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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가 필요한 시간

묵자가 필요한 시간

  • 천웨이런
  • |
  • 378
  • |
  • 2018-01-10 출간
  • |
  • 528페이지
  • |
  • 151 X 227 X 45 mm /795g
  • |
  • ISBN 978896596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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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2000년간 역사의 그늘 아래 묻혔던 묵자를 되살리다!”
_ 권력에 정면 대항했던 대사상가 묵자의 생애와 사상을 다룬 빛나는 전기!

묵자(墨子)는 춘추전국 시대 제자백가의 한 학파인 묵가(墨家)의 창시자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로 볼 때 묵자는 하층민 출신으로 수공업에 종사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묵자의 생몰연도나 출신지, 이름마저도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 다른 제자백가가 남긴 사료를 통해 추측을 해볼 뿐이다. 그러나 그의 사상이 가진 힘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후대 학자들의 깊은 존경을 받고 있다. 중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사상가 량치차오(梁啓超)는 “묵자는 큰 마르크스이자, 작은 예수다”라는 평가를 남겼고, 루쉰(魯迅)은 “오늘날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실천이지 말이 아니다. 그 실천이 묵자”라고 말하며 묵가 사상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사상적으로 대척점에 있었던 맹자마저 “묵가는 머리끝부터 발뒤꿈치까지 모두 닳아 없어진다 해도 천하를 이롭게 한다면 기꺼이 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한비자는 “세상의 가장 유명한 학문은 유가와 묵가다”라고 언급해 당시 묵가의 위세가 유가에 못지않았음을 증언했다. 그러나 유가와 쌍벽을 이룰 정도로 위세가 막강했던 묵자와 묵가 사상은 무려 2000년간이나 철저하게 역사의 그늘 속에 가려 있었다. 묵자가 평등과 평화를 주장했던 진보 사상가였기 때문이다. 묵자는 차별적이고 전쟁으로 들끓는 사회를 평화롭고 모두가 평등하게 대우받는 공동체 사회로 개혁하기 위해 노력했고, 백성의 삶을 갉아먹는 지배문화와 착취제도를 개혁하고자 권력에 정면 도전했다. 위정자들의 논리로 활용되던 유가(儒家)와 대척점에 선 까닭에, 묵가는 한나라 이후 학파의 명칭만 유지했을 뿐 묵자의 행적과 묵가 사상은 거의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아는 것에 머물지 않고, 반드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던 묵자는 철학부터 경제학, 군사학, 과학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업적을 남겼다. 특히 묵자가 창립한 묵변 논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식논리학, 고대 인도의 인명학(因明學)과 함께 세계 삼대 논리학파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수학과 물리학, 천문학, 광학 등에서도 놀라울 만한 발자취를 남겼다. 청대 학자 후스(胡適)는 잊혔던 묵가를 되살리면서 “묵적은 중국에서 출현한 가장 위대한 인물이자 위대한 과학자, 논리학자, 철학자이다”(23쪽)라고 평하며 존경심을 표했다.
현대에 이르러 중국을 비롯해 우리나라에서도 묵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양자위성에 ‘모쯔’, 즉 묵자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 이유에 대해 양자위성 프로젝트를 주도한 판젠웨이(潘建偉) 중국 과학기술대 교수는 이렇게 답했다. “묵자는 중국의 과학자다. 과학 선현의 이름을 딴 것은 존경의 의미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 문화에 대한 자신감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일본에서는 만화 『묵공』이 출간되었고, 이를 원작으로 중국에서 영화 〈묵공〉이 제작돼 호평을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부터 신영복 선생이나 문익환 목사, 기세춘 선생 등을 통해 묵가 사상이 지속적으로 알려졌지만, 대중적으로 크게 확산되진 못했다. 묵자의 진보적 사상이 낯설었던 탓도 있고, 주류 사상이 아닌 까닭에 다른 제자백가에 비해 국내 학자들의 연구와 저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묵자』가 다른 책보다 난해해 정확한 고증을 통해 대중에게 전달하기 어려운 책이었던 탓도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EBS에서 〈묵자, 정의 없는 세상에 분노할 때〉 등의 다큐멘터리가 방영돼 화제가 되고, 각종 매체에서 묵자의 사상을 인용하는 등 묵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저자 천웨이런은 중국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뛰어난 문학가로서, 묵자를 정확하게 고증해 좀더 많은 사람이 묵자를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저술했다. ‘사실에 입각하되 생동감 있게 서술한다’는 집필 방침을 세우고 80여 권이 넘는 동서양의 ‘문사철(文史哲)’ 고전과 명언을 비롯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신화와 전설, 속담, 소설, 산문, 연극, 영화, 대중가요 등을 망라해 이 책에 담았다. 아울러 근현대 중국의 대사상가인 손이양을 비롯해 후스, 량치차오, 궈모뤄, 왕중 등 내로라하는 학자들의 평가와 연구를 비교 분석해 수록함으로써 균형감 있게 묵자를 조망하고 있다.

