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금아 피천득 서거 15주년을 맞아 펴낸 피천득 전집 -(1)시집 (2)수필집 (3)산문집 (4)번역시집 (5)번역집-셰익스피어 소네트 (6)번역 단편소설집 (7)번역 이야기집
피천득 문학 전집(6) 번역 단편소설집- 큰 바위 얼굴 : 제6권은 외국 단편소설 6편의 번역집이다. 이 단편소설 번역은 해방 전후 주로 어린이들과 청소년을 위한 것으로, 피천득은 일제강점 초기부터 특히 어린이 교육에 관심이 높았다. 피천득은 새로운 근대민족 국가를 이끌어갈 어린이들을 제대로 가르치는 일, 특히 문학으로 상상력 함양교육을 강조했다. 1908년 최남선의 한국 최초 잡지 《소년》이 창간되었고, 1920년대부터 소파 방정환의 글을 비롯해 많은 문인이 아동문학에 참여하였다. 이 6편 중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과 〈큰 바위 얼굴〉은 개역되어 국정 국어교과서에 실렸다.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일부 단편소설의 서양어 원문 텍스트를 부록으로 실었다.
피천득의 삶과 문학의 매력은 동양과 서양이라는 옷감으로 만든 아름답게 접힌 ‘주름’ 속에 있다. 이 주름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금아 글의 문향(文香)을 맡을 수 있다. 피천득은 중국고전시인 도연명, 두보, 이백의 한시를 좋아했고, 셰익스피어의 시와 극, 영미 낭만주의 시들, 20세기 일본 낭만파의 짧은 시들, 그리고 1920~30년대 만해 한용운, 소월 김정식, 정지용, 노산 이은상의 민족적 서정주의 시를 많이 읽고 영향을 받았다. 이런 시인들과의 조우 속에서 피천득 문심(文心)에 독특한 예술적 배합이 일어났다. 서양의 열정적인 낭만주의에 경도된 감정과 언어가 동양의 고아한 고전주의에 의해 절제의 묘를 얻었다. 한시의 정형성, 일본 하이쿠의 단형성도 한몫 거들고 있다. 피천득 문학의 속살은 말림이 없는 밋밋한 단색치마가 아니라 접힘의 다홍색 주름치마의 기운이 감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