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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종착역

찬란한 종착역

  • 앙투안볼로딘
  • |
  • 워크룸프레스
  • |
  • 2022-05-19 출간
  • |
  • 464페이지
  • |
  • 125 X 210 mm
  • |
  • ISBN 9791189356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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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이미 무너진 세계

“프랑스 작가 앙투안 볼로딘이 쓴, 인류와 문명이 종말을 맞은 어느 먼 미래 시베리아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 책 말미에 수록된 「용어 설명」 도입부에서 옮긴이가 정리한 대로, 이 책은 위와 같은 한 문장으로 우선 간략히 소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장을 좀 더 확장해 보자. 앙투안 볼로딘은 프랑스 작가이지만 러시아 문학의 영향이 역력해 보이는 소설을 쓰고, 소설 속에서 인류와 문명이 종말을 맞은 어느 먼 미래는 오늘날 전쟁과 각종 위기에 처한, 멸망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의 근미래로 읽힌다.
『찬란한 종착역』에서, 세계는 무너져 있다. 핵 사고로 인해 앞으로 1만 년은 거주 불능 상태가 된 아포칼립스. 구소련의 붕괴 이후 공산주의에 대한 재시도로 수립되었던 제2소비에트연방의 수도 오르비즈가 몰락하면서 문명의 마지막 보루가 무너진다. 이곳에서 탈출한 삼인조 탈영병 엘리 크로나우에르, 바실리사 마라시빌리, 일류셴코는 방사능의 타격을 받아 죽어 가고 있다. “미래를 단념하고 방사능에 오염된 무인 지대, 공백 구역, 적으로부터도 모든 희망으로부터도 멀리 떨어진 곳으로”(17쪽) 향했던 이들은 죽어 가는 서로를 지키겠다는 일념 아래 다시 ‘찬란한 종착역’으로 향한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찬란한 종착역’은 소설 속에서 소련의 집단농장 체계이자 자치 공동체인 콜호스 중 한곳의 이름이다. ‘찬란한 종착역’은 한 인물이 지배한다. 변덕스럽고 위험한 샤먼이자 한때 작가였던 수장 솔로비예이는 주변의 존재들을 통제하고 조종하려 한다. 사람들의 정신세계에 불현듯 출몰해 마구 휩쓸고 돌아다니며 자신의 말을 주입하는 이 뒤틀린 영웅의 침입과 감시 아래, 특히 그의 세 딸들이 괴로움을 겪는다. 한편 방사능의 영향을 받지 않고 몇백 년간 살아갈 수 있는 유전적 성향을 타고난 몇 명이 있다. 그중 대표적인 불멸의 노파 우드굴 할머니는 솔로비예이의 전 부인이자 동지로, 그와 비극적으로 헤어졌다가 ‘찬란한 종착역’에서 재회한 사이다. 노파는 이 콜호스의 높은 곳에 위치한 핵폐기물 보관 창고에서 원자로가 깊이 파고 들어간 수직갱을 관리하며 그 속에 영원히 없애고 싶은 온갖 것들을 던져 넣는 한편 간간이 말을 건네며 암흑을 달랜다. 탈영병들을 대표해 엘리 크로나우에르가 방황 끝에 이 ‘찬란한 종착역’에 닿지만, 그의 돌아올 수 없는 여정은 이곳에서부터 시작한다.