“묵자에 대한 가장 충실한 안내서!”
묵자의 출생부터 사상까지, 묵자를 가장 정확하게 제시하는 책!

묵가 사상의 가장 큰 특징은 이론과 실천을 철저히 병행했다는 점이다. 묵가는 가치 기준을 모두 국가와 백성의 이익에 두었다. 그들은 ‘천하의 이로움’을 실천하기 위해 자신의 생사조차 돌보지 않았고, 당시 기득권이 백성을 착취해 사치와 방종을 일삼는다고 비판했으며, 근검절약을 강조하는 절용(節用)을 생활신조로 백성과 어울려 일하고 생활했다. 이런 이유로 묵자는 ‘짚신의 철학자’로 불리기도 한다. ‘짚신’은 ‘가죽신’과 대비되어 묵자 및 묵가의 출신과 생활신조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고, ‘신발’이라는 점에서 실천을 강조한 사상가임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저자는 묵자를 되살리려는 자신의 노력을 ‘역사의 바닷가에 방치된 짚신을 인양하는 작업’이라고 비유했다.
이 책의 번역자인 묵명(墨溟) 윤무학 선생은 「묵가의 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꾸준히 묵자를 연구해온, 국내에서 손꼽히는 묵자 전문가다. 묵자에 대한 전문 연구서는 물론 대중서까지 꾸준히 집필하고 번역해온 덕에 묵자의 생애와 사상 전반을 다룬 이 책을 읽기 쉬운 문체로 번역해냈다. 깔끔하고 쉬운 해설에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상세한 설명까지 더해져 있어, 묵자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 책에 대해 윤무학 선생은 옮긴이 서문에서 이렇게 평가한다. “저자의 박학다식함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이 책으로서 묵자의 ‘짚신 인양’ 작업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묵자 개인과 묵가 사상의 특성을 생동감 있고 성공적으로 그려냈다.”
『묵자기 필요한 시간』에서는 묵자의 성명과 출생 배경에서 시작해 그의 생애와 사상적 특성을 3부 29개 주제로 나누어 소개한다. 천웨이런은 역사적 흐름 속에서 개인과 시대의 특성을 아울러 고려하는 서술방법을 통해 묵자의 사상과 실천을 한층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저자가 묵자의 사상과 실천에 대해서 전적으로 긍정하거나 부정하지 않는 객관적 태도를 끝까지 유지한다는 점이다. 묵가 사상에 대한 후대 사상가들의 옹호와 비판을 함께 다룸으로써, 묵자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하고자 노력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묵자가 어떤 사람인지, 묵가는 어떤 집단인지, 그들이 등장한 역사적 배경과 맥락, 후대의 분열과 변질, 중국 사상사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무엇인지까지 세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제1부 묵자에 관한 여러 논쟁과 공격〉에서는 묵자가 과연 어떤 인물인지를 파헤친다. 춘추전국시대에 묵자의 가르침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명성은 공자만큼 드높았다. 그러나 묵자의 생애와 활동을 전한 전기나 사료는 전해지지 않아 수수께끼 속 인물로 남아 있다. 그의 성이 정말 묵(墨)이었는지도 이견이 있다. 묵자가 죄를 짓고 묵형(墨刑, 이마에 죄목을 새긴 문신형)을 당한 인물이어서 ‘묵’이라 했다는 설도 있다. 학계에서 가장 신뢰하는 묵자의 생몰연대는 량치차오가 추정한 기원전 463~385년 사이로, 공자 이후 맹자 이전에 태어났다고 본다. 묵자의 출신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사기』나 『한서』에서는 묵자를 송나라 대부라 주장하지만, 『여씨춘추』에는 “그가 노나라에 머물며 사각(史角)의 후예에게 학문을 배웠다”는 기록도 있다. 『묵자』에 따르면 동시대인들은 묵자의 행동을 “천인들이 하는 짓”이라 했고, 묵자 스스로도 천인을 자처했다. 그렇다면 묵자는 생산직이었던 중하위 계급 기술자나 노동자 출신이었을 수도 있다.
〈제2부 ‘인간다움’을 지키고자 노력한 묵자의 발자취〉에서는 본격적으로 묵자의 사상에 대해 상세히 다룬다. 묵자의 핵심 사상은 『묵자』의 10대 편명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겸애」(兼愛, 평등한 사랑), 「비공」(非攻, 침략 전쟁 비판), 「상현」(尙賢, 현명한 자를 높임), 「상동」(尙同, 위로의 통일), 「절용」(節用, 쓰임의 절약), 「절장」(節葬, 장례의 절약), 「비악」(非樂, 음악 비판), 「천지」(天志, 하느님의 뜻), 「명귀」(明鬼, 귀신의 증명), 「비명」(非命, 운명론 비판)이다. 이 책에서는 묵가의 10대 주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명쾌하게 설명한다.

