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머리에
중국은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됐다. 학술적 연구 대상으로서, 또 사드(THAAD) 파동처럼 중국과 한국의 갈등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경영자의 대안 마련이나, 북한 핵문제라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한 정부의 효율적인 정책 입안 과정에서도 중국을 마주한다.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대다수의 한국 대학교에서는 중국관련 학과나 강의를 개설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어와 문학 및 문화, 사학 및 철학의 인문학 영역과 사회와 정치, 경제의 사회과학 영역까지 광범위한 학문 영역에서 ‘중국적 현상’에 직면하게 되는 학생들은 공부해야 할 영역의 다양성에 당황하게 된다. 흔히 언어 학습부터 사회적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이론이나 방법론의 습득까지 거대한 지식 체계와 연결된 ‘중국학’의 방대함 속에 길을 잃고 만다. 더욱이 많은 학생들이 중국은 알아갈수록 모르는 것이 더욱 많아지는 신비로운 ‘미지의 세계’라는 편견으로 인해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 자체를 힘겨워한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연구소에서는 ‘중국적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각 학문 영역에서 ‘중국학’에 대한 학술적 정의나 방법론을 지루하게 다루는 것보다 다양한 각도에서 중국의 변화를 직접 소개하는 ‘귀납적 접근’이 유효하다는 데 착안했다. 어학, 문학, 문화, 철학, 정치, 경제, 사회, 법학 분야에서 전문 연구자들이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심의 대상이 되는 내용을 독자들이 직접 접해 봄으로써 바로 이런 내용의 연구가 중국을 이해하기 위한 ‘생각의 창고’라는 느낌을 주고, 또 학습 동기를 제공하는 것이 이 책의 출간 취지이다. 이 책은 중국에 관한 여느 입문서와 다르다. 중국에 관한 기본 지식을 일목요연하게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학문의 맛을 느낌으로써 독자들이 중국학에 대한 열정을 스스로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자극하는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이 책을 접하게 되는 독자들이 “바로 이런 내용이 중국학의 대상이며, 중국학의 매력”이라고 느끼고 이 책의 다양한 내용으로부터 스스로 ‘중국으로의 지적 탐험’에 나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책의 앞부분은 인문학적 내용을 담고 있다. ‘당대 중국의 인문 사조’에서는 중국의 인문 사조에 대한 학문적 성과에 대한 담론 분석적 접근을 시도하고, ‘현대 중국의 고전문학’에서는 현대 중국에서 중국 고전문학이 어떻게 다뤄지고 있으며, 그 내용은 어떤 것인지를 소개한다. ‘현대 중국의 문화코드: 탄터(忐忑)’에서는 사회현상으로 번지고 있는 현대 중국인의 ‘우울함’을 문화코드로 설명하고 있으며, ‘중국어 생성문법을 위한 몇 가지 생각’에서는 ‘생성문법’ 체계를 통해 중국어에 대한 현대 어학적 이해를 돕는다. 또 ‘시진핑 시대 ‘실크로드 비전’에 대한 역사적 해석과 제언’에서는 실크로드를 통한 문명 교류의 의미를 되새긴다. 뒷부분은 사회과학적 내용으로 구성된다. ‘중국 정치개혁의 추진과정과 현주소’에서는 현대 중국의 정치개혁이 어디까지 와있는지 보여주며, ‘시진핑 시대 중국경제 어디로 가나’에서는 시진핑 시대 중국의 시장경제는 어떤 모습으로 어디를 향해 가는지 살펴본다. ‘현대 중국 사회의 지식인 ‘공간’’에서는 역사적 맥락에서 중국사회에서의 ‘지식인’이 어떤 역할을 어떤 공간에서 수행했는지를 분석하며, 마지막으로 ‘중국의 법제정비와 법치국가 건설’에서는 중국의 법체계가 어떻게 진화했고, 그 한계성은 무엇인지를 다루고 있다. 책의 출간을 위해 수고해 주신 집필진과 한국외국어대학교 지식출판원에 감사드린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연구소
현대중국학특강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