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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

  • 천양희
  • |
  • 창비
  • |
  • 2011-01-14 출간
  • |
  • 127페이지
  • |
  • 124 X 200 X 20 mm /182g
  • |
  • ISBN 9788936423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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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삶의 바닥에서 비상하는 진실의 언어들

진솔한 시어와 서정적 울림으로 문단과 독자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온 천양희 시인의 일곱번째 시집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가 출간되었다. 6년 만에 펴낸 이번 신작시집에서 시인은 삶과 시에 대한 오랜 고민들을 털어놓는다. 때로는 고통스럽게 때로는 달관한 듯 담담하게 이어지는 시인의 문법에는 기나긴 불면의 밤과 사색의 시간을 거친 단단한 언어가 담겨 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한층 더 유연하고 부드러운 말의 힘을 보여준다. 언어 그 자체를 다루는 시인의 솜씨도 빼어날 뿐만 아니라, 이러한 시인의 손길에는 삶과 사람과 자연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더욱더 깊어진 시선으로 생을 바라보는 시인의 입김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다.

오래된 나무를 보다 진실이란 말에 / 대해 생각해본다 요즘 들어 진실이란 / 말이 진실로 좋다 정이 든다는 말이 좋은 / 것처럼 좋다 진실을 안다는 말보다 진실하게 / 산다는 말이 좋고 절망해봐야 진실한 삶을 / 안다는 말이 산에 든다는 말이 좋은 것처럼 / 좋다 나무그늘에 든 것처럼 좋다 // 나는 세상에 든 것이 좋아 / 진실을 무릎 위에 길게 뉘었다(「진실로 좋다」 부분)

이러한 시인의 따뜻한 시선은 마음의 안정과 고요에서 절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니다. 철저히 자기를 홀로 세우고 혹독하게 하는 시간, 지극한 방황과 그것을 온몸으로 다스리는 단련의 시간, 몰아치는 과거의 광풍을 직시하는 시간을 거쳐 이루어낸 것이다. 따라서 시인의 언어는 가볍게 에둘러가지 않는다. 나무의 뿌리처럼 묵직하게 또한 정직하게 독자의 마음을 파고든다.

고독이 날마다 나를 찾아온다 / 내가 그토록 고독을 사랑하사 / 고(苦)와 독(毒)을 밥처럼 먹고 옷처럼 입었더니 / 어느덧 독고인이 되었다 / 고독에 몸 바쳐 / 예순여섯번 허물이 된 내게 / 허전한 허공에다 낮술 마시게 하고 / 길게 자기고백하는 뱃고동소리 들려주네 / 때때로 나는 / 고동소리를 고통소리로 잘못 읽는다 / 모든 것은 손을 타면 닳게 마련인데 / 고독만은 그렇지가 않다 영구불변이다(「성(聖) 고독」 부분)

시인은 몇번이고 제 자신을 가다듬는다. 좋은 시란 처절한 자기반성과 진솔한 자기고백에서 나오는 것임을 제 몸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인의 시선은 가장 낮은 곳으로 간다. 높은 곳에 올라 삶을 조망하고 통찰하는 대신, 삶의 바닥으로 내려가 그곳에서부터 제 모습을 점검한다. 오직 그곳에서만 예리하게 감지할 수 있는 이 세상 한치의 불순함과 비겁함과 유약함에 대해, 그곳에서 바라본 하늘과 별의 아름다움에 대해, 그곳에서 늘 미끄러지기를 반복하는 인간의 비애와 절박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새들은 몇번이나 바닥을 쳐야 / 하늘에다 발을 옮기는 것일까 / 비상은 언제나 바닥에서 태어난다 / 나도 그런 적 있다 / 작은 것 탐하다 큰 것을 잃었다 / 한수 앞이 아니라 / 한치 앞을 못 보았다 / 얼마를 더 많이 걸어야 인간이 되나 / 아직 덜 되어서 / 언젠가는 더 되려는 것(「새가 있던 자리」부분)

삶의 바닥으로 내려온 시인의 몸이 결코 경건할 리 없다. 제 스스로의 과거와 더불어 세상의 고난과 상처가 그에게로 몰려와 뒤범벅이질을 한다. 그러나 시인은 여전히 “우두커니가 되어 / 무릎 끓어야 보이는 작은 것들을 생각한다”(‘시인의 말’). 이는 곧 세상의 삼고(三苦)와 삼독(三毒)을 견뎌내고 하늘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나 살자고 못할 짓 했나 / 우두커니 서 있다가 / 겨우 봄이 간다는 걸 알겠습니다 / 잘못 다 뉘우치니까 / 세상의 삼독(三毒)이 / 그야말로 욱신욱신합니다 // (…) // 오늘밤 / 전갈자리별 하늘에 / 여름이 왔음을 알립니다(「어처구니가 산다」 부분)

이러한 반복된 자기반성의 시간을 엄숙하게 지나온 시인은 비로소 공(空)에 대해 노래한다. 고통과 단련의 과정을 지나온 자만이 획득할 수 있는 경쾌한 가벼움, 감추어진 것들을 진정으로 게워내고 자기를 투명하게 하는 허공의 길을 시인은 걷고자 한다.