『묵자』의 다양한 사상은 모두 ‘겸애’를 둘러싸고 전개되었다. 겸애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여러 가지 보장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우선 정치상의 보장 체계는 바로 현인 정치로, 현인을 추천하여 국가를 다스리는 데 임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겸애’를 실현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상현」을 지었다. 군사상의 보장 체계 역시 필요한데, 만일 대국이 소국을 침략하고 강국이 약국을 능멸하기만 하면 어떻게 겸애라고 할 수 있겠는가? 겸애는 평화로운 사회 환경을 기반으로 해야 하므로 「비공」을 지었다. 경제상의 보장 체계도 당연히 필요하다. 부국이든 빈국이든 경제발전과 절약을 중시하지 않으면 일부 사람의 생활은 나아질지 몰라도 나머지 사람은 먹고 입는 것이 부족해진다. 따라서 반드시 사치를 경계해야 하므로 「절장」 「비악」 「절용」 등을 지었다. 또 심리상의 보장 체계도 필요하다. 묵자가 겸애를 주장하지만 많은 사람이 여전히 사랑을 받지 못하고 사회 하층에서 억압을 받았다. 이런 사람들은 장기간 “부유할 운명이면 부유하고 가난할 운명이면 가난하며” “장수할 운명이면 장수하고 요절할 운명이면 요절하며” “비록 열심히 일하더라도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등의 사상적 속박을 받아 감히 자신의 운명을 주재할 엄두를 내지 못했으므로 「비명」을 지었다. 사상관념상의 보장 체계 또한 필요하다. 묵자가 겸애를 극력 주장하더라도 일부 사람 특히 통치자가 겸애를 시행하지 않으면 어찌할 것인가? 사상적 측면에서 이런 사람들이 제약을 받아 감히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못하도록 「천지」와 「명귀」를 지었다. (121-122쪽)

