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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베스트도서

안중근 평전 황재문
위대한 영웅이면서도 고뇌하는 인간이었다!
실증적 자료들을 집대성해 그려낸 안중근의 모든 것

우리에게 안중근은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사건과 단단히 결부되어 있는 인물이다. 단지 동맹을 맺으며 동지들과 뜻을 모았던 그는 동양의 평화를 위해,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이토에게 총을 겨누었다. 이 역사적 사건은 그를 일약 영웅으로 만들었고, 독립운동 진영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그의 영웅성은 강조하면 할수록 도리어 안중근이라는 인물에 다가가는 데 장애가 되기도 한다. 영웅이라는 호칭이 주는 무게감이 안중근의 실제 삶을 압도할 위험이 있는 것이다.
다행히도 안중근은 이토 저격 후 뤼순 감옥에 수감되었을 때 「안응칠역사(安應七歷史)」를 남겼다.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써내려간 기록 덕분에 우리는 그의 영웅적 행위뿐만 아니라 더욱 총체적이고 다면적인 그의 모습을 조명할 수 있다. 또한 그간의 많은 연구 성과들은 엄밀하게 사실을 파헤치며 실제를 규명하는 실증적 접근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안중근 평전』은 이러한 자료들을 집대성하여 안중근의 어린 시절부터 성장 과정, 이토 저격 사건의 전말 및 재판 과정, 그리고 그의 사후에 벌어진 일들까지를 오롯이 그려내며 안중근을 이해하는 정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 본문 소개

평화를 위해 총을 겨누었던 인간 안중근
엄밀한 사실을 발판 삼아 안중근의 실제에 다가간다


우리 근대사에 등장하는 인물 가운데 안중근만큼 주목을 많이 받은 이도 드물 것이다. 이토가 저격을 당한 것은 당대에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었고, 저격일인 1908년 10월 26일부터 11월 4일까지 이 사건과 관련한 전보만 9만여 통에 이를 정도였다. 이후 안중근은 어린이나 청소년을 위한 위인전에 빠질 수 없는 인물로 자리매김했으며, 박은식 같은 역사학자를 비롯하여 조정래 같은 문인까지 그의 전기를 집필할 정도로 다방면에서 다양하게 조명받았다. 또한 작년에는 안중근 서거 100주년을 기념한 다양한 행사들이 기획되어 새로이 조명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안중근과 관련한 많은 저작들에서는 각기 다르게 기술된 사실들이 간간히 보인다. 그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는 인정하더라도 사실 기술의 차이는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이는 안중근을 영웅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부각될 때 더욱 두드러지게 불거진다. 따라서 이번 『안중근 평전』에서는 그간 이견이 있거나 사실 확인이 덜 된 부분들을 하나하나 비교, 분석해가며 안중근의 행적을 찬찬히 짚어보았다. 이는 안중근의 영웅성을 부인하는 작업이 아니라 엄밀한 사실을 규명함으로써 실제의 안중근에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려는 기획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어린 시절 안중근과 관련한 일화들을 검토해보면 그는 다소 급하고 때론 무모한 성품을 지녔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일상성보다는 특이성이 보이는 일화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훨씬 쉽게 각인되기 때문에 더 많이 전해진 것일 수도 있으나, 절벽에 핀 꽃을 꺾으려다가 목숨을 잃을 뻔한 사건이나 7명이서 수만 명의 동학군을 기습한 사건는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어린 시절 안중근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 빌렘 신부일 것이다. 그는 알자스로렌 출신으로 안중근이 어린 시절을 보낸 청계동의 본당신부였다. 안중근은 빌렘 신부의 복사로 활동하면서 그의 가르침을 받았고, 관계가 늘 원만하지는 않았지만 이 인연은 안중근이 죽음 직전 빌렘 신부에게 성사를 받는 데까지 이어진다. 또한 빌렘 신부를 통해 천주교 교리는 안중근의 사상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20대의 안중근은 민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꿈꾸었지만 엄혹한 민족의 현실을 마주하고서 해결 방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사업을 벌였다가 실패하기도 하고, 부당한 일을 당한 이의 송사에 관여해 원칙을 주장하기도 하며, 삼흥학교 운영에 관여했고, 국채보상운동을 통해 국가의 재정 문제를 고민하기도 했다. 또한 블라디보스토크에 방문하여 지역 거물인 이범윤, 최재형 등에게 조국을 위한 활동을 호소했고, 비록 성공을 거두진 못하지만 군자금을 모아 의병 활동을 도모하기도 했다.
이후 안중근은 이토 저격의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안중근뿐만 아니라 저격에 관여했던 우덕순와 유동하의 진술, 안중근의 딸인 안현생의 회고, 그리고 일본의 정보 및 조사 기록이 전해온다. 이 자료들은 진술 및 조사 주체의 차이에 따라 조금씩 다른 부분이 보이는데, 이번 평전은 발화 주체의 입장을 고려하며 이토 저격의 사전 계획부터 시작해 하얼빈 역에서의 실제 저격, 안중근의 체포 후 뤼순 감옥에서의 생활과 재판 과정의 전말까지를 찬찬히 따라가고 있다.

