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에세이집은 모옌의 『새로 엮은 모옌의 산문莫言散文新編』에 수록되어 있는 59편을 번역한 것이다. 다만 한국어판에서는 독자들이 좀더 체계적으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대체적인 내용에 따라 ‘붉은 수수, 그 고향은 어떻게 내 소설이 되었는가?’, ‘삶을 질투하지 않는 문학, 문학을 질투하지 않는 삶’, ‘다른 세계와 나’, ‘초원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누가 뻔뻔스럽게 계속 살아갈까’ 등 4부로 나누어 『고향은 어떻게 소설이 되는가』라는 제목으로 상권을, 『다른 세계와 나』라는 제목으로 하권을 묶었다.
3부는 ‘다른 세계와 나’이다.
이 부분에서 모옌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현지 사람을 만나고 그곳 문화, 문학과 예술을 접하며 그것을 통하여 세계와 소통하고 있음을 서술하였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똑같았고, 사람들은 어디서나 소박하고 훈훈한 정을 나누며 살아가기에 그래서 이 세상은 아름답다고 보는 것이다.
4부는 ‘초원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누가 뻔뻔스럽게 계속 살아갈까’이다.
이 부분에서는 모옌의 소박한 성격과 인간적인 면을 드러내고 있다. 등단 초기에 지역 간행물을 통하여 차츰차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경력, 검찰관으로 초원을 노래하는 가객 먀오퉁리苗同利의 시에 대한 공감과 그의 문학 세계에 대한 높은 평가, 현직 부서기 정진란鄭金蘭의 업무와 관련하여 저술한 저작에 대한 경의 표시, 문학적 재능을 지닌 작가들의 등단과 발전에 손뼉을 치고 기대하는 것 등은 중국의 문학 발전과 작품 세계의 확장을 기원하는 작가적 소망을 담아낸 글이다.
산둥 가오미 시골 출신으로서 모옌의 겉도는 도시 생활, 그리고 도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이 동화하지 못하고 거리감을 느끼는 이야기, 꼭두각시극을 관람하고 나서의 연상, 인터넷 문학에 참여해본 경험과 개혁개방 이후 현대화 건설 과정에서 나타난 중국 사회 새 풍속에서 탄생한 『술의 나라』 이야기 등에서 모옌의 평소 사색과 생활의 한 단면들을 엿볼 수 있다. 어린 시절에 어머니와 함께 집에서 재배한 배추를 장에 내다 판, 가슴 아픈 이야기도 있고, 초등학교 5학년 때 퇴학당한 학력 이야기도 들어있다. 그러면서 그는 좌충우돌하면서 실수도 하며, 절대 결점 없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독자에게 알려준다.
이 에세이집을 통해 독자는 희대의 이야기꾼 모옌이 풀어놓은 이야기보따리 속에서, 어쩌면 가벼움 속의 무거움, 무거움 속의 웃음, 웃음 속의 애환, 애환 속에서 우리네 삶의 진정성과 치열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