묵가 사상의 근본인 겸애는 모든 사람이 나와 남을 구분하지 않고, 귀천을 나누지 않으며, 빈부, 신분, 혈연, 지역에 상관없이 모두가 나를 사랑하고, 내가 모두를 사랑하는 것이다. 묵자는 세상의 혼란이 발생하는 원인을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지 않는 현실에서 찾았다. 묵자는 처음에 유학을 공부했으나 공자의 사상이 자신을 비롯한 천민의 실생활과 어울리지 않음을 느끼고, 격렬한 비판적 태도를 취하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묵가 사상은 유가 사상의 비판적 산물로 볼 수 있다. ‘겸애’가 유가의 차등이 삼엄한 ‘인애’와 대립을 이룬 탓에, 맹자는 “묵자의 겸애는 부모가 없는 것이다” “임금도 부모도 없는 것은 금수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묵가는 유가의 관점을 정확하게 논박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드러냈고, 유가와 쌍벽을 이루는 ‘현학(顯學, 세상의 이름 높은 학문)’으로 발전했다.
비공은 전쟁을 금하자는 것이다. 묵자는 전쟁을 ‘커다란 해악’이라고 여겼다. 전쟁에 승리한 국가든 패배한 국가든 모두 거대한 손해를 입게 된다. 따라서 ‘성왕의 도’에 맞지 않고, ‘국가 백성의 이익’에도 맞지 않다. 국가가 일으킨 전쟁으로 백성들의 재산이 약탈당하고, 백성의 이익은 사라진다. 묵자는 전쟁으로 “승리해도 얻은 것이 쓸모가 없으며, 물건을 얻어도 잃은 것이 더 많다”고 말하며, 전쟁이 사회와 백성에게 큰 손해를 끼치는데도 군왕이 전쟁을 즐기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여겼다. 이렇게 묵자가 전쟁에 대해 단호한 반대 입장을 보인 것은 부당한 국가 권력에 대한 저항을 의미한다.
묵자는 평생 절용(근검절약)을 생활신조로 삼았다. 의식주와 관련한 ‘절용’은 묵자 경제사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묵자는 ‘식’에 대해 ‘배고픔을 채우고 손발에 힘을 키우며 눈과 귀가 총명해질 정도면 된다’고 여겼다. ‘의’에 대해 ‘옷을 제작하는 겨울에 따뜻함을 더하고, 여름에 시원함을 더할 정도면 된다’고 여겼다. 또한 ‘주’에 대해서는 ‘집을 짓는 것은 겨울에 찬바람을 피하고, 여름에 더위와 비를 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여겼다. 이러한 희생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묵가는 사회의 혼란과 갈등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만 하는 일로 생각했다. 장례의 간소화를 주장하는 절장과 음악을 비판하는 비악 또한 절용의 연상선상에 있는 주제다.
〈제3부 묵자가 이룬 성취와 과업의 의미〉에서는 논리학자이자 과학자로서의 묵자를 조망하고 묵가가 이룬 성취 및 업적에 대해 다룬다. 중국과학사의 권위자인 조지프 니덤(Joseph Needham)이 『묵자』를 읽고 감동해 중국과학사를 연구하게 되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저자는 “니덤은 묵가가 고대 과학기술사에서 이룩한 위대한 업적에 경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여러 세기를 앞선 묵가의 과학기술 사상이 왜 서양처럼 혁명적인 발전을 이루지 못했는지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말하며 과학자로서의 묵자가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역사를 안타까워한다. 묵자의 과학기술은 『묵경』에 전해지는데 저자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장장 2000여 년의 중국 역사에서 과학기술 관련 저술은 예상 외로 아주 적었다. 이런 상황에서 『묵경』이 나왔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없는 중국 과학기술사의 기적이다. 『묵경』의 출간 연대는 고대그리스 유클리드의 『기하학원론』보다 약간 빠르지만 그 내용은 훨씬 더 풍부하다. 『묵경』은 「경상」 「경하」 「경설상」 「경설하」 네 편으로 이루어졌다. 「경상」의 각 조목은 대부분 원리와 정의이고, 「경하」는 논제를 세워 논증한 것이며, 「경설」 상하는 「경」에 대한 상세한 해석과 논술이다. 위진 시대의 노승이 『묵자』를 주석하고 처음으로 「경」 상하와 「경설」 상하 네 편을 따로 묶어, 묵자의 과학적 성과를 망라하고 묵자의 과학 사상, 과학 이론, 과학 방법, 기술 실천을 하나의 과학 체계로 구성했다. (386쪽)

