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음악 속에 담긴 미국문화의 실제 모습
오늘날 미국의 영화와 대중음악은 우리에게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생활양식과 의식에까지 영향을 주는 중요한 문화콘텐츠로 기능하고 있다. 미국의 영화와 음악은 그 자체로 미국의 문화다. 이들은 문자 매체를 뛰어넘어 영상과 이미지로 소통의 세계를 장악하고 있으며, 21세기 전 지구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는 가장 대중적인 아이콘으로 성장했다.
헝가리 출신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나즐로 모홀리 나기(Laszlo Moholy Nagy)가, “미래의 문맹자는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지를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했듯이 시각매체가 점점 더 부각되고 있는 오늘날의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미국의 영화와 음악이 가진 힘은 새로운 매체들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계속 커지고 있는 중이다. AI와 더불어 뉴미디어 융합시대를 살고 있는 시대임에도 가장 큰 대중성을 확보한 매체는 단연 영화일 것이다. 특히 미국 할리우드영화는 문화는 물론 문학이나 사상, 미술, 사진, 음악 등의 다양한 영역과 모티프를 수렴하면서 세계문화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이 책은 영화 텍스트가 담아내는 다양성과 음악이라는 장르를 근저로 미국문화의 체험과 감상을 실현하고자 한다. 주요한 대중예술작품들을 소재로 역사와 문화, 사상, 가치관, 신념, 비전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삶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대학생들을 위한 교재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각 챕터가 끝날 때마다 독자 스스로의 의견을 기입할 수 있는 난도 별도로 마련했다. 1990년대 이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와 콘텐츠를 중심으로 편중됨 없이 학생들과 토의할 수 있도록 작품들을 엄선했다.
모두 2부 12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1부에서는 미국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콜드 마운틴>을 비롯해 <시카고>, <캐딜락 레코드>, <버드>, <라 밤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 미국 대중음악은 물론 전쟁과 사랑, 인종 갈등, 아메리칸 드림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2부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을 그로테스크한 세계를 보여준 컬트영화 <블루 벨벳>를 비롯해 <셀마>, <타임 투 킬>, <7월4일생>, <바스키아>, <라라랜드> 등을 통해 미국 문화의 속살을 톺아본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작품들은 인종차별주의를 비롯해 베트남전쟁, 현대미술, 뮤지컬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삶 속에서 자칫 소외될 수 있는 사회 곳곳의 모습과 문제의식을 제공하고 있다. 유행과 사회변화의 주기가 짧은 현실이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장르의 텍스트를 통해 청소년과 대학생,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삶의 본질과 가치, 그리고 인생의 묘미를 더하는 경험의 확대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