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는 위험해!
어느 봄날 개구리 부부가 알을 낳았어요. 알들은 금세 자라서 올챙이가 되고, 작은 개구리가 되었지요. 그런데 놀랍게도 개구리 형제는 999마리나 되었답니다.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는 개구리 형제들 덕분에 개구리 부부가 살던 연못은 비좁아졌어요. 개구리 가족은 더 넓은 곳을 찾아 이사 가기로 결단을 내립니다.
하지만 어린 개구리 형제 999마리를 데리고 이사를 한다는 건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들판엔 개구리를 한 입 거리로 삼을 뱀이 있고, 하늘엔 굶주린 솔개가 있으니까요.
아니나 다를까, 솔개가 쏜살같이 날아 내려와서는 순식간에 아빠 개구리를 낚아챕니다. 그러자 엄마 개구리가 재빨리 아빠의 몸을 잡고, 아기 개구리가 엄마를 잡고 다른 아기 개구리가 형제를 잡고... 서로서로 꼭 잡습니다.
개구리 가족이 줄줄이 매달린 줄은 기다란 동아줄처럼 이리저리 위태롭게 흔들리고, 개구리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솔개는 마침내 아빠 개구리의 손을 놓아 버립니다.
후드득 후드득 마치 소낙비처럼 땅으로 떨어지고 마는 개구리 가족.
모두가 위태로운 순간. 과연 개구리 가족은 어떻게 될까요?
합치면 커다란 힘
제목부터 재미가 느껴지는 <999마리 개구리 형제의 이사 대소동>은 글과 그림 모두 위트 있고, 유머가 넘치는 책입니다.
999개의 개구리 알이 올챙이가 되고 작은 개구리가 되자 집이 비좁게 느껴져 넓은 곳을 찾아 이사 가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어린 개구리 999마리를 데리고 이사해야 하는 엄마 아빠는 마음이 조마조마한데, 활기 넘치는 아기 개구리들은 호기심에 단잠에 빠진 뱀을 가져오는 등 사고를 칩니다. 그러다가 아빠 개구리가 솔개에게 잡혀가는 위기의 순간, 가족은 서로를 꼭 잡고 절대 놓지 않습니다. 개구리는, 몸은 작고 힘은 보잘것없지만 모두가 협동하니 천적인 솔개도 이들을 대적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들 하나하나는 미약하지만 작은 힘도 합하면 큰 힘이 되고, 가족이란 위험할 때 서로를 지켜 주는 존재라는 것. 그러므로 그곳이 어디든 가족이 있는 곳이 곧 집임을 유머와 함께 알려 줍니다.
덤으로 999란 얼마나 큰 숫자인지, 아이에게 숫자에 대한 관심을 일깨워 주고, 개구리의 생태도 알게 합니다.
무라카미 야스나리의 그림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더욱 위트 있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그린 듯 단순하고 거칠고 시원스럽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하얀 종이에 초록 점으로 표현된 개구리들, 위험에 빠진 아빠 개구리의 표정과 동작에는 다급하면서도 장난스러움이 극대화되어 표현되고 있습니다. 무라카미 야스나리의 그림은 아이들이 이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