안중근의 중심 사상, 동양평화론
지금 우리는 그의 사상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


안중근은 세상을 떠나기 전 형장에서 “동양평화 만세”를 외칠 것을 요청했다. 이 요청이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 그의 마지막 또한 역시 미완성의 「동양평화론」이었다. 죽음을 앞둔 그가 몰두했을 만큼 ‘동양의 평화’는 그에게 ‘조국의 독립’만큼이나 중요한 문제였다.
그는 당대를 인종 경쟁의 시대로 인식하면서,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 승리한 일본이 같은 인종인 조선인을 억압하고 배신했기 때문에 동양이 위험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이러한 인종 중심의 사고는 현재의 관점에서 본다면 분명 위험한 생각이지만, 이는 안중근 특유의 것이라기보다는 당대의 지식인들이 상당 부분 공유하던 것이었다. 오히려 평화회의의 설립과 운영, 공동의 군항ㆍ군대ㆍ은행 설립 및 공용 화폐의 발행 등 그가 평화를 위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연구하고 있었던 점이 더욱 주목된다. 인종 경쟁이라는 문제 설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지만, 오늘날에도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일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모든 이론이나 가르침을 그대로 실천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길을 기획했던 안중근처럼, 그의 동양평화론을 어떻게 계승할지의 문제야말로 우리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한반도 역사의 색인, 시대를 가로지른 인간 탐구
한겨레역사인물평전


평전을 쓰고 읽는다는 것은 앞서 살아간 옛사람이 남긴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그의 마음과 시대를 헤아려보는 여정일 겁니다. 우리는 그런 여정에서 나 자신이 옛사람이 되어 헤아려보기도 하고, 옛사람이 내 귀에 속내를 속삭여주는 경이로운 체험을 맛보기도 할 것입니다. 때론 앞길을 설계하는 지침이 되기도 하겠지요. 퇴계 이황은 그런 경지를 이렇게 읊었습니다. “고인(古人)도 날 못 보고 나도 고인을 못 뵈어, 고인을 못 뵈어도 가던 길 앞에 있네, 가던 길 앞에 있거든 아니 가고 어찌할까”라고. 우리도 그런 마음으로 옛사람이 맞닥뜨린 갈등과 옛사람이 고민했던 선택을 헤아리며 그의 길을 따라 걸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세월의 간극을 훌쩍 뛰어넘는 그런 가슴 벅찬 공명이 가능한 까닭은 그도 나도 시대를 벗어나서는 잠시도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이란 이유 때문이겠지요. 그것이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우리 시대에 굳이 평전이 필요한 까닭일 것입니다. _한겨레역사인물평전 ‘발간의 글’ 중에서

