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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쿠스 솔루스 (양장)

로쿠스 솔루스 (양장)

  • 레몽루셀
  • |
  • 문학동네
  • |
  • 2020-10-20 출간
  • |
  • 320페이지
  • |
  • 150 X 210 mm
  • |
  • ISBN 978895467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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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작품을 본 우리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선생은 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던 비밀을 알려주었다.”

총7장으로 구성된 이 이야기는 파리 근교에 위치한 아름다운 빌라 ‘로쿠스 솔루스’의 정원에 화자와 친구들이 모이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곳의 주인 캉트렐은 엄청난 부와 광기 어린 열정을 기울여 다양한 작업에 매진하는 과학자로, 각 장마다 광대한 정원 곳곳에 그가 준비한 일곱 가지 진기한 볼거리가 소개된다.

그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어린아이의 조상彫像과 양각 세 점이 새겨진 벽감이다(제1장). 위로 펼친 아이의 손바닥에는 오래된 식물이 말라죽어 있다. 이 모습을 보고 의아해하는 일행에게 캉트렐은 아프리카 통북투의 여러 부족이 우애의 표시로 흙을 모아 조상을 빚었고, 오랜 세월이 지난 뒤 그 손에서 자라난 식물이 여왕의 지병을 고쳐 왕국에 평화가 찾아왔다는 사연을 들려준다. 이어 벽감 양각에 담긴 이야기, 즉 마찬가지로 한 나라의 위태로운 왕권과 그것을 사수하기 위한 왕의 전설이 이어진 뒤 캉트렐은 다음 장소로 일행을 이끌고, 자리를 옮길 때마다 일행을 맞이하는 기상천외한 광경과 그에 대한 설명이 뒤를 잇는다. 날씨를 정확히 예측해 이동하며 인간의 치아로 모자이크를 만들어나가는 비행기구(제2장). 신비한 용액이 가득찬 다이아몬드 모양 수조와 그 안에서 머리카락으로 음악을 연주하는 무용수, 자유롭게 헤엄치다 머리에 원뿔을 뒤집어쓰고 근육만 남은 당통의 입술을 움직이는 샴고양이, 기포를 내뿜으며 주기적으로 물속을 오르내리는 잠수인형 무리와 그 주변을 돌며 경주를 벌이는 일곱 마리 해마(제3장). 냉기가 도는 유리집 안에서 살아생전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끊임없이 재현하는 시체 여덟 구(제4장). 어린 딸의 죽음에 사로잡혀 풍선인형으로 그 참혹한 순간을 재현하는 한편 특수한 바느질로 배내옷을 만들고 딸의 목소리를 되살려내는 광인(제5장). 무지개새 꼬리에 매달린 채 절대 떨어지지 않는 신비로운 물덩어리, 작은 에메랄드빛 원이 떠오르는 가운데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오는 타로카드(제6장). 피를 뿌려 쓴 글씨로 시를 짓는 닭, 열을 가하면 조금씩 펼쳐져 섬세한 레이스가 되는 금속두루마리(제7장). 눈을 의심하게 하는 광경과 그에 얽힌 이야기가 또다른 이야기를 낳으며 거듭 뻗어가는 가운데, ‘로쿠스 솔루스’의 비밀이 하나씩 눈앞에 펼쳐진다.

치밀한 계산과 무한한 상상력이 결합된
루셀 문학의 진수가 담긴 걸작

루셀의 작품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은 그 치밀함이다. 사후에 공개된 창작론 『나는 내 책 몇 권을 어떻게 썼는가』(1935)에 따르면 루셀은 동음이의에 근거한 언어유희로 작품을 설계했다. 시나 샹송, 광고문구 등 특별한 동기나 이유 없이 무작위로 선택한 문구를 부수고 재조립하여 또다른 문구를 얻어낸 뒤 둘 사이의 간극을 논리적으로 메우는 것이다. 『로쿠스 솔루스』 역시 그 특유의 ‘기법’을 활용한 작품으로, 제2장의 구성이 대표적이다. 먼저 ‘Demoiselle ? pr?tendant(구혼자가 있는 아가씨)’라는 문구를 임의로 선택한 루셀은 ‘Demoiselle ? re?tre en dents(치아로 제작된 기병의 달구)’ ‘pr?tendant refus?(거절당한 구혼자)’ ‘r?ve us?(희미한 꿈)’을 얻어낸다. 이 재료들은 하늘을 나는 달구와 그것이 제작하는 치아 모자이크의 소재, 즉 어느 기병이 남작부인에게 접근하려다 실패한 뒤 의미심장한 꿈을 꾼다는 가상의 설화로 재탄생한다. 이러한 작법을 두고 당대의 시인이자 비평가 로베르 드 몽테스키우는 “일견 풀 수 있을 법하지 않은 사실 방정식을 제시하고 이론의 여지가 남지 않도록 명쾌하게 풀어나가는 대수적 정렬”이라 표현했으며, 이렇게 철저히 이성과 논리에 근거해 탄생한 발명품과 수집품의 묘사 역시 지극히 정교한 기계장치의 매뉴얼을 방불케 한다.

