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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글쓰기

여성과 글쓰기

  • 버지니아울프 ,박명숙(엮음)
  • |
  • 북바이북
  • |
  • 2022-05-20 출간
  • |
  • 584페이지
  • |
  • 130 X 200 mm
  • |
  • ISBN 979119081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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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자기만의 방』이라는 근사한 숲을 알아가는 새로운 방식
가장 정확하고 유려한 번역으로 만나는
버지니아 울프의 ‘여성’ 에세이 일곱 편과 문장들

버지니아 울프 하면 항상 따라오는 수식이 있다. ‘의식의 흐름’, ‘모더니즘의 선구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이런 찬사로 인해 버지니아의 작품들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버지니아를 대표하는 『자기만의 방』을 ‘여성이 글을 쓰려면 자기만의 방과 돈이 있어야 한다’라는 한 줄 요약으로만 생각하고 굳이 읽는 수고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읽지 않았는데도 읽은 기분이 들 만큼『자기만의 방』은 이제 하나의 문학적, 문화적, 사회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 책 『여성과 글쓰기』는 이처럼 버지니아 울프의 이름에 독자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호기심 그리고 기시감이라는 세 가지 감정 모두를 바탕에 두고 만들어졌다.

◈ 정확한 번역, 세심한 역주로 만나는 울프의 에세이와 문장들
- 왜 ‘여성과 글쓰기’인가
이미 넘쳐나는 작가의 책들 가운데서 이 책이 돋보이는 점은 구성과 번역에 있다.
1부에는 페미니즘 글쓰기의 정전(正典)으로 불리는 『자기만의 방』을 시작으로 「여성의 직업」 「여성과 픽션」「소설의 여성적 분위기」 「여성 소설가들」 「여성의 여가」 「여성의 지적 능력」이 실려 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여성’ 에세이로 분류될 수 있는 이 글들은 『자기만의 방』이 어떤 계기와 과정을 통해 세상에 나왔으며 무엇을 이야기하는지와 더불어, 어쩌면 뻔해 보일 수도 있는 사실을 전혀 뻔하지 않게 풀어나간 작가의 유려하면서도 탄탄한 필력을 확인시켜준다. 1부의 에세이 모두가 “여성이란 무엇인가?”와 여성의 삶을 탐구해온 작가의 치열한 진심을 보여주고 있다.
『자기만의 방』이 문학비평과 문학이론의 역사 및 20세기의 페미니즘 운동에서 획기적인 이정표이자 중요한 작품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창작 활동에 요구되는 사회적, 물질적 조건을 독특하고 도발적인 방식으로 탐구하기 때문이다. 울프는 예술작품과 문학작품의 탄생에 필요한 천재성은 사회적, 물질적 여건과는 상관없이 발현된다는 통념에 맞서며 여가(시간), 공간(자기만의 방), 경제적(돈) 독립 같은 물질적 조건을 모든 창작활동에 선행되어야 할 요소로 꼽고 있으며, 여성이 이런 물질적 조건에서 오랫동안 철저히 배제돼왔음을 강조한다.
즉 버지니아 울프가 『자기만의 방』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여성의 글쓰기’를 넘어서는 ‘여성과 글쓰기’, 즉 단지 여성이 글을 쓰는 문제뿐만이 아니라 여성의 삶 자체, 생존과 존재의 문제다. 글쓰기란 결국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는 일이며, 그 치열한 과정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곧 문학이기 때문이며, 이것이 이 책의 제목이 『여성과 글쓰기』가 된 배경이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21세기인 지금도 유효하기에 여전히 버지니아 울프의 다양한 작품이 재조명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많은 독자가 『자기만의 방』을 하나의 관문이자 필독서로 생각해 일종의 의무감이나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에 실린「여성의 직업」이나 「여성과 픽션」 등을 먼저 읽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무엇을 먼저 읽든 『자기만의 방』이라는 근사한 숲을 알아가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방』은 국내에도 이미 많은 번역본이 있고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다. 그중 이 책이 단연 돋보이는 이유는 번역의 정확성과 세세한 해설에 있다. 그간 에밀 졸라, 오스카 와일드, 제인 오스틴, 헨리 데이비드 소로 등 고전 출판을 기획하고 우리말로 옮겨온 번역자 박명숙은 이 책을 구성하고 번역하는 과정에서 국내에 출간된 울프의 주요 번역서를 모두 꼼꼼히 확인해 아쉬운 점과 잘못된 번역을 정정하고 보완했다. 그와 더불어, 세세한 역주를 더해 독자의 이해를 높이고 있다. 고전 애호가들 사이에서 믿고 읽는 번역가로 알려진 박명숙의 정확하고 유려한 번역과 세심한 역주를 통해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과 에세이들을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을 것이다.