부산대학교 점필재연구소와 한겨레출판이 공동 기획한 ‘한겨레역사인물평전’을 선보입니다. 한겨레역사인물평전은 현재 우리의 삶이 과거와 유리되어 있지 않다는 전제하에 우리 과거사 인물들을 현재의 시각으로 조명해보려는 야심찬 시리즈입니다.
우선 인물 선정에서는, 고대부터 근대를 아우르는 시간 동안 우리 역사에 다채로운 무늬를 아로새긴 수많은 인물들 중에서 그간 주목받았던 인물을 비롯하여 최근 학계에 새로이 소개된 인물까지 골고루 포함하였습니다. 또한 그간 평전에서 주목받았던 정치 관련 인물뿐만 아니라 종교, 사상, 예술 등 다방면에서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을 선별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리즈는 각 권마다 단독의 인물을 평하되 여러 권을 근사(近似)한 주제별로 묶어 선보임으로써 여러 인물들을 통해 공통의 시대, 환경, 기타 조건을 고민할 수 있게 할 예정입니다.
총 100권의 평전 발간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겨레역사인물평전은, 그 첫걸음으로 ‘근대를 바라보는 3인의 스펙트럼’이라는 기치 아래 세 권의 평전을 선보입니다. 동양의 평화를 위해 이토 히로부미에게 총을 겨누었던 독립운동가 안중근, 민족을 대표할 만한 지성으로 주목받았으나 결국 변절의 길을 걸었던 육당 최남선, 그간 ‘매국노’로 낙인찍혀 거의 실체를 조명받지 못했던 이완용이 이번에 선보이는 세 인물입니다. 특히 이들 세 권의 평전은 신진 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모아 출간한 것으로, 참신한 필자들의 새로운 시각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점필재연구소와 한겨레출판은 그간 기획 의도, 인물 선정, 필자 선정, 집필 방향 등을 함께 논의하며 평전 출간 작업에 임했습니다. 특히 점필재연구소는 필자의 논지를 학술적으로 보완하는 작업을 통해 더욱 엄밀한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한겨레출판은 대중성을 갖춘 평전을 집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작업을 조율했습니다. 이러한 공동 작업이 학계와 출판계가 서로 힘을 모으는 새로운 풍토를 마련하는 데도 적잖이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차후에 한겨레역사인물평전에서 다룰 인물과 필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향후 출간될 평전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근대 인물: 신채호(박노자), 고종(강상규), 명성황후(서영희), 정인보(심경호), 유길준(안외순),
김옥균(이희환)
* 조선 인물: 윤선도(고미숙), 조광조(신병주), 남효온(정출헌), 서거정(김풍기), 김인후(이종범),
남곤(김범), 유자광(김용철), 박팽년(김종서), 김종직(정경주), 김택영(김승룡)
* 여성 인물: 지소태후(김선주), 이매창(김준형), 황진이(박애경), 신소당(홍인숙), 최송설당(백순철)
윤동주 - 순결한 영혼 류양선
이 책에서는 윤동주의 생애와 당시의 시대 상황에 유의하면서, 시인이 걸어간 영혼의 여정을 따라가 보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그 여정의 맥락 안에서, 시인의 시편들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윤동주(尹東柱). 우리는 그를 순결한 청춘의 시인이라고 부른다. 민족의 시인, 신앙의 시인이라고 부른다. 슬픔의 시인, 부끄러움의 시인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 순교(殉敎)의 시인이었다. 순결, 청춘, 민족, 신앙, 슬픔, 부끄러움의 의미는 모두 이 순교라는 말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시인이 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 시대, 하늘마저 침묵하고 있는 시대에, 시를 쓰는 것은 실로 두려운 일이다.
그는 시를 썼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시, 순교를 소망하는 시를 썼다. 시를 쓰면서, 그는 기다렸다. 순교에의 소망이 ‘허락(許諾)’될 때를 조용히 기다렸다.
- 여는 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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