엇보다도 국제정세에 무지하여 조국분단과 군정통치에 슬기롭게 대처할 통찰력과 자구책이 없었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무지와 통찰력 결여로 인해 일단 수용했어야하는 조국분단과 군정 그리고 신탁통치에 맹목적으로 반대만 하였고, 이를 평화적, 합리적으로 극복할 방안을 모색하려하지 않았다. 더욱이 그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군정과 협력하여 문맹을 퇴치하고 향학열을 고조시키는 교육을 최우선과제로 삼고, 국력배양을 도모하면서 앞으로 건설할 국가의 백년대계를 세워야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소위 지도자라는 위인들은 국민의 안녕은 안중에 없고 오로지 자기명분과 실리추구에 따라 반탁과 찬탁 그리고 단독정부수립 여부로 양분되고 분열되어 해방정국을 만신창이로 돌변시켰다. 그들은 이렇게 민주주의 대 공산주의신봉자로 양분되어 반탁과 찬탁으로 서로를 적대시했다. 이 뿐만 아니라 그들은 이념대립으로 우리 고유의 가족, 마을, 그리고 지역공동체를 파괴하면서, 인간실존에 가장 소중하고 필수적인 사랑, 배려, 신뢰, 존경, 학문, 그리고 생명존중을 경시하고 부정했다. 게다가 그들은 이념의 포로가 되어 상대편을 제압하기 위해 인륜을 저버리는 만행을 용인하고 부추겨 부자가 대립하여 싸우게 하고, 학생이 스승을 폭행하게 부추겼다. 이런 살벌한 여건에서 우파지도자들은 함께 중지를 모아 국민과 국가의 밝은 미래를 설계하겠다고 약속하기보다는 단독정부수립 여부로 분열되어 이전투구하면서 반대진영인사들을 서슴없이 암살하고 살해했다. 반면에 좌파지도자들은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 미군정을 타도의 대상으로 과소평가하고 선동과 폭동으로 제압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불법행위자와 파괴분자로 낙인찍혀 탄압을 받게 되자 지하로 잠적하여 폭력을 행사하거나 월북했다.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한 양진영은 미국과 소련의 지원을 받아 남과 북에 완전히 다른 형태의 정부, 즉 민주주의 대 공산주의정부를 수립했다. 이렇게 남과 북에 정부를 수립한 지도자들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불법체포와 구금, 고문과 고문치사, 그리고 살상행위를 자행했다. 이 지도자들은 자기노선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앞으로 사회와 국가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할 수 있는 매우 유능하고 탁월한 학자들을 비명횡사시켰다. 이보다도 우리에게 더욱더 비극적이고 불행한 일은, 북이 6ㆍ25전쟁을 일으켜 적화통일을 실현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고, 이에 대응하는 반격으로 통일을 이루겠다고 남은 꿈을 불태웠지만 양쪽 모두 외세의 개입으로 도저히 치유할 수 없는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 그리고 국토황폐화라는 상처만 남기고 무산된 사실이었다. 이처럼 분단된 조국의 양진영지도자들은 동족으로서 상대편을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공존과 통일을 도모하려고 노심초사하기보다는 오히려 외세에 의존해서라도 상대편을 제거하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하자, 권력장악과 정권유지를 위해 국민을 대립, 분열, 그리고 적개심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 뿐만 아니라 그들은 오로지 자기명분과 실리추구에 집착하여 인간실존에 필수적인 기본욕구와 염원 그리고 인권과 생명을 경시하고 부정하는 만행을 서슴없이 자행했다.
저자는 온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했던 미군정과 일부 우파지도자들이 반대편을 적대시하고 이전투구하면서 수립한 단독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려고하기보다도 오히려 무자비하게 자행한 인권탄압, 그리고 이념대립의 소용돌이를 겪었던 한편, 북한이 남침한 6ㆍ25전쟁의 고초와 시련을 겪는 와중에서 어둡고 울적한 소년기를 보냈다. 일제식민지시대에, 뿐만 아니라 해방 후에도 재미있고 즐겁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들은 적이 별로 없었고, 이념대립으로 가족, 친척, 그리고 지인들에게 불의에 일어난 청천벽력의 슬프고 마음 아픈 소식들을 더 많이 들었다. 이런 비보를 들으면서 세상을 비관적, 부정적, 소극적 시각에서 보는 성향이 굳어졌을 것이고, 이로 인해 자기세계는 심리적으로 더욱 위축되어 점점 더 작아졌을 것이다. 낙관적, 긍정적, 적극적 실존에 필수적인 저자의 진취적 기상, 개척정신, 그리고 정면 돌파의지는 강인하지 않았다. 따라서 꿈과 포부를 갖기보다는 불안, 불안정, 그리고 빈곤에 시달렸다. 