◈ 버지니아 울프의 글쓰기 방식이 도드라지는 350개의 문장들
- 원문과 함께 읽으며 의미와 깊이를 되새긴다
2부는 1부와는 전혀 다른 구성을 선보인다. 버지니아 울프의 장편소설, 일기, 편지, 에세이 등에서 작가의 글쓰기 정수를 보여주는 문장들을 원문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원문과 유려한 번역문을 함께 읽음으로써 그 맛과 의미를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그 문장들 속에서 훗날 『자기만의 방』이라는 꽃으로 활짝 피어나게 될 페미니즘의 싹이 움트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이 책이 지닌 또 하나의 특징이다.
엮고 옮긴이 박명숙의 말처럼 “버지니아 울프가 종종 즐기면서 읽기에는 다소 어렵고 난해한 작가로 여겨지는 데는 작가의 대표적 문학적 특성인 ‘의식의 흐름 기법’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그녀의 글은 “플롯을 따르는 글이 아니라 리듬을 타는 글”이다. 이는 당시로선 매우 실험적인 글쓰기이자 서술 기법으로 받아들여졌고, 이처럼 현대적이고 새로운 방식은 독자에게 파격적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많은 독자가 시간의 흐름이 아닌 의식의 흐름에 따른 서술법을 따라잡으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종종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 박명숙의 말대로 그것은 종종 일종의 “정신적 멀미”를 유발하기도 한다. 2부에서는 이런 독특한 서술 방식으로 인해 번역이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는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들을 과감하게 원문과 함께 실음으로써 독자가 더욱 능동적으로 작품들에 다가가도록 하고 있다.
장편소설로는 『출항』 『밤과 낮』 『제이콥의 방』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올랜도』 『파도』 『세월』 『막간』의 문장들이 실려 있다. 이 중 『댈러웨이 부인』『등대로』 『파도』는 이야기 흐름 속에서 각기 다른 의식들이 뒤섞이는 특징이 두드러져 독자에게 특히 난해한 작품으로 느껴지는데, 그러한 특징이 담긴 글의 일부를 문장들로 만나봄으로써 작품 분위기와 등장인물, 메시지 등을 미리 접하는 기회가 되며, 이미 읽은 독자에게는 되짚어보는 계기를 선사준다.
일기와 편지에서 선별한 문장들에서는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작가의 집필 과정, 글쓰기와 출간과 관련한 울프의 마음 상태를 생생하고도 은밀하게 엿볼 수가 있다. 마치 버지니아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듣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유명해지거나 위대해지지는 않을 것이다”라면서도 독자의 반응과 언론 평가에 마음 졸이는 모순적이고 복잡한 작가의 마음은 이 대작가 역시 보통 사람과 마찬가지로 생을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타인의 평가와 자신의 신념 사이에서 끊임 없이 흔들렸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좋은 문장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 같아”라는 버지니아의 말처럼,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삶의 진수를 보여주는 강력하고 다채로운 350개의 문장들을 마치 한 편의 시나 독립된 글처럼 읽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 한 권의 책이 버지니아 울프라는 방대한 세계를 모두 보여주지는 못한다 해도 그 세계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하게 하고, 첫걸음을 성큼 내딛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버지니아 울프의 획기적인 발견, 『자기만의 방』과 문장들

1부 『자기만의 방』과 여섯 편의 에세이
Ⅰ 자기만의 방
Ⅱ 여성의 직업
Ⅲ 여성과 픽션
Ⅳ 소설의 여성적 분위기
Ⅴ 여성 소설가들
Ⅵ 여성과 여가
Ⅶ 여성의 지적 능력

2부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들
Ⅰ 버지니아 울프, 나는 누구인가
Ⅱ 버지니아 울프의 장편소설
Ⅲ 『자기만의 방』과 그 밖의 에세이
Ⅳ 버지니아 울프의 일기
Ⅴ 레너드에게 남긴 버지니아의 마지막 편지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들’에 인용된 저작들
버지니아 울프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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