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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의 드라이브

그 날의 드라이브

  • 오기와라히로시
  • |
  • 예담
  • |
  • 2010-04-17 출간
  • |
  • 340페이지
  • |
  • B6
  • |
  • ISBN 978895913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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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나, 다시 돌아갈래!”
죽을힘을 다해 달려온 인생길, 차선 변경을 꿈꾸던 어느 날...
우리는 누구나 인생이라는 도로 위에서 자신만의 자동차에 올라탄 운전사나 다름없다. 운전사라고 다 같은 차를 모는 것은 아니다. 작고 초라한 화물차를 모는 이도 있고, 크고 화려한 세단을 모는 이도 있다. 남보다 앞서 목적지에 다다르고자 앞지르기를 하며 위험천만하게 속력을 올리는 자동차가 있는가 하면, 이 길만 따라가면 언젠가 도착하겠지 하는 느긋한 마음으로 여유롭게 제한속도를 유지하며 달리는 자동차도 있다. 운전하는 사람이 제각각이듯 인생길도 다양하다. 잘 닦인 8차선도로가 있는가 하면, 비탈진 고갯길도 있는 것처럼.
누가, 어떤 차로, 어떤 길을 달리느냐는 날 때부터 주어진 본래의 환경이 크게 좌우하겠지만, 어디 인생이 각본대로만 진행되는 영화처럼 만만하겠는가. 예상치 못한 우연과 잘못된 선택에 의해 자동차의 옵션이 높아질 수도, 펑크가 나 도로에 퍼져 있을 수도 있는 것이 인생 역전의 묘미 아니겠는가. 여기, 지금까지 달려온 인생길에서 차선변경을 시도하는 무모한 40대 남성이 있다.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일 수도, 우리 가족의 모습일 수도 있는 이 남자에 주목해보자.

오기와라 히로시 스타일의 유머와 사랑, 그리고 인생이야기
국내에 소개되어 독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소설 『벽장 속의 치요』, 『소문』의 저자 오기와라 히로시가 신작 『그 날의 드라이브』로 다시 국내 팬들에게 찾아왔다. 연이어 새로운 테마에 도전하며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꼽히는 오기와라 히로시. 그가 선택한 이번 작품의 테마는 누구나 한번쯤 꿈꾸고 상상해보았을 ‘인생 다시 시작하기’이다. 이번 소설의 주인공인 노부로는 인생의 모든 기로에서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여기는 40대 평범한 가장.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지금과는 다른 선택을 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 거라 몽상하는데…. 과연 그가 꿈꾸던 진정한 삶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의 가족과는 꿈같은 인생을 꾸릴 수 없는 것일까.
노부로의 상상 속 인생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우리 자신이 꿈꾸는 또 다른 인생도 펼쳐진다. 그때 좀 더 열심히 공부했다면…, 그때 헤어진 첫사랑과 결혼했다면…, 그때 포기한 회사에 입사했다면…, 그랬다면, 그랬다면, 그랬다면….
아쉬움과 의혹이 많이 남을수록 서글픈 인생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어쩌면 인생은 수많은 아쉬움으로 지속되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인생에, 자신의 삶에 의지와 희망, 기대가 있음을 뜻하니까.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단 한 가지가 있다. 한숨과 미련으로 가득한 ‘그랬다면 타령’보다는 지금 현재, 나 자신이 선택해 걸어가고 있는 인생길을 위해 운동화 끈을 단단히 매고 발걸음 씩씩하게 달리는 것이 백배 천배 현명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면, 어디서부터일까
마흔세 살의 마키무라 노부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잘나가는 은행맨이었다. 그러나 지점장에게 단 한 번 불복종한 것을 이유로 좌천을 당하자 호기롭게 사표를 쓰고 은행을 그만두었다. 은행을 그만둔 건 탈락이 아니라 경력 상승을 위한 기회라고 생각하며 외국계 은행이나 생명보험회사의 간부사원 모집 면접을 계속 봤지만, 결과는 참패. 노부로에게는 썩어도 전직 도시 은행맨이라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널린 게 그와 같은 썩어도 전직 은행맨인 듯했다. 무려 5만 명 정도. 대개는 면접에도 가보기 전에 연령제한에서 걸렸다.
그런 그를 받아준 곳은 단 한 곳, 택시회사였다. 그래서 지금은 생계를 위해 택시 운전을 하고 있다. 하지만 순조롭게 출세했던 때의 자존심 때문에 지금의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운과 우연 탓으로 돌리며 신세한탄만 하다 보니 그날의 납입금도 채우지 못하는 우울한 매일을 보내고 있다.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로 원형탈모증까지 생겼다.
가족의 차가운 시선과 자신만 소외된 듯한 외로움에 젖어든 노부로는 20년 전 자신이 걷지 않았던 길을 상상하게 된다. 만약 은행에 취직하지 않았다면, 옛 애인과 결혼했다면, 지금 내 인생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학생 시절 노부로에게는 메구미라는 애인이 있었다. 그리고 출판사에 취직하려던 꿈을 가졌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은행원이 되었고, 사랑하던 애인과 헤어졌다. 20년이 지난 지금, 우연히 메구미가 이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노부로는 그녀가 살았던 동네를 찾아가지만 그녀를 먼발치서 바라보기만 할 뿐 당당히 나서지 못한다.
오늘도 그는 운전을 한다. 그리고 운전을 하면서 깨닫는다. 때로는 길을 헤매기도 하고, 멀리 돌아가기도 하고, 구부러진 길을 가기도 하지만 결코 왔던 길을 되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인생 역시 마찬가지다.
화려했던 과거와 좌절을 말끔히 씻어버리진 못했지만, 지금까지 자신에게 차가운 시선만 보낸다 생각했던 가족에게서 따뜻한 일면을 발견하면서 서서히 현실의 자신을 인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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