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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도 생각하지 않아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

  • 미야베미유키
  • |
  • 문학동네
  • |
  • 2022-01-20 출간
  • |
  • 348페이지
  • |
  • 128 X 188 mm
  • |
  • ISBN 9788954684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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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소시민 가정에 하루아침에 굴러들어온 거금
행운과 불운을 가리는 주사위 놀이의 결말은?

『오늘밤은 잠들 수 없어』 도쿄의 서민가에 살고 있는 평범한 중학교 1학년 축구부원 오가타 마사오의 어머니에게 어느 날 5억 엔이라는 거금이 유증된다. 어머니가 이십대 시절 자취하던 연립주택의 이웃이자 훗날 주식 거래로 큰돈을 번 사와무라 나오아키라는 남자가, 과거에 중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던 자신을 구해준 그녀에게 은혜를 갚겠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남긴 것. 놀라움과 기쁨도 잠시,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가족들은 밤낮없이 취재 공세에 시달리고 주위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신세가 된다. 부부 사이에 불화가 커진 끝에 급기야 아버지가 집을 나가버리자, 마사오는 가장 친한 단짝이자 때로는 재수없을 만큼 박학다식하고 이성적인 장기부원 시마자키 도시히코와 함께 사와무라의 정체를 직접 캐보기로 한다.

때는 1990년대 초반, 일본이 고도성장기와 거품경제기를 거쳐 훗날 ‘잃어버린 십 년’으로 불리는 암흑기를 눈앞에 둔 시기다. 평범한 가정에 일어난 갑작스러운 소동으로 시작하는 『오늘밤은 잠들 수 없어』의 중심에 있는 것은 주인공 마사오와 그의 가족, 친구뿐 아니라 당시 도쿄의 생활상 그 자체다. 실제로 소설의 배경인 후카가와에서 나고 자란 미야베 미유키는 빈부 격차가 서서히 사회문제로 대두하던 시절의 보이지 않는 갈등 양상을 ‘5억 엔 유증 소동’이라는 극적 요소를 앞세워 경쾌한 미스터리 활극으로 풀어내고, 작은 의심과 갈등으로 수습하기 힘든 위기를 맞는 가족의 모습을 통해 애정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로서의 의미를 묻기도 한다. 가정과 학교라는 보호막을 벗어나 주체적으로 의문을 해결하려 하는 마사오의 모습이 전형적인 소년 탐정물의 틀을 넘어 성장물의 감동을 안겨주는 이유다.

평화로운 동네에 드리운 범죄의 암운
호기심도 체력도 왕성한 두 소년이 다시 한번 해결에 나섰다!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 중학교 2학년이 된 오가타 마사오는 남몰래 짝사랑해온 반 친구 구도를 만날 셈으로 여름밤 도심 속 작은 공원에서 열리는 ‘벌레 울음소리를 듣는 모임’에 나간다. 그러나 그곳에서 젊은 여성이 시신으로 발견되고, 그 신원이 구도의 사촌언니인 스무 살 모리타 아키코로 밝혀지면서 마사오와 친구들은 다시 예상치 못한 소동에 휘말린다. 아키코가 가정불화로 집을 나온 뒤 일명 ‘회사’라 불리는 미성년자 성매매 조직에 있었으며, 새로 일할 사람을 스카우트할 목적으로 몇 년간 소원했던 구도에게 접근했음이 수사를 통해 드러나자 충격의 여파는 점점 거세지는데……

미스터리의 형식을 지니면서도 두 소년의 좌충우돌 탐정 행세에 미소를 머금게 했던 전작과 다르게, 삼 년 후 발표된 후속작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에서는 미성년자 성범죄라는 묵직한 주제를 다루며 작가의 특기라 할 수 있는 사회문제 고발의 영역으로 한 발 더 깊숙이 들어간다. 인터넷은커녕 아직 휴대전화조차 상용화되지 않았던 시절에 쓰인 작품이지만,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난 청소년들이 일상 깊이 침투한 경로를 통해 범법행위에 손쉽게 노출되는 양상은 지금의 세태와 놀랍도록 겹쳐지며, 자신보다 취약한 입장의 상대에게 심리적 지배를 시도하는 과정도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최근의 범죄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뜻하지 않게 사회의 어두운 면을 접하고 그간 지켜온 우정과 애정을 의심하게 되는 마사오가 맞닥뜨리는 다소 씁쓸한 결말이 어둡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예리하게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인간의 선의를 믿고 지킬 가치가 있음을 꾸준히 설파해온 미야베 미유키의 세계가 주는 신뢰감 덕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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