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심론’을 경계하고 중국문명사를 새롭게 읽자 중국이 제기한 ‘인류 운명공동체’형성에 대한 근원을 탐구
이 책은 중국 역사 서술에서 장기간 독점적 지위를 차지해온 ‘민족국가론’에 대한 중대한 비판이고, ‘중국 중심론’에서 비롯된 ‘중국 위협론’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힘겨운 탐색이며, 당대 중국이 제기한 ‘인류 운명공동체’ 형성에 대한 근원을 탐구하는 서술이기도 하다.
-중국인민대학 총양(重陽) 금융연구원 집행원장 교수 왕원(王文)
‘중국 중심론’을 경계하고 중국문명사를 새롭게 읽자
지난 10여 년간 필자는 약 50개 나라를 두루 방문하여 배우는 한편 조사연구를 진행했다. 매번 현지 학자ㆍ매체ㆍ정부 관원ㆍ젊은이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대화가 몇 마디 오고간 뒤에는 언제나 비슷한 난처한 상황에 빠지곤 했다. 그 난처한 상황이란 필자가 가장 기초적인 지식에서부터 시작해서 상대에게 중국에 대해 새롭게 소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예를 들어 중국은 전 세계에서 민족 구성이 가장 복잡하고, 여러 지역 간 문화 차이가 가장 큰 나라 중의 하나라는 것, 5천 년간 중국문명이 본토에서는 한 번도 끊겼던 적이 없다는 것, 총 인구수가 서양의 30여 개 나라 인구를 합친 수의 두 배에 이른다는 것, 중국은 지난 30년간 단 한 번도 전쟁을 일으키거나 전쟁에 참가한 적이 없는 평화대국이라는 것 등 수없이 많은 내용들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입이 닳도록 말해도 중국의 발전에 대한 상대의 몰이해와 오해를 대하면서 심지어는 두렵기까지 하여 이들 문제를 모두 해소시키기에는 너무나 어려움이 크다는 것을 알고는 곤혹스럽기까지 했다.
이와 같은 난처한 상황이 생기게 되는 것은 실제로 중국이 처한 비참한 현실에 대한 전 세계 지식계ㆍ언론계ㆍ정책계의 전면적이고 객관적인 이해가 장기간 따라가지 못하였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뿐만 아니라 일부 국가들에서는 ‘중국 위협론’이 여기저기서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의론 또한 분분했다. 그중의 근본 원인은 탄종(譚中) 선생이 『간명 중국문명사』 서론에서 지적하였다시피 “국제적으로 오로지 외국인만이 중국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이미지가 늘 왜곡되었다는데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1883년 미국 선교사 사무엘 웰스 윌리엄(Samuel Wells Williams, 중국명 衛三畏)이 쓴 『중앙의 왕국』이라는 저서를 지으면서부터 중국에 대한 전 세계의 인식이 서방 학술계의 “중국=중앙왕국”이라는 민족주의 제국적인 심층 서사 논리에 의해 지배되기 시작했다. 이런 잠재적인 논리에 대한 서술은 20세기 중엽에 이르러 서양의 1호 ‘중국통’으로 꼽히는 하버드대학의 존 킹 페어뱅크(John King Fairbank, 중국명 費正淸) 교수의 논술을 통해 한층 더 강화되었다. 그는 자신의 대표작 『중국: 전통과 변천』 제1장에다 바로 이렇게 썼다. “그들은 스스로를 ‘중국’이라고 자칭한다. 이는 ‘중앙국가’라는 뜻으로서 지금도 쓰이고 있는 명칭이다. 그들에게 이른바 ‘천하’란 중국에 예속되어 있으면서 중국을 섬기는 여타 지역에 불과할 뿐이다.” 탄종 선생은 페어뱅크의 ‘중국 중심론’이 오늘날 국외에서 중국의 굴기를 두려워하고 있는 주요 이론적 근원이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중국의 5천 년 문명 발전에 대해 분명하게,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소개한 훌륭한 책”을 써내는 것이 바로 탄종 선생의 큰 소원이었다.
필자가 이러한 탄종 선생의 서론을 펼쳐보고는 바로 이 책을 위해 서평을 길게 써달라는 부탁을 흔쾌히 받아들이게 되었고, 또 기꺼이 각 계에 이 책을 추천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게 된 마음이기도 했다. 이에 필자는 탄종 선생의 믿음에 특히 감사하며, 필자에게 미리 책의 원고를 삼가 읽을 수 있는 행운을 주신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 2017년 춘제(春節, 구정, 음력설)에 사람들이 떠들썩한 폭죽소리 속에서 설을 쇠고 있을 때, 필자는 동남아의 어느 한 작은 섬에서 탄종 선생의 대작에 대해 자세한 읽기를 끝냈으며, 이에 앞서 필자가 내린 결정의 정확성에 확고한 마음을 굳히게 되었다.