이 책에서는 묵자의 다양한 과학적 성취를 상세하게 다룬다. 우주의 공간과 시간 개념을 비롯해 파동과 입자의 ‘우주기원론’, 해와 달의 항성 위치에 대한 역행 운동 등의 천문학 분야를 비롯해 십진법의 자릿수 개념, 0의 발견, 원의 개념, 대칭과 중심의 개념 등의 수학 분야, 역학과 광학, 음향학 등이 포함돼 있는 물리학 분야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알려진 대로 묵자는 상당한 과학적 지식을 지녔으며, 연노차(連弩車)를 비롯해 상당수의 무기를 개발했다. 그러나 그가 발명한 무기는 공격용이 아니라 방어용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하고 사진기의 원리를 최초로 밝혀내기도 했다.
아울러 ‘세계 삼대 논리학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묵가의 논리학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저자는 량치차오에 의거해 묵자의 논리학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량치차오는 묵가 논리학이 세계 논리학사에서 중요한 지위와 과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묵가 논리학이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나 영국의 베이컨과 밀, 인도의 학설과 유사하다고 여겼다. 그는 ‘이명거실(以名?實)’ ‘이사서의(以辭抒意)’ ‘이설출고(以說出故)’를 각각 서양 논리학의 개념, 판단, 추론의 세 가지 사유 방식으로 해석했다. (…) 『묵경』의 연역 논증 방식은 대부분 인명학의 삼지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삼단 논법을 줄인 형식이다.(405쪽)

“지금 묵자를 읽는다는 것은 다음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다!”
_ 묵자에게서 인간다운 삶을 위한 새로운 사상의 원형을 보다

얼마 전 타계한 한국 사상계의 거목 신영복 선생은 묵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묵가는 좌파 사상과 좌파 운동이 그 이후 장구한 역사 속에서 겪어나갈 파란만장한 드라마를 역사의 초기에 미리 보여준 역설적인 선구자였다.” 선생은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가 전국시대의 패권적 질서와 지배계층의 사상에 대하여 강력한 비판세력으로 등장하여 일반 백성의 이상(理想)을 처음으로 그렸기 때문이다. 묵자는 투철한 신념과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대중 속에서 설교하고, 검소한 모범을 보였으며 백성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그간 동아시아의 사상적 주류는 공자로 대변되는 유가였다. 유가는 차별이 엄격하고, 예를 중요시하며 행동보다는 철학적 탐구를 권하는 사상이었기에, 권력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반면 권력에 저항하고, 백성의 안정된 삶과 실천을 중요시했던 묵가 사상은 철저하게 금지되어 2000년간이나 복원되지 못했다. 하지만 묵자의 명맥은 끊어지지 않고 우리에게까지 전달되었다. 그 이유는 건강한 공동체, 차별 없는 평등, 전쟁 없는 평화로운 사회를 건설하고자 헌신한 묵자의 사상이 오늘의 우리에게 ‘인간다운 삶을 꾸려나갈 사회’를 만드는 새로운 사상적 원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촛불’로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고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내는 ‘시민의 힘’을 보여주었다. 촛불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는 혁신해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다. 물질적 풍요와 사상적 자유가 실현된 겉모습 뒤로 끊임없는 다툼과 경쟁, 불평등에 내몰리는 현실에서 묵자의 사상은 ‘어떻게 인간다움을 지켜갈 수 있는가’에 대한 빛나는 성찰을 안겨준다. 바로 ‘옳은 것을 향해 행동하라’는 것이다. 이제 우리가 묵자의 짚신을 신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행동을 시작해야 할 때다.

