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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공학 베스트도서

나무의사 한권으로 끝내기 정규종



2019년 나무의사 자격증 시험이 첫 시작, 그 합격을 이뤄낼 첫 수험서 탄생!
2019년 4월 나무의사 시험이 치러졌습니다. 합격률은 6%로 상당히 높은 난이도의 시험임이 확인되었습니다.
시험을 대비한 체계적인 참고서가 없는 실정이어서 시험을 준비하는 데 수험생들이 불편함과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에 시대고시기획은 나무의사 양성과정의 강의 경험과 나무의사 자격시험 출제 영역, 의도와 방향에 대한 진단을 토대로
1차 시험 과목인 수목병리학, 수목해충학, 수목생리학, 산림토양학, 수목관리학(수목관리/비생물적피해/농약학) 등 5과목의 핵심적인 내용을 간추리고
이를 문제화하여 실전에 대비할 수 있게 교재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나무의사 한권으로 끝내기 도서와 함께 합격의 기쁨이 있기를 바랍니다.


집의 시대 손세관



우리는 한때 서구가 경험한 ‘무지의 시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 20세기 주거문화에 담긴 빛과 그림자를 쳐다보면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알게 된다.
_008쪽에서

좋은 집합주택이란 무엇인가

지난해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의 전국 거주실태 중 아파트에 거주하는 비율은 49.2%, 인구의 절반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 재고주택 유형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60.5%이다(2017년 통계청 발표 자료).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으며, 주택 유형 중 절반 이상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아파트는 획일화되고 단절된 도시 풍경을 만드는 주범으로 꼽히곤 한다.

《집의 시대: 시대를 빛낸 집합주택》은 좋은 집합주택이란 무엇인가를 성찰하게 한다. 인간의 실존에 바탕을 둔 주택, 겸손하고 진솔한 태도로 만든 주택, 자연과 사회의 한 부분으로 의도된 주택, 고유의 문화와 역사를 존중하는 주택, 도시환경을 존중하는 주택. 좋은 집합주택이 무엇인가 단정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집합주택들이 그 대략의 답을 준다고 할 수 있다. 건물의 부동산적 가치에만 무게를 두는 우리네 아파트와는 거리가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우리 주거문화 바로 세우기’를 위한 바탕 작업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짓고 있는 아파트단지는 르코르뷔지에를 위시한 근대주의자들의 이념을 바탕에 깔고 있다. 그것도 좋지만, 도시를 ‘예술품’으로 보면서 길과 주거블록을 존중하고 주동 하나하나를 ‘건축’으로 대하는 주거환경도 만들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너무 한 방향으로만 달려왔다는 것이다. 적어도 세종시만은 그렇게 건설했어야 한다고 한다.

기괴한 행정 청사를 중심에 두고 수십 층 높이의 고층 주거단지가 끝도 없이 들어서고 있다. 새로운 수도를 만든다고 하면서 거칠고 비인간적인 환경을 마구잡이로 펼쳐놓고 있는 것이다. 늘어가는 고층의 콘크리트 덩어리를 보면서 나는 적어도 도시 이름에 ‘세종’을 붙이지는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_471쪽에서

집의 시대

“20세기는 ‘집의 시대’다.” 책의 첫 문장이다. 건축 역사를 살펴보면, 각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 형식이 있는데 고대는 신전의 시대였고, 중세는 성당의 시대였으며, 르네상스 이후 19세기까지는 궁전의 시대였다. 근대 즉 20세기 건축의 주인공은 ‘주택’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20세기 건축의 최대 과제는 인간의 주거문제 해결이었다고 본다.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에 살던 노동자들의 주거 수준을 향상시키고 향상된 주거환경을 널리 퍼트려 보편적인 환경으로 만드는 것. 20세기에 활동한 건축가들이 가장 많이 탐구한 대상은 주택, 그중에서도 여러 사람이 어울려 사는 집합주택이었다.

