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삶의 현상에 몰입하지 못하고, 삶의 정지된 배후에 마음이 닿아 있다. 남들이 구하는 걸, 구하는 척 부지런 떨다가도 이렇게 하여 무엇을 얻을 것인가 하는 의문으로 맥이 풀린다.
그는 스스로를, 무리에서 이탈한, 살아남기 힘들되 자유로운 하이에나로 인식한다. 성장기에 누나에 대한 열등의식이 무력감을 부채질한 건지도 모른다.
무력감은, 몇 년 전 자기 대신에 죽었다고 믿는 절친한 친구의 기억으로 증폭되고, 유일한 식구인 어머니의 죽음을 맞으면서, 현상에 대한 믿음도 잃게 된다. -
-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