[추천의 글]
“묵자는 큰 마르크스이자, 작은 예수다.” _량치차오
“오늘날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실천이지 말이 아니다. 그 실천이 바로 묵자다.” _루쉰
“묵가는 머리끝부터 발뒤꿈치까지 모두 닳아 없어진다 해도 천하를 이롭게 한다면 기꺼이 한다.” _맹자
“세상의 가장 유명한 학문은 유가와 묵가이다.” _한비자
“묵자는 당대인들이 가장 사랑했지만, 후대의 권력이 철저히 지운 사상가이다. 묵자는 정의를 추구했지만, 권력은 질서를 원했기 때문이다. 정의가 무너진 시대는 묵자를 다시 소환한다. 민생과 동떨어진 권력이 존재 이유를 잃었을 때 묵자는 다시 불려 나온다. 탐관오리를 혼내주는 협객이 그리울 때 묵자는 또 호출당한다. ‘함께 하는 세상’이 생각날 때 사람들은 묵자에 환호한다. 지금처럼.” _ 강상구,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저자

[책 속으로 추가]
『묵자』 「경주」 편에는 묵자가 초나라의 노양 문군에게 침략 전쟁을 그만두도록 권고하는 문답이 실려 있다.
묵자 가령 어떤 사람에게 소와 양 같은 가축이 많아 주방장이 매일 맛있게 요리해 아무리 먹어도 다 못 먹을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남이 떡 만드는 것을 보면 재빨리 그것을 훔치면서 “나도 먹게 해주시오”라고 말합니다. 잘 모르겠지만 그에게 맛있는 요리가 부족해서입니까, 아니면 도벽이 있어서입니까?
문군 도벽이 있는 것이겠지요.
묵자 초나라 사방의 들판은 너무 넓고 황무지가 많아서 이루 다 개척할 수 없을 정도이고, 수천 곳의 빈 곳은 이루 다 쓸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송나라나 정나라의 빈 고을을 보면서 재빨리 그것을 빼앗으려 하니, 이는 앞서 말한 것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문군 다를 바가 없습니다. 틀림없이 도벽이 있는 것이겠군요. (315쪽)

묵자의 비공은 강국의 약육강식 태도를 바꿀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약소국이 강대국에게 짓밟히는 참상을 구제할 수도 없었다. 『관자』 「입정구패해(立政九敗解)」에서는 묵자의 겸애와 비공을 “군대를 줄이자는 설이 이기면 험지를 지킬 수 없고, 겸애의 설이 이기면 사졸이 싸우지 않을 것이다. 험지를 지키지 못하고 사졸이 싸우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는 데 하루도 걸리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묵자가 제창한 겸애와 비공은 의욕적인 신기루일 뿐이다. 무정한 역사가 이미 증명했다. 묵자의 실천이 실패했음을. 궈모뤄(郭沫若)는 『중국 고대사회 연구』에서 묵자의 정치적 이상은 일종의 유토피아로 당시에는 실현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375쪽)

묵가의 과학기술은 바로 ‘진정한 지식은 실천에서 나온다’는 사상의 산물이다. 과학기술은 감성적 경험에서 나오고, 과학기술 이론은 사물 간의 인과관계를 탐구하는 논리적 추리에서 형성된다는 것이 묵가의 생각이다. 묵가는 인류의 지식을 과학기술 지식의 범위 안에 포괄하고 감성적 경험주의 입장을 견지했다.
묵가의 과학기술 사상은 ‘교묘한 기술은 전수의 방식으로 그 이치를 찾는다’(「경상」)로 개괄할 수 있으며, 새로운 실증주의 사상 전통을 개척했다. 이런 사상은 실제 ‘삼표법(三表法)’에 집중적으로 구현되었다. “반드시 ‘세 가지 기준’을 말하는 이유이다. (…) 근본(有本), 근거(有原), 효용(有用)이 그것이다.”(「비명하」) ‘근본’은 옛 성인의 경험이다. ‘근거’는 사람의 실제 경험이다. 이 두 가지는 실제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효용’은 인식 결과를 실제로 운용해 그 효과를 관찰하는 것이다. 이는 실험의 발단이며, ‘효용’을 확충하고 조건을 엄격히 하며 규범을 더해야 과학기술 인식 안의 실험으로 발전할 수 있다. (384-385)

