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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위해서 월요일에 죽기로 했다

아내를 위해서 월요일에 죽기로 했다

  • 류현재
  • |
  • 해피북스투유
  • |
  • 2020-12-04 출간
  • |
  • 384페이지
  • |
  • 133 X 203 mm
  • |
  • ISBN 979116479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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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나는 아내를 위해 치밀하게 자살을 계획했는데,
아내는 나를 죽이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다!
발기ㅣ부전에 걸려 우울증이 온 것인지, 우울증이 와서 발기ㅣ부전이 시작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 곧 자살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권근태. 반면 그의 아내 이보라는 반짝반짝 빛나고, 통통 튀고, 열정과 활기로 터질 듯한 매력을 가진 여자다. 그런 보라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그리고 그녀와 비슷한 매력적인 남자가 그녀에게 훨씬 잘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에 근태는 아내를 위해서 죽기로 결심한 것이다.
보라에게,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고 자살하기 위해 여러 시뮬레이션을 해가며 치밀하게 준비를 하고 날짜를 맞췄건만, 내연남 장성수와 공모한 보라는 근태의 자살 며칠 전 근태를 지방으로 유인해 죽일 계획을 세운다. 그것도 근태가 가장 싫어하는 고등어를 이용해서.
근태는 보라와 장성수에게 붙잡혀 있는 동안 지금껏 몰랐던 아내 보라의 모습과 장성수의 비밀을 자연스레 알게 되고, 그로 인해 죽지 않고 반드시 살아야겠다는 새로운 열망이 생긴다.
“내가 죽어준다고 했지, 죽여달라고 하진 않았잖아!”
우울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전하는 웃음과 위로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만 하면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하더니, 공부 열심히 해 좋은 대학만 들어가면 성공한 인생을 살 것처럼 요란을 떨더니, 유명한 회사에만 들어가면, 결혼만 하면 인생은 탄탄대로, 행복이 주렁주렁 열리는 거라고 떠들어대더니, 다 거짓이고 뻥이었다. 순진하게 그들의 말을 믿고 그대로 살아온 근태에게 남은 건, 우울증뿐이었다.
“나도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근태와 결혼 후 보라는 하루 네 시간만 시간제 약사로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게 즐기며 살았다. 보라가 버는 돈도 모두 자신의 자유와 자아실현을 위해 썼다. 근태는 그런 보라를 보며 내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남편이라는 생각에 보라를 더욱더 응원하고 지지했지만 그건 그때뿐이었고, 회사에 가면 뭔가 잘못 살고 있는 것 같은 자책감에 시달렸다. ‘소유욕’ 대신 ‘자유’를 선택한 보라의 삶이 부러웠지만, 회사 동료들처럼 상가 하나 마련해 매달 임대료도 받고 싶고, 해외로 휴가 여행을 떠나 돈도 펑펑 쓰고 싶었다. 그렇게 냉탕과 온탕을 오가듯, 상반된 세계인 집과 회사를 오가는 사이 근태의 자아는 두 개로 분리됐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헷갈리기 시작했다. 회사에서는 보라처럼 살고 싶다 생각하고, 집에서는 회사 사람들의 평범한 욕망을 부러워하게 된 것이다. 집과 회사, 어느 곳에서도 근태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소설 속 근태의 모습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무엇이 다를까?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 중 하나가 ‘우울하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런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이 소설을 완성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아주 잠시라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우울의 그늘에서 벗어나길 기원하면서.

[줄거리]

우울증에 걸린 나는 월요일에 자살할 계획인데, 금요일인 오늘 아내가 갑자기 여행을 가자고 한다. 나는 내 인생 마지막 시간을 여행으로 보내고 싶지 않지만 아내와 첫 여행을 갔던 거제도가 목적지라는 말에 아내를 따라나선다. 그런데 그곳에는 배드민턴 동호회에서 아내의 파트너인 장성수가 이미 와 있다. 두 사람은 자타가 공인하는 환상의 복식조.
나는 그제야 그들이 그동안 배드민턴만 같이 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내연의 관계인 두 사람은 나를 죽일 목적에 이곳으로 유인한 것! 충격적이긴 하지만 배신감이 들거나, 화가 나지는 않는다. 난 평소에도 나보다는 장성수가 내 아내에게 더 잘 어울리는 남자라고 생각했었고, 수컷 중의 수컷인 장성수 같은 남자와 아내가 결혼을 했더라면 더 행복했을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며칠만 기다리고 있으면 내가 알아서 죽어줄 텐데, 굳이 이런 수고를 하는 두 사람이 좀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내 말을 믿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왜 우울증에 걸렸고, 월요일 아침에 우리 부부가 살고 있는 19층 아파트에서 투신할 계획을 세웠는지까지 세세하게 설명하고, 설득하지만, 그들은 요지부동이다.
내가 정말 자살할 생각이었으면 어차피 죽는 거,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니 그들이 하는 대로 고분고분 따르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지만 나 또한 그건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들이 날 죽이려는 방식을 도저히 수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생선을 팔았던 부모 때문에 고등어 트라우마가 있다. 그래서 고등어도 먹지 않고, 고등어가 사는 바다도 좋아하지 않는데 그들은 나한테 고등어 기름을 발라 대구 밥으로 줄 계획이란다! 세상에 사람을 죽이는 수많은 방법이 있는데 왜 하필 그거냐고! 그것도 내 트라우마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보라가 어떻게 그런 계획에 동조할 수 있냐고!
우울증에 걸려 무기력, 무의욕, 무감정으로 딱딱하게 굳어 있던 내 마음속에서 비로소 살아야겠다는 욕구가 꿈틀거리며 생겨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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