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은 협화여!
협화의 세상을 꿈꾸는 필봉굿의 이야기
유네스코 등재(2004년) 이후로 ‘농악’이라고 통칭하게 되었지만, 필봉마을에서는 주로 ‘굿’이라고 부른다. “굿 치자”라고 하고 “굿 논다”라고도 한다. 좋은 구경거리가 있으니 함께 가자고 할 때도 “굿 구경 가자” 권한다. 이렇게 필봉마을에서 굿은 다양한 시공에서 복합적인 의미로 소통을 충족시키며 사용된다.
이들은 소년 시절부터 제 키에 맞게 제작된 지게를 지고 소 꼴을 베러 가곤 했다. 이때 풀 베는 일보다 꼴지게를 장구나 북 삼아 작대기 장단 치는 일을 먼저 했다. 그렇게 신명이 무르익어갈 때 누군가가 “야, 인자 우리 꼴 비러 가야 혀”라고 일러주어야만 제때에 제 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마을 어른들이 조직적으로 꼴베기 풍장을 했다면, 그들은 그들 나름의 꼴베기굿을 의식으로 치른 셈이다. 이제 그들은 지게와 지게 작대기 대신 쇠와 쇠채, 부포, 더거리, 삼색띠를 필봉마을 사람이라는 징표로 지니며 함께 세월을 지나고 있다.
이 책은 선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필봉굿을 보존하기 위해 필봉마을굿축제를 벌여 다양한 시도를 하고, 축제를 시작한 첫해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굿을 주제로 한 학술세미나를 진행하며 성찰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임실필봉농악보존회가 엮어낸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굿, 농악에 대해 한층 더 이해하고, 필봉굿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들의 순수한 열정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임재해 안동대학교 민속학과 명예교수
이보형 민속음악학자,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권오성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사)동북아음악연구소장
전지영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학과 교수
김동원 원광디지털대학교 전통공연예술학과 교수
양옥경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학과 강사
진재홍 임실필봉농악 이수자
임태영 국립무형유산원 학예연구사
양진성 임실필봉농악 보유자, 원광디지털대학교 전통공연예술학과 교수
최예령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학생
문찬기 경희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