묵가의 과학기술 탐구는 두 가지 측면에서 후세 과학자에게 아주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첫째로 내면적 환상이나 직관적 추론을 기초로 자연과학을 연구한 것이 아니라 실험을 대단히 중시하고 실천 속에서 이론을 깊이 탐구했다는 점이다. 그들의 실천 범위는 어떤 철학 유파나 과학 기구보다 광범위하여, 천문학과 수학으로부터 물리학, 공학 등에 이르기까지 미치지 않는 분야가 없었다. 묵자의 자연과학 성과는 이처럼 수많은 실험과 실천을 통해 얻어진 것이다. 실천으로부터 이론에 이르고, 다시 이론으로부터 실천에 이르며, 반증을 통해서 진리를 추구한 것은 매우 과학적인 방법이었다. 둘째로 그들의 분석적 논리 방법은 후세 과학자에게 이론상의 귀감을 제공할 수 있다. 묵가는 보편적 물질 현상으로부터 본질적 정의를 추출하는 방법으로 그들의 학설을 ‘형이하학’을 넘어 ‘형이상학’의 높은 경지로 끌어올렸다.(400쪽)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는다’는 묵가의 유협 기풍은자신의 생사를 돌보지 않는 과감함으로 자신의 신념을 실천했지만, 이와 동시에 ‘공포주의’의 선하를 열었다. 역사학자 구제강은 이런 현상을 날카롭게 분석했다. 한나라 통일 후 시간이 오래 흐르면서 정부의 힘이 날로 강해졌다. 이에 유자는 오랫동안 홍업(鴻業)을 윤색하는 임무를 다했지만 유협(묵가)은 오히려 길들여지지 않고 통제하기 어려워 족족 잡아서 죽일 뿐이었다. 현량(賢良)을 천거하고 박사를 설치하면서 유자는 더욱 흥성했다. (…) 범엽(范曄)이 역사를 쓸 때 유협의 전기를 쓰지 않았으니, 후한 이후 마침내 그들의 대가 끊어졌음을 알 수 있다. (483-484쪽)

목차

한국어판 서문 지금 묵자를 되살리려는 이유
옮긴이 서문 이론과 실천을 철저히 병행한 묵자
머리말 묵자를 제대로 공부하는 일의 가치

제1부 묵자에 관한 여러 논쟁과 공격
   : 묵자가 역사의 그늘 아래 묻혔던 이유

제1장 ‘묵’을 둘러싼 여러 해석
제2장 묵자의 생몰 연도에 대한 논쟁
제3장 묵자의 출생지는 어디인가
제4장 ‘적’에 담긴 유·도·묵가의 다른 생각
제5장 묵자가 백이와 숙제의 자손일까
제6장 유학을 익혀 유가를 배반한 학문의 길
제7장 공맹의 도에 대한 도전
제8장 부모를 무시하는 금수로 배척된 ‘겸애’

제2부 ‘인간다움’을 지키고자 노력한 묵자의 발자취
   : 혼란의 시대에 반전과 평등, 사랑을 말하다

제9장 실천을 통해 부각된 ‘의인’의 형상
제10장 지행합일의 위대한 실천가
제11장 묻지 않아도 먼저 가르치는 교육관
제12장 절약을 강조하고 사치를 멀리한 경제관
제13장 인문 정신에 바탕을 둔 절장
제14장 음악에 대한 유묵의 입장 차이
제15장 같은 뿌리에서 나온 다른 가지
제16장 운명론을 거부하라
제17장 등급 제도에 충격을 던지다
제18장 전란의 시대에 반전을 선언하다
제19장 송나라 침공을 저지한 찬란한 업적
제20장 침략 비판, 방어 옹호의 군사사상
제21장 묵자와 공수반의 관계를 재정립하다

제3부 묵자가 이룬 성취와 과업의 의미
   : 2000년이 지난 후에야 복원된 천재 사상가

제22장 루쉰의 묵자 존숭에 담긴 깊은 뜻
제23장 독보적인 과학기술 업적
제24장 세계 삼대 논리학의 선구자
제25장 상동: ‘제논의 역설’ 딜레마
제26장 ‘천’으로 천자를 견제하다
제27장 묵가와 진나라 흥기와의 관계
제28장 ‘거자’ 제도: 종교 집단과 비밀결사
제29장 묵가가 전파한 혁신의 불씨

맺음말 역사의 바닷가에서 건져낸 ‘짚신’
묵자연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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