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경 안정구 선생은 본관이 죽산(신)이고 용인 출신이다. 문성공 회헌 안향(安珦) 선생 후손으로 죽산안씨 대교공파종중 중시조인 대교공 신손(信孫)의 14세손이다. 1828년 부친 안종벽(安鍾璧, 성균진사)과 모친 함평이씨 사이에 장남으로 태어나 1852년 25세에 식년시(式年試) 무과급제하였다. 그 후 인차외만호ㆍ훈련원주부ㆍ도총도사ㆍ무신겸선전관ㆍ훈련원첨정ㆍ사천현감ㆍ부호군을 거쳐 정3품 당상관인 통정대부에 오르고, 1879년 충주영장으로 김옥균과 함께 관직을 제수받았다. 1880년 종2품 오위장, 다음 해에는 삭주부사(朔州都護府使, 평안북도)로 부임하였다.
그러나 조선말 혼란기인 와중에 대홍수가 겹쳐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1881년 향년 54세로 순직하였다. 나라에서는 살신성인으로 오로지 백성들과 고난을 함께하다 순직한 우경 안정구 선생의 애민정신을 기리고자, 생가가 있는 고향 용인시 백암면 용천리로 운구(運柩)하여 예장으로 치제(致祭)하며 애도하였다.
이 책에 실린 친필 편지 27인은 다음과 같다. 흥친왕 이재면, 충정공 민영환, 영의정 김병국, 대제학 민태호, 병조판서 김기석, 무위대장 이경하, 서화가 민영익을 비롯하여 민겸호ㆍ김병주ㆍ홍재현ㆍ김흥균ㆍ조신희ㆍ이태용ㆍ민영준ㆍ허습ㆍ이봉의ㆍ박장하 등등... 이들은 철종ㆍ고종 시대를 살았던 관하 백성, 유생, 능참봉, 사사, 현감, 훈련판관, 내금위장, 포도대장, 도승지, 기사장, 시종무관장, 대사헌, 육조 판서, 도총관, 영의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이렇듯 조선왕조 마지막 사대부들의 간찰 모음집은 그들의 유려(流麗)한 필치(筆致)와 서체(書體)의 예술성, 그 내용의 다양성으로 보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도 손색이 없을 만하다. 그 당시 정제되지 않은 일상적 생활상, 꾸밈없는 감정과 시대 상황, 벼슬아치들의 안부와 청탁, 처세 등을 고스란히 알 수 있고, 생활사 연구에도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까지 연구, 발표되지 않은 새로운 인물들도 섞여 있으므로 그들의 인물 탐구에도 기여하리라 본다.
이 책의 특징적인 구성은 다음과 같다.
①간찰문(초서ㆍ행서)을 원형 그대로 스캔받아 게재하여 서체의 예술성을 살렸다.
②원본축소본에 번호를 기재하여 편지의 작성 순서를 누구나 알게 하였다.
③탈초(脫草) 한자에 한글로 독음(讀音)을 달아 한문 공부하기 편하게 하였다.
④간찰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프로필을 진솔하게 기록하였다.
⑤주석을 상세히 기재하여 낱말이나 문장의 뜻을 쉽게 풀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