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한 권이 세상 사람들이 인륜의 근본인 효제孝弟라는
전통적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길 바라며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세상에 내어놓는다.
이 책을 마주하게 되면 효제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서서히 움트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
"본립도생本立道生, 근본根本이 바로 서야 도道가 생긴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소위 군자가 없고, 원로가 없고, 어른이 없다.
온통 시끄러운 싸움박질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이는 효제孝弟라는 인仁의 근본이 무너졌기 때문이 아닐까?
<소박한 어버이 삶을 고이 간직하다>의 엮은이는 어버이의 삶을 고이 간직하고 기리는 데서 인(仁)의 근본인 효孝와 제弟가 비롯된다고 굳게 믿는다. 이런 신념에서 그동안 엮은이가 단칸방에서부터 시작하여 지금 현재의 집으로 8차례 이상 이사하면서도 정성스럽게 보관하고 간직하였던 어버이의 삶과 관련된 소박한 모든 유물을 분류하여 이 한 권의 도록圖錄으로 정리하였다.
공자께서는 “군자는 근본에 힘써야 하며, 근본이 바로 서야 비로소 도가 생기며, 부모에 효도와 형제간의 우애와 공경이 인의 근본이다(君子務本 本立道生 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라고 하셨다. 오늘날 우리 사회를 보면 모든 부분이 혼란스럽다. 군자가 없다. 어른이 없다. 이는 효제(孝弟-부모에 대한 효도와 형제에 대한 우애를 통틀어 하는 말,)라는 전통적인 가치관, 예의와 상식 등이 급격히 무너져 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효孝는 어버이를 잘 섬기는 일로 인륜의 근본이다. 제弟는 형제에 대한 우애와 공경을 말함이다.
따라서 엮은이는 아직도 효제라는 전통적 가치관이 낡았다거나 내버릴 구시대의 유물이요 문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부문은 더욱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효는 어버이의 삶을 소중히 간직하고 기리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효를 바탕으로 형제자매간의 우애와 공경의 마음이 생길 것이다. 이러한 효와 제의 근본정신 없이 이웃에 대한 사랑 즉 인仁의 마음이 생길 리 만무하다. 효제가 기본이 깔린 사회가 되어야만 진정 위정자들을 비롯한 지도자들이 더 맑고 투명해질 것이란 확신한다.
<소박한 어버이 삶을 고이 간직하다>는 엮은이의 서재인 청송재靑松齋에 보관 전시하고 있는 어버이의 유품과 친인척 기증품 그리고 수집 소장품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도록의 주요 특징은 아래와 같다.
1. 어버이의 어린 시절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남기신 모든 사소한 유품들까지 정리하여 도록을 만들었다. 제법 귀중한 유품도 있고, 생활문서 같은 사소한 것도 있다. 이러한 유품은 다른 이들이 볼 때는 사소하다고 치부할 것이나 엮은이나 엮은이 가족들에게는 무한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2. 100년 이상 된 유물들도 있지만 대부분 70년 전~30년 전의 것이 대부분이다. 엮은이도 아버지 유품들은 한문이라 어머니 유품들은 옛 한글이라 별도의 해석이 필요할 정도로 우리나라 전통문화가 제대로 전승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느낀다. 그러니 현대를 살아가는 장년의 도시인들은 아마 구경조차도 하지 못한 것들이 대부분이리라.
3. 어머님이 보유하신 옛 한글 사향곡思鄕曲이나 서간문은 제작연도가 고증되지는 않았으나, 사향곡의 옛 한글 필체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는 사향곡 2편의 글씨체보다 훨씬 유려해 보인다. 사향곡과 서간문은 별도로 연구 의뢰하여 번역하여 보관할 예정이다. 제법 귀중할 수도 있다는 것이 엮은이만의 생각인지 모르겠다. 사향곡과 서간문 이외 어머님이 쓴 옛 한글 제문이 5점이 있다. 여성들이 옛 한글로 쓴 제문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하며 사돈지 수십 점이 도록에 올라 있다.
4. 이외에도 수집한 조선시대 명인들의 한문 간찰 20여 점과 동서양화 수십 점과 서예 작품 몇 점과 도자기 몇 점이 어버이 유품과 함께 도록을 구성하였다. 이 중에는 친구와 지인이 기증한 사소한 작품이라도 귀하게 보관하여 전시하고 있는 작품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