현실이 너무나 각박해서 미래를 생각할 여유가 없었으며, 이런 황무지 같은 세상에서 순간적이라도 해방되기 위해 책을 읽고 싶어도 도서관이 없었다. 가능성과 잠재력을 계발하여 자아를 성숙시키지도 못했다. 위정자들은 “국가정책의 궁극적 목적은 개개인이 자신의 천부능력을 최대한으로 계발할 균등한 기회의 보장과 확대에 있다”는 철학을 몰랐고, 설령 알았다할지라도 이보다도 더욱더 시급하고 긴박한 국방과 경제과제가 그들을 압박했을 것이다. 이런 시대적 역경 가운데서 예민한 자의식으로 인한 큰 고민이나 고통 없이 다만 어떤 의미에서 사실주의소설주인공처럼 사회의 피해자이지만 무사히 성장할 수 있었음은 천만다행이었다. 이런 행운은 저자의 능력보다는 가족애, 우정,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도움, 사랑, 그리고 배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 저자보다도 더 궁핍하고 비극적인 삶을 사는 학우들과 선후배들에 비해 더 안정된 실존에서도 언제나 공허감과 허무감을 느꼈다. 그것은 억압적이고 부패한 사회로 인하여 저자가 순진한 생각과 양심 속에서 소망하고 기대했던 세계와는 너무나 큰 괴리를 느낀 나머지 삶에서 자신감, 안정감, 그리고 성취감을 가질 수 없고 수시로 불안감, 무력감, 그리고 소외감에 압도당하기 때문이었다. 저자는 마치 모던이즘소설주인공처럼 사회에서 격심한 소외감과 고독감을 느끼면서도 그 주인공이 결행했던 현실도피와 자기보존을 도모할 수 있는 능력도 용기도 갖지 못했다. 그래서 1955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실에 순응하여 거주지에 있는 국립대학에 진학했다.
6ㆍ25전쟁으로 서울에 집중되어 있던 대학들의 기능이 마비되었기 때문에 대학 분산의 필요성이 절실하여 지방에 국립대학이 설립되었다. 대학진학에서 가장 큰 고민은 취직난 사회에서 졸업 후에 혼자 힘으로 직장을 쉽게 구하려면 어느 대학을 선택해야 하는가하는 문제였다. 하루빨리 직장을 가져 궁핍에서 벗어나야할 뿐 아니라 자립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압도당해 원래 하고 싶었던 분야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독자적으로 직장을 구하는 최선책은 국가가 주관하는 시험에 합격하여 공공기관에 취업하는데 있다는 생각만 했다. 경솔하고 안이하게 고등고시(지금의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판사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법대에 진학했지만 곧 망상에 빠졌음을 깨달았다. 대학에서 수강한 교양과목은 고등학교에서 배웠던 수준보다 낮았고, 처음 접한 형법과 민법은 흥미가 없어 환멸만 느끼면서 1년을 답답하고 지루하고 무의미하게 보냈다. 더욱이 만약 운 좋게 고등고시에 합격하여 판사가 된다하더라도 당당하고 고고한 원칙주의자로서 양심과 양식을 고수할만한 용기와 기백이 없음을 알고 대학선택을 잘못했음을 깨달았다. 이듬해에 새 학년 등록금도 마련할 수 없어 미련 없이 법대를 포기하고, 영어교사가 되려고 중고등학교 준교사자격시험(당시에 교사가 부족해서 고등학교졸업생이면 이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하면 자격증을 얻어 교사가 될 수 있었던 시험)에 응시하려고 영어공부에 열중했다. 1차 시험에 합격했으나 면접에 낙방하여 영어공부를 계속하면서 낭인생활을 하고 있을 때, 한 독지가의 도움으로 1959년에 영어영문학과로 전과하여 다시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재학 중에 준교사시험에 합격하여 시골소재 중학교에 재직하다가 5ㆍ16군사정변 후에 군복무미필로 면직당하게 되어, 1962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별수 없이 대학원에 진학했다. 국가기관 직장만 알고 사설기관에 취업하려는 융통성도 유연성도 없는 고집불통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고집불통 덕택에 1964년에 석사학위를 받고 대학에 직장을 갖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목차


머리말 / 5

1. 최근미국소설 연구목적과 방법 / 7
2. 1960년대: 최근미국소설 입문 / 25
3. 1970년대: 최근미국소설 연구 초기 / 33
4. 1980년대: 최근미국소설 연구 결실 / 83
5. 1990년대: 최근미국소설 연구 전성기 / 133
6. 2000년대: 포우스트모던미국소설 연구 / 267
7. 2020년대: 포우스트-포우스트모던미국소설 연구 / 555

맺는말 / 721
주석 / 723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1800-7327
교환/반품주소
  •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11 1층 / (주)북채널 / 전화 : 1800-7327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