그럼에도 그의 작품에서 무엇보다 눈을 사로잡는 것은 한계 없이 뻗어나가는 상상력이다. 서로 전혀 접점이 없는 문구들을 한 편의 이야기로 논리정연하게 엮어낸다는 형식적 제약 속에서 기예에 가까운 상상력이 발휘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결과였을 것이다. 루셀은 상상과의 조합이 아니라면 현실의 요소는 무엇 하나 작품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원칙하에 언어로만 존재할 수 있는 세계를 구축해냈고, 동시대 초현실주의자들의 맹목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전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도 기항지에서 바깥을 구경하러 나간 일이 없다는 그에게는 스스로 천명하듯 ‘상상력이 전부’였고, 이 작품에 펼쳐진 진기한 볼거리와 사연 역시 모두 그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산소를 내뿜는 액체 ‘아쿠아미칸스’, 서로 접촉하는 순간 강렬한 전기를 발생시켜 사체에 생명을 불어넣는 물질 ‘비탈륨’과 ‘레쥐렉틴’, 각각의 장기에 알맞은 치료제를 분비하도록 신체부위에 호소하는 약물 ‘청원제’, 납작한 몸을 카드 속에 숨기고 둥근 빛과 음악소리를 내보내는 ‘에메랄드충’ 등 어디에서도 보지 못할 존재들이 눈을 사로잡고, 그것을 설명하는 캉트렐/루셀의 극히 이성적인 목소리는 이야기가 지닌 신비한 힘으로 독자를 매혹한다. 프리드리히대왕과의 산책중 자신의 무신론에 회의를 느낀 볼테르, 약장수가 미래를 예견하는 어린 바그너, 이마에 타오르는 빛으로 평생 고통받는 빌라도, 맹렬한 발길질로 염소자리의 위치를 바꾼 아틀라스 등 상상력은 신화와 역사를 가로지르며 무한히 뻗어나간다.

물리학과 화학, 생물학부터 공학에 걸쳐 당대의 폭넓은 성과에 힘입은 정밀한 논리와 그 어떤 작가도 근접하지 못할 상상력이 만나 탄생시킨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은 거창한 대의를 내세우거나 하나의 주제로 수렴되어 그럴듯한 의미를 생산하는 대신, 그 자체로 머무르며 순도 높은 유희의 세계로 독자를 이끈다. 이 책을 옮기고 작가를 연구한 불문학자 송진석이 지적한바, “제시된 텍스트 너머로 해독해야 할 중요한 의미를 상정하는 일이 부질없어 보이는, 아니 어떤 의미 혹은 주제와의 연관도 신경쓰지 않는 듯 보이는 『로쿠스 솔루스』는 그러므로 글쓰기 자체가 하나의 자유로운 모험으로 펼쳐지는 현대문학의 중요한 경향과 합류한다.” 합리주의와 실용주의의 틀을 벗어나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세계를 펼쳐 보이는 루셀의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출구에서 무엇이 기다리는지도 모르는 채 아름다운 미로를 걷는 행위와 비슷할지 모른다. 그 미로 속에서 기꺼이 길을 잃고 헤매며 현기증과도 같은 쾌감에 몸을 맡기는 것이야말로 루셀 문학이 주는 즐거움일 것이다.

그 희한하고 기상천외한 이야기들, 그 정교하고 현란한 이야기들, 그 사랑, 용서, 연민, 집념, 극복을 말하는 이야기들에서 미셸 푸코처럼 지적 자극을 받거나 마르셀 뒤샹처럼 예술적 영감을 얻거나 한 사람의 진지한 독자로서 고도의 정신적 즐거움을 누리는 일은 레몽 루셀이 조성한 경이의 정원 『로쿠스 솔루스』를 여는 이의 기꺼운 몫일 것이다. 송진석, 〈작품 해설〉 중에서


목차


제1장 · 9
제2장 · 31
제3장 · 61
제4장 · 109
제5장 · 215
제6장 · 237
제7장 · 275

작품 해설 | 레몽 루셀의 『로쿠스 솔루스』와 경이의 정원 · 295
레몽 루셀 연보 ·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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