당시 유럽에서는 폐결핵을 ‘빈 질병’이라고 불렀다. 부자들에게서 돈을 갈취하다시피 한 세금정책으로 자금을 확보한 사민당 정부에서는 대대적인 주택건설 사업에 착수했다. 1934년까지 빈에는 64,000호의 주택이 건설되었다. 도시 인구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20만 명이 새로운 주택에 입주할 수 있었다. 비로소 주택 내부에 화장실이 있고 수돗물이 공급되는 집
에 살게 되었다.
_143쪽에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정치지도자, 지식인들이 건축가들과 함께 나섰다. 정치, 사회, 기술, 예술 전반에 걸쳐 일어난 개혁의 기운이 주택에 스며든 것이다. 20세기에 지어진 집합주택 속에는 당시의 사회적 이념, 시대정신, 새로운 미학, 공간적 혁신, 수준 높은 기술 등 20세기 건축의 중요한 화두가 모두 녹아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건축가가 집합주택 계획을 통해서 20세기의 인간에 부합하는 주거 상을 정립하려고 했다. 따라서 20세기의 건축문화를 이해하려면 당시의 집합주택을 들여다봐야 한다. 20세기 건축문화의 심장이 바로 집합주택이기 때문이다. 동서양의 도시와 주거문화에 관해 꾸준히 탐구해온 저자 손세관 명예교수가 이 책을 쓴 이유이다.

정부는 재정을 투입했고, 건축가는 팀을 꾸려 기술을 제공했고, 주민은 노동력을 투여했다. 건축가들이 조직한 팀은 ‘타격대’로 불렸는데, 건축가, 엔지니어, 사회운동가, 법률가를 포함하는 팀이었다. 운동은 전국적으로 전개되었고, 싼값에 비교적 양호한 주택을 공급할 수 있었다. 살 운동의 결과 포르투갈에는 수만 호가 넘는 새로운 주택이 건설되었다.
_323쪽에서

시대를 빛낸 집합주택 30

이 책은 20세기의 주거문화를 특별한 방법으로 이야기한다. 집합주택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것. ‘미시를 통한 거시’의 방법을 취한다. 중요한 사건이나 사례를 조목조목 살펴봄으로써 그 시대를 세세하게 읽고, 그 시대의 문화를 깊고 넓게 이해하자는 것이다. 그런 목적에서 저자는 20세기에 지어진 ‘두드러진’ 집합주택 30 사례를 선정하고 그것을 ‘시대를 빛낸 집합주택’으로 명명했다. 그리고 그 각각을 조명한다. 평면, 입면, 공간 같은 건축적 내용은 그리 세세히 살피지 않는다. 분명 ‘건축 분야의 책’이지만 딱히 건축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건축물 자체보다는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이런저런 이슈를 더욱 중요하게 다룬다. 건물이 들어선 시기의 사회적?문화적?도시적 상황, 건물이 들어서기까지의 과정과 난관, 건축가의 의도와 계획개념, 그것이 담고 있는 이념과 역사적 가치, 건물에 대한 비평가 및 주민의 평가, 다른 건물에의 파급효과, 인류 주거문화에 끼친 영향 등에 더욱 무게를 둔다. 더불어 건축가들과 함께한 정치가, 개혁가, 또는 일을 맡긴 자본가들에 관한 이야기도 빼지 않는다. 결국은 시대가 주거라는 화두를 놓고 했던 모색과 고뇌, 그리고 그 성취와 아쉬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책에 소개된 30 사례의 지역적 분포를 살펴보면, 유럽 21, 미국?캐나다 4, 일본 3, 한국 1, 아프리카 1, 그렇다.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알제리에서 각각 하나씩 선정된 것이 흥미롭다. 저자는 책에 소개된 집합주택에 대해 “집합주택을 단지 ‘건물’이 아닌 ‘건축’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업”이라고 규정한다. 그 모두가 20세기 인간 삶의 인문학적 증언이면서, 시대의 유산이자 인간을 향한 애정과 존경이 담겨있는 인류의 역사적 성취라고 말한다. 한때의 유행어를 잠시 빌려, ‘죽기 전에 꼭 성찰해야 할 집합주택’인 것이다.

