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인류세 문제가 시급한 지금
‘땅의 윤리’에서 균형의 의미를 깨닫는다
알도 레오폴드의 《샌드 카운티 연감》
경제적 자원으로서의 자연과 정신적 자원으로서의 자연 사이의 긴장 관계가 첨예해지는 시기에 생태학자 알도 레오폴드의 《샌드 카운티 연감》은 인간과 자연의 긴장 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실용적 타협점을 찾으며, 이것은 ‘땅의 윤리’로 이어진다. 자연과 인간이 긴장 관계를 해소하고 서로 지속적인 영향력으로 이어지려면 ‘우리의 지적 중요성, 신념의 내적 변화’가 필요하다. 윤리는 내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철학적이면서 종교적인 지침이며, 땅의 윤리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위한 지침이다.
이 책이 강조하는 땅의 윤리는 현실적이면서 지속적이다. 땅의 윤리는 자연 속에서 존재를 지속할 생명들의 권리, 그리고 적어도 어떤 곳에서는 자연 상태로 계속 존재할 권리를 확실히 인정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자원으로 자연이 쓰이는 것을 용인하면서도, 자연의 생존권을 지속적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 땅의 윤리는 인간과 자연의 합리적인 균형이 가능하다는 믿음이며, 균형을 인간이 합리적으로 받아들이는 실천 철학이다.
기후위기와 인류세라는 말에 익숙해지며 인간과 자연 생태계의 균형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깨졌음을 깨닫는 지금, 땅의 윤리에 대한 믿음과 철학적인 고찰은 지나간 시대의 웅변이 아니라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지침이다.
자연과 인간의 긴장 관계를 넘어
공존과 공생의 길을 찾는다
자연과 인간은 우열을 나눌 수 없는 관계이며, 서로가 함께 공존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이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하고 절실한 윤리이자 지침이다. 알도 레오폴드는 이 가치를 누구보다 먼저 고민했고, 누구보다 먼저 실천했으며,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때 《샌드 카운티 연감》으로 가장 먼저 세상에 알렸다.
환경운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회자되는 《샌드 카운티 연감》. 이 책은 환경보호운동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고전이자 ‘20세기 최고의 환경 도서’로 꼽힌다. 자연을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하는 존재로 바라보았으며, 인간과 환경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경운동의 가장 기본적인 윤리와 지침을 알려준다.
경제적 자원이거나 인간의 소유물로 여기던 자연, 그리고 그 안에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동식물을 우리와 같은 생명 공동체로 바라본 이 책은 자연의 중요성과 환경보호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어떻게 재정립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