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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갑니다 (양장)

미술관에 갑니다 (양장)

  • 미리엄엘리아,에즈라엘리아
  • |
  • 열화당
  • |
  • 2021-03-05 출간
  • |
  • 52페이지
  • |
  • 108 X 171 mm
  • |
  • ISBN 9788930106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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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오래전 교과서 속에 나란히 등장했던 ‘철수’와 ‘영희’를 기억할 것이다. 그 세대가 아니더라도 광고나 패러디 작품 등을 통해 이름과 해맑은 얼굴은 친숙할 정도이니, 한국의 어린이상을 대표하는 캐릭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국에도 이같은 주인공들이 존재한다. 세계적인 출판사 펭귄 랜덤 하우스(Penguin Random House)의 브랜드 레이디버드(Ladybird)에서 1964년부터 출간해 인기를 끌었던 클래식 아동 도서 시리즈의 ‘피터’와 ‘제인’으로, 그들의 일상을 통해 아이들이 핵심 낱말들을 배우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에 번역 출간된 『미술관에 갑니다(We go to the gallery)』에는 이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아이들 ‘존’과 ‘수전’이 등장해, 엄마를 따라 전시를 관람하면서 현대미술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모범적이고 단란해 보이는 이 세 가족의 대화가 심상치 않다. 섹스, 성기, 페미니즘, 신의 죽음, 벤처 자본가, 서구 문명의 악취, 전쟁과 피 등, 어린이 책에 좀처럼 등장하기 어려운 주제들이 난무한다. 대체 이 책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현대미술을 풍자하는 어린이 책?
이 책은 영국의 비주얼 아티스트이자 방송인 미리엄 엘리아(Miriam Elia)가 세운 쇠똥구리 출판사(Dung Beetle Books)에서 선보이는 ‘배움책 시리즈’ 중 첫번째 권이다. 선명한 색채의 삽화와 짧은 대화체로 구성되었고, 책끝에는 본문에 쓰인 낱말 60개를 수록해 교육용 책의 성격을 살렸다. 분량이 적기 때문에 얼핏 가벼운 그림책이라 판단할 수 있지만, 저자가 꾸려 놓은 은근한 풍자와 블랙 유머를 따라가다 보면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저자는 레이디버드 시리즈 형식 자체를 오브제처럼 가져와 하나의 패러디 작품으로 기획했다. 쇠똥구리 로고는 레이디버드의 무당벌레 로고가 연상되고, 책의 장정과 구성 방식, 시리즈 번호, 콜라주 기법을 활용한 수채화풍의 삽화 등도 유사하다. 사실 이 책은 꽤 험난한 과정을 거쳐 지금의 판으로 완성되었다. 처음엔 오리지널 레이디버드 시리즈를 콜라주해 아티스트 에디션(2014)으로 소량 출간했는데, 이를 본 팽귄 랜덤 하우스는 저작권 침해라며 책 판매를 금지했다. 엘리아는 등장인물의 이름을 바꾸고 그림을 새로 그려 지금 판본을 완성함으로써 이 작업의 권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 책의 인기를 지켜본 펭귄에서 유사한 분위기로 자체 성인용 패러디물인 레이디버드 키덜트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이 예술가의 아이디어를 역으로 도용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책의 맨 앞과 끝에 수록된 출판사, 시리즈, 저자에 대한 소개도 실제 정보가 아니라 저자가 설정한 가상의 내용이다. 예를 들어, 저자의 출생지나 학력 대신 ‘MSC, RAC, AIDS’ 같은 그럴듯해 보이는 약자를 제시하고(각각 이학 석사, 영국의 자동차 보험회사, 후천성면역결핍증의 약자로, 저자 정보와는 동떨어진 의미이다), 남매 사이이자 공동 저자인 에즈라 엘리아(Ezra Elia)를 “자기혐오와 글쓰기 전문가”로 소개함으로써 학위나 자격 등이 줄줄이 나열되는 세태를 꼬집는다. 또한 5세 미만을 위한 책이라는 설명과 함께,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온전하고 행복하고 모순된 삶으로 미래 세대들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시한다. 이처럼 전혀 조화롭지 않지만 천연덕스럽게 위치해 있는 표현들은 어떤 의도일까. 이 작은 책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침묵하거나 질문하거나
현대미술의 주된 경향인 개념미술(conceptual art)은 완성된 작품보다 작가의 아이디어나 창작 행위 자체를 작품으로 보는 태도로, 저자는 패러디의 형식을 빌려 이를 풍자한다. 주인공 남매 존과 수전은, 엄마를 따라 가상의 전시회 「의미의 죽음 - 영국 현대미술」전에 간다. ‘의미의 죽음’이라는 전시명 그리고 수전과 엄마의 첫번째 대화는 이 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를 암시하는 듯하다.

수전이 물어요.
“예술은 예뻐요?”