알제 곳곳에 널린 판자촌은 물론 카스바와도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클리마 드프랑스는 파라다이스로 묘사되어왔다. 프랑스 관리들은 “이렇게 좋은 환경에 사는 사람들은 여타 지역 주민들에 비해 체제에 훨씬 순종적일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1960년 12월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때 200 기둥의 주민 중 60여 명이 죽임을 당했다.
_195쪽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우리나라의 집합주택은 1988년 서울 방이동에 들어선 올림픽 선수촌?기자촌 아파트이다. 저자는 이 아파트단지에 대해 “우리가 어렵사리 만들어낸 문화재”라고 규정한다. 그런 사실을 주민들은 물론 서울시도 모르는 것 같다고 걱정한다. 문화재를 뭉개버리고 40~50층 초고층 아파트단지를 건설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올림픽 선수촌?기자촌 아파트만은 제발 보호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인다. “만약 이 단지의 재건축에 사인하는 시장이 있다면, 그는 문화시장이 아닌 것은 물론이고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긴 시장이 될 것이다.”

이 단지 이전에 우리나라에서 아파트를 짓기 위해 현상설계를 한 경우는 흔치 않았다. 1986년 아시안 게임을 대비해 지은 아시아선수촌 아파트가 유일했다. 그만큼 아파트 디자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는 낮았다.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가 시범적 성격이 강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 단지가 완성된 이후 한국의 아파트는 급격한 고층 · 고밀화의 과정을 겪으면서 퇴보의 길로 들어섰다. 노태우 정부에서 주택 200만 호를 짓겠다면서 분당, 일산 등 5대 신도시를 건설하고부터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_365쪽에서

실패한 20세기의 집합주택

30 사례의 ‘빛나는 집합주택’ 이외에 책의 말미에 ‘실패한 20세기의 집합주택’에 관한 이야기를 덧붙였다. 20세기 주거문화의 ‘빛과 그림자’ 모두를 살피려는 의도다. 곳곳에 널린 실패한 주거환경을 모두 언급할 수는 없으므로 세 곳의 대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지어졌다가 1972년 파괴된 ‘프루이트 아이고 주거단지’, 1965년에 물량 위주로 계획한 나머지 거대하고 획일적이고 단조로운 모습으로 계획되어 외면받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베일메르메이르 주거단지’, 건축가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자랑거리로 여겨졌지만 정작 주민들에게는 불만의 대상이었던 영국 셰필드의 두 주거단지 ‘파크 힐’과 ‘하이드 파크’. 사례마다 실패의 원인과 배경이 다르다. 어떤 사례는 정책의 실패가 최고의 원인, 어떤 사례는 물량 위주의 공급이 최고의 원인, 어떤 사례는 잘못된 설계가 치명적 원인이다. 그리고 아직 실패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실패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의 아파트단지를 얘기한다. 그동안 우리 정부가 주거환경을 놓고 저지른 ‘치명적인 실책’에 대한 이야기.

미국에는 프루이트 아이고 단지와 유사한 실패 사례가 수백 곳에 퍼져 있다. 모두가 고립된 섬으로 존재하는 고층아파트이다. 결국 프루이트 아이고 단지의 실패는 잘못된 정책이 낳은 당연한 실패로 보아야 한다. 사용자 즉 ‘인간’을 중심에 둔 정책이 아니었던 것이다.
_457쪽에서

20세기는 집에 관한 지침서, 더 나아가서는 하나의 경전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20세기의 주거문화를 바라보면, 시대가 추구한 이념, 열정, 성취도 흥미롭지만 그에 못지않게 시대가 범한 크고 작은 실수가 아프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20세기의 주거문화를 모르는 우리는 과거 서구가 경험한 ‘무지의 시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가 만들어가는 주거환경에는 전통도, 문화도, 질서도, 깊이도 없다. 바로 우리가 20세기의 주거문화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20세기 주거문화에 담긴 빛과 그림자를 쳐다보면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다음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우리는 흉물 같은 아파트가 도시 곳곳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도, 도시의 경관을 마구잡이로 황폐화시켜도 그저 그런가보다 한다.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조소하고 폄하해도 제대로 대응하고 반성할 줄 모른다. 우리 모두는 진정한 주거를 잃어버린 것이다. 우리 대다수는 우주의 드라마가 연출되지 않는 삭막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그렇지만 세상은 변한다. 자각한 우리 후대의 정치가, 사회운동가, 계획가, 건축가, 주부들이 개혁의 기치를 들 것이다. 이 책이 우리 후세들이 이룰 새로운 주거문화에 작은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