시, 산문, 노래, 꿈, 목소리들

무너져 있는 세계에서, 목소리들이 맴돈다. 산 자들. 죽은 자들. 살지도 죽지도 않은 중간적인 인간들. 보이지 않는, 어쩌면 존재하지조차 않았을지도 모르는. 어긋난 자들. 이상한 자들. 미치광이들. 돌연변이들. 이 모두는 초자연적인 존재인 솔로비예이의 힘 아래, 그의 말 아래 있다.
솔로비예이는 크로나우에르에 이어 만난 탈영병 일류셴코에게 선언하듯 말한다. “콜호스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다. (…) 그건 나와 관련되어 있지. 콜호스는 내 꿈이고, 내가 원하는 만큼 오래 지속될 걸세. 그것은 내가 존재하는 한 지속될 것이고, 그 점에 대해 난 누구에게도 설명할 필요가 없지.”(152쪽) 솔로비예이의 맏딸 한코 보굴리안과 결혼했다가 솔로비예이에 의해 쫓겨나고 그의 ‘침입’으로 아내의 기억마저 영영 잃게 된 알돌라이 슐로프는 솔로비예이가 “자신의 꿈의 비전 하나를 구체화시켜 전부터 존재하던 마을에 이식”했거나, “아니면 혹시 마을 전부가 한 조각 한 조각 그에 의해 창조되었을지도” 모른다고 내뱉는다. “확실한 건, 그가 ‘찬란한 종착역’의 절대적 지배자였단 겁니다. 꿈의 골수까지 그의 손아귀에 들어가지 않으면 누구도 콜호스에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그가 그 안에 들어가 대신 방향을 결정하지 않으면 누구도 자신의 운명과 싸울 수 없었지요. 그는 모두를 일종의 꼭두각시로 변신시키고, 지루함을 덜기 위해 그에게 저항하거나 그를 속이거나 귀찮게 할 수 있는 꼭두각시들도 만들었지만, 결국 모두 그의 손바닥 안이었습니다. ‘찬란한 종착역’은 사실 콜호스가 아니라, 그가 세상이 무너지는 것을 기다리는 동안 하품만 하며 영원을 보내지 않기 위한 극장이었고, 마을에 사는 이들에게는 결코 벗어날 수 없는 더러운 꿈이었죠. 하지만 내가 그걸 깨까지는 한참 걸렸습니다. 나는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한참 후에요.”(203쪽) 엔지니어 바르구진과 결혼했던 솔로비예이의 둘째 딸 미리암 우마리크 역시 탈영병 크로나우에르에게 이렇게 말한다. “‘찬란한 종착역’에서 우린 모두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니에요. 우린 모두 솔로비예이의 꿈들의 조각이죠. 우린 모두 그의 머릿속 시나 꿈의 부분적 조각이에요.”(277쪽)
부분적인 말들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절대 익숙해지지 못한 채 겪어야만 하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끝없이 겹쳐 나간다. 시간의 파편들이 어긋나게 세워 놓은 무너진 세계에서, 누군가의 웅얼거림, 누군가의 시, 누군가의 산문, 누군가의 노래, 누군가의 꿈이었던 이야기가 과거와 미래를 현재로 끌어들이며 끝없는 목소리로 맴돈다. 『찬란한 종착역』에서 말들이 이루는 세계의 모습은 자연히 작가가 써 나가는 글의 거울상과 같다. 볼로딘의 “다른 곳에서 와서 다른 곳으로 가는 다른 곳의 문학”이란 여러 종류의 ‘이상함’을 한없이 수용하고 수없이 다양한 형태로 제시하는 문학일 수 있음의 연장선에서 본다면, 죽음을 향한 공동의 행진, 방랑의 오디세이는 과연 영원히 끝날 수 없다. 제2소비에트연방 시대가 드디어 끝나고 7세기의 공백 이후 타이가의 빈터에 안착해 자급자족하며 살게 된 한코 보굴리안이 어느 날 불현듯 ‘찬란한 종착역’에서의 독서의 기억을 재구성해 자기 안에 남아 있는, 사라진 문학을 재생시키려는 노력을 다시금 꾀하게 되듯이. 앙투안 볼로딘의 평행 세계들이 수십 편의 작품 속에서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끊임없이 변주되고 확장되듯이. 끝이 이미 시작된 세계에서 비롯되는 이야기들이 또 다른 끝을 기다리면서 열려 있듯이.

앙투안 볼로딘 선집

『미미한 천사들』
『메블리도의 꿈』
『찬란한 종착역』


목차


1부 콜호스
2부 수용소 찬가
3부 아모크
4부 타이가

옮긴이의 글
작품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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