“아니.” 엄마가 대답해요.
“예쁜 건 중요하지 않아.”

예를 들어, 종이를 구겨 만든 공(p.11)이나 텅 비어 있는 전시실(p.13)이 미술작품이라는 걸 아이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어리둥절해하며, 머릿속은 마치 텅 빈 작품처럼 백지 상태가 된다. 토끼의 몸을 반으로 나눈 작품(p.29) 앞에서는 토끼의 감정이 “양쪽 다” 그런지 궁금해할 뿐이다. 벌거벗은 채 마주보고 있는 아티스트들(p.19)을 보고는 목욕 시간인 줄 알거나, 고전 명화에 성기를 그린 작품(p.23)을 향해 왜 그림에 남자 성기가 있는지 묻기도 한다. 여기서 엄마는 신체 대상화 시간이라거나, 신은 죽었고 모든 것은 섹스이기 때문이라고 말해 주지만, 아이들의 완전한 이해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이 아이들은 질문이나 침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비명을 지르는 남자를 서툰 스케치로 표현한 작품(p.37) 앞에서 엄마는 울음을 터트리지만 그 감정을 이해할 도리가 없는 수전은 침묵한다. 낙서를 휘갈긴 것 같은 작품(p.21)에 씌어진 “왜 나랑 자고 그냥 갔어?”라는 문장 앞에서 남매는 각기 정반대의 반응(슬프다/우습다)을 보인다. 계속되는 폭포 영상(p.39)을 감상하던 존과 수전은 지루해지기 시작하고, 존은 엄마에게 폭포가 끝나긴 하는 건지 묻는다. 엄마의 대답은 더 심오하다. “아니! 죽음은 환상이니까.” 어디로 튈지 모를 세 가족의 전시 관람은 이렇듯 계속된다.
전시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길, 예술을 보여주어 만족스러운 엄마와 달리, 존과 수전은 기분이 이상하다. 그도 그럴 것이 어떤 작품 하나 예쁘지도, 명쾌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마는 그것조차 ‘현대의 상태’라며 안심시킨다. 집에 돌아온 수전은 모든 걸 명쾌히 알고 있는 듯한 엄마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 “엄마는 예술가예요?” 엄마는 어떻게 대답했을까.

낙관주의와 허무주의의 충돌
엘리아가 『가디언(The Guardian)』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듯, 예술가로서의 그의 시선은 회의적이면서도 동시에 낙관적이다. “저는 현대예술의 철학을 방해하는 무언가를 만드는 걸 즐깁니다. 하지만 제가 하는 작업 역시 현대예술이죠.” 전후(戰後) 영국에서 출간된 레이디버드 아동 도서 시리즈가 보여주는 낙관주의는 현대예술의 허무주의와 유쾌하게 충돌한다. “제가 하는 작업은 이 둘 사이의 격렬한 충돌에 관한 것입니다. 이 충돌이 제 삶의 배경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이 책의 의도는 현대미술의 의미를 부정하고 조롱하려고 하는 데 있지 않다. 어떤 권위와 관습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태도,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생각하려 하지 않는 눈과 머리를 가볍게 흔들어 줄 뿐이다. 엘리아는 영국판 『허프포스트(HuffPost)』와의 인터뷰에서, 이 책의 인기 요인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대미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는 현대미술과 작품을 이야기할 때 종종 내 생각은 틀렸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평가 아닌 평가를 받곤 한다. 아무도 무지하거나 구식이라 느끼고 싶지 않기 때문에 비판적 사고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 다루는 미술작품 대신 우리 주변의 다른 소재나 상황을 대입하고 질문을 던져 보아도 좋다. 세상을 향한 이런 날선 감각을 잃지 않는 것, 그러면서 허무주의로 빠져들지 않고 살아내는 것은 결국 우리 각자의 몫이니까.

마틴 크리드(Martin Creed), 하워드 호지킨(Howard Hodgkin), 윌리엄 턴불(William Turnbull),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와 울레이(Ulay),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 제이크와 다이노스 채프먼 형제(Jake and Dinos Chapman), 데이미언 허스트(Damien Hirst), 리처드 윌슨(Richard Wilson), 시엘 플로이에(Ceal Floyer), 제프 쿤스(Jeff Koons), 레베카 멘데스(Rebeca M?ndez) 등 대표적 현대미술가들의 작품이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이를 알아보고 웃음 짓게 되는 재미도 쏠쏠하다. 현대미술이 낯선 한국 독자들을 위해 옮긴이 주에 관련 작품 정보와 보충 설명을 실어 함께 연결해 볼 수 있게 했다.

※ 편집자 추기: 이 책은 영국 클래식 아동 도서의 형식을 패러디해 현대미술을 풍자하는 책으로, 책에 적힌 소개글처럼 실제 5세 이하 어린이용 책은 아닙니다. 도서 구매시 유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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