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 남한산성을 쓰시고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남기신
김훈 작가가 6년 만에 새로운 소설을
발간하셨습니다.
이번 새 장편소설인 ‘공터에서’는
우리의 현대사를 담고 있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도
녹아져 있는 소설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마 씨 집안의 삼부자입니다.
삼부자가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군부독재 시절을 겪으며
마치 공터에 있는 것같이
두렵고 무섭지만 달아날 수 없는
현실에서 우리 자신의 어떤 삶을 꾸려나갈 수
있을까에 대해서 적었다고 합니다.
소설은 아버지 마동수의 죽음에서부터 시작됩니다.
3년째 암으로 투병 중이던 마동수는
군대에서 휴가 나온 둘째 아들이
여자친구를 만나러 간 사이
집에서 혼자 죽음을 맞이합니다.
베트남전쟁 참전 후 괌에 정착해 있던
첫째 아들인 마장세는 항공편이 맞지 않는다며
오지 않고 둘째인 마차세가 아버지의 장례를 치릅니다.
장례식장에 조문객으로 온 아버지의 동지라는 사람으로부터
아버지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다시 아버지 마동수가
죽은 날로 돌아갑니다.
죽음이 눈앞으로 다가온 마동수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소설은 끝이 납니다.
한 가족의 이야기로
20세기 우리의 현대사를
써놓은 소설인 만큼
많은 공감을 이끄는 것 같습니다.
또 김훈 작가는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표지에 있는 말에 대해 질문했을 때
“집에 돌아온 아버지는 늙은 말 같았다.
갈퀴가 눈앞을 덮고 광야를 헤매다가 터덜터덜
돌아오는 비루먹은 불쌍한 말.
아버지의 모습을 투사한 것이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표지에도 이렇게 깊은 뜻이
담겨있을 줄 몰랐네요.
역시 적막한 세상을 응시하는 깊은 눈을
가진 김훈 소설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