나는 부지런히 내 속을 비웠소 비우고 비웠더니 속이 다 없어졌소 속없는 나를 골빈 족속이라 착각은 마시오 속이 없다고 얼빠진 건 아니오 얼굴에서 얼을 빼면 굴만 남는 그들과는 다르오 (…) 속이 비었으니 얼마나 가벼운지 모른다오 속이 비었다고 참으로 가벼운 존재는 아니오 속없이 사는 내가 대견하오 속없이 사는 건 마음 비우고 사는 것과 다르지 않소 나는 평생 속없는 자로서 간단없이 갈 길 가려 하오(「공어(空魚) 이야기」)

한편 시인에게 삶이란 곧 시(詩)이므로, 삶에 대한 고민이 철저한 만큼 시쓰기에 대한 고민도 더욱 깊어진다. 특히 「바다시인의 고백」 「시인이 시인에게」 「그자는 시인이다」 「시는 나의 힘」과 같은 시편들은 시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보다 전면적으로 토로한 작품이다. “끝도 없는 그 짓을 왜 하지?”(「시는 나의 힘」)라는 물음, 즉 시인에게 있어 ‘시’와 시쓰기의 의미란 무엇인지를 성찰하는 이러한 작품에는 등단 40년을 훌쩍 넘긴 중견 시인의 직관과 회한이 담겨 있다.

대개 절창이란 자신을 절단낸 뒤에야 오는 / 것이라고 물결 튀기며 그가 말한다 영감의 순간과 / 불면의 밤이 같은 세계의 겉과 속이라고 말한다 (…) // 그에게 시(詩)는 짐이 아니라 힘이라고 힘주어 / 말한다 소외와 고독은 자청한 그의 이력이라고 / 말한다 모든 작품은 자서전이자 반성문이라 그가 / 말한다 생각해보니 그의 고백이 바로 바닷속에 든 / 칼날 같은 시다(「바다시인의 고백」 부분)

천양희의 시는 섣부른 기교나 화려한 채색을 담지 않는다. 그는 늘 사물과 자연의 정수(精髓)를 향해 돌진하며, 이를 정성스럽게 고아내 아름다운 시로 길러낸다. 이를 두고 문학평론가 이숭원은 “그의 시는 철저하게 단련된 지적 고뇌의 소산이다. 그런 점에서 그는 김소월보다 윤동주에 가깝고, 서정주보다는 김수영에 가깝다.”라고 말한 바 있다. 허위가 난무하는 이 시대에 분명 그의 시는 진실성 있는 파장과 묵직한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목차

제1부

어제
새가 있던 자리
오래된 나무
불멸의 명작
가울공원
갈울공원
바다시인의 고백
벽과 문
공어(空魚) 이야기
별이 사라진다
진실로 좋다
사라진 것들의 목록
허난설헌을 읽는 밤

갑자기
시인이 시인에게

제2부
나의 처소
그자는 시인이다
성(聖) 고독
다행이라는 말
바다 보아라
시인좌(座)
2월은 홀로 걷는 달
새는 너를 눈뜨게 하고
불편한 진실
참 좋은 말
기차를 기다리며
거꾸로 읽는 법
웃는 울음
겨울 들
길을 찾아서 4

제3부
오래된 농담

마들시편
고독한 사냥꾼
수락산
물의 가족
우표 한장 붙여서
숫자를 세다
절바위
물음
나의 산수
1분 동안
초록이 새벽같이
차이를 말하다
왜 몰랐을까

제4부
어처구니가 산다
무서운 시간
한계
저항
봄밤
사라진 계절
순서가 없다
시(詩) 통장
휘둥그레진 눈
생각은 강력한 마약
나무에 대한 생각
첫 꽃
자연을 위한 헌사
방편
시는 나의 힘
구름에 깃들여
옷깃을 여미다

